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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이끄시는 성공
김인환 지음 / 도마의길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깊이도 내용도 없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하신 분의 모습을 하나님과 접목시킨 책이었다. 너무도 쉽게 글을 썼으며, 어리석은 천덕꾸러기에게 가르치듯 요점정리까지 해서 적고 있다. 시류에 편승하여 ‘성공’을 ‘예수(님)’와(과) 연결하여 억지로 끼워 맞춘 글이다. 필자의 내공이 심히 의심스러웠다. 현대세상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진리를 가급적 단순하게 풀어내어 쉽게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면, 필자의 내공이 얼마나 강해야 하는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세상이다. 이 책에서 필자의 고민이나 노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잭 웰치’ ‘반기문’ ‘콘돌리자 라이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의 입지전적인 훌륭하신 분들의 글에서 몇 구절 따온 내용을 하나님의 말씀과 연결지어 글을 쓴 ‘표절 논문’ 수준의 책이었다.
여기서의 하나님은 내가 알고 있는 하나님이 아니었다. 선악을 구분하여 믿으면 무조건 구원과 축복을 보장하고 그렇지 않으면, 멸망과 저주를 내리는 무시무시한 하나님이었다. 너무도 낡은 사고방식 속에 갇힌 하나님이었다. 하나님을 이렇게 속 좁은 신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글의 필자는 자신의 지식으로 하나님을 가두고 있으며, 독자에게 이러한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말하는 바와 크게 틀리지 않았다.
성공의 기본철칙에서 한 발짝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으며, 하나님을 현대의 존경받는 인물에 후광을 입는 존재로 만들고 있어, 하나님과 종교의 위대함을 생각해 온 나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하나님보다는 자신의 의지력으로 성공한 이들의 사상과 행위를 인용하면서 하나님도 ‘그러하시다’라는 논법이 책 전체에 걸쳐 나타났다. 읽기가 너무도 쉬웠다. 아니, 그냥 툭툭 읽었다. 똑같은 이야기이니, 달리 멈출 필요 없이 한번에 읽었다. 이렇게 읽은 책은 처음이었다.
- 한 곳을 인용해 보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성공에 있어서 비전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비전을 향해 신념 있게 나아간다면,
그리고 자신이 꿈꾸어 온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사람은 평범한 시기에 예기치 않은 성공을 맞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꿈꿀 수만 있다면 궁극적인 실패는 없다.
(p101)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과 더불어 명상을 통해 인생의 통찰력을 얻었는데, 필자는 이를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운운하면서 하나님을 여기에 접목시키고 있다. 하나님이 너무도 나약하게 보여서, 필자가 과연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의아심이 생겼고, 혹시나 하나님을 잘못 알고 있지 않는지 의문이 생겼다. 곳곳에서 이와 똑같은 글이 나타났다.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