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헤아려 본 슬픔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 / 홍성사 / 2004년 3월
평점 :


cs루이스가 쓴 몇권의 책들을 읽었다. 고통의 문제나 순전한 기독교 같은 것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루이스의 깊이있는 생각이나 지식은 집중해서 받아들이기에 내가 너무 모자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그 두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독신으로 살던 루이스는 쉰 살에 만난 아내와 사별한다. 그 슬픔과 자신이 믿는 하나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적은것이 이 책이고 누구나 언젠가는 겪게될 이별의 이야기라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카페에 앉아 혼자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울 뻔했는지 모른다. 지금의 내 상황과 결부시켜서 말이다.
만약 요즘 행복했다면 단지 이런 느낌이구나 하며 조금 슬퍼만 했을텐데 ..(그 생각은 날 더 작은 인간으로 만들기만 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인해 반복되고 극복하기 어려운 고뇌에 대한 묘사는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많이 닮아 있었다.
다르다면 나는 루이스처럼 깊이있고 아름다운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무식하다는 건데 오늘 한 행동으로 보자면 난 이미 무식을 넘어 섰다. 다른 얘기지만 이 생각으로 나는 오늘의 무식한짓을 반성했다.

기도하고 소망할때 마다 목이메는 것은, H와 내가 드렸던 기도와 우리가 가졌던 헛된 소망을 기억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직 극심한 고통만이 진실을 이끌어 낼 것이다. 오직 그러한 고통 안에서만그는 스스로 진실을 발견할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치유하고자 고통을 주신다는 사실을 믿으면 믿을 수록,자비를 구하는 일이 아무 소용 없음을 더욱더 믿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맞대면하고 있는 이가 온전히 선한 이유를 가진 외과의사라고 한다면 어쩔 것인가, 그가 다정하고 양심적인 사람일수록, 더욱 무자비하게 썩은 살을 잘라 낼 것이다. 그가 우리의 애걸 복걸에 꺽이고 만다면, 수술이 끝나기도 전에 그만둬 버린다면, 그때까지 겪은 고통은 아주 소용 없게 될 것이다.

H는 이미 내 결점과 약점을 대부분 알았다. 그보다 더한 것을 본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일 수 있다. 당신도 그럴 것이다. 비난하나 이해하며,조롱하지만 용서하려무나. 이것이 사랑의 기적이니,사랑이란 매혹되면서고 올바로 꿰뚫어 보여주는 힘들 주며, 그러면서도 환멸을 느끼지 않게 한다. (남녀 모두에게 그런 능력을 주디만 특히 여자에게 더 준다. )

슬픔 따위는 육신의 고통과 비교해 볼때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바보들이 뭐라 하든지 간에, 육신은 마음보다 스무 배는 더 고통을 격는다. 마음은 언제나 회피할 능력이 있다. 최악의 경우에도 참을 수 없이 괴로운 생각은 단지 왔다갔다 맴돌 뿐이지만 육체적 고통은 너무 지속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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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6-12-12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루이스는 저희집에 보급판으로 모셔놓은 순전한 기독교 세트였는데, 이 책은 신학자 루이스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의 삶 속에 녹아든 신앙을 볼 수 있겠네요. 좋은 책 알아갑니다. 꼭 보고 싶네요.

쉐기쉐기몽쉐기 2016-12-12 08:43   좋아요 1 | URL
글보고 세트가 있었던거 같아 찾아보니 세개중 한권이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네요. 보고싶었던 책이라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ㅎㅅㅎ
전 이 책이 참 좋았는데 마지막에 의붓아들이 쓴 몇장의 글은 읽고 생각하는데 좀 걸리적 거렸어요. 캐모마일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