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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미 - <미 비포 유> 완결판 ㅣ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스런 루이자 클라크
루이자는 영화 <Me before you> 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같은 여자가 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
나의 대너리스 타가리엔(미드 왕좌의 게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뿜뿜 발산한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
(이것은 우연이겠지. 소설 속 주인공 루이자와 영화 속 주인공 에밀리아의 성이 같다는 것은...+_+)
어쨌든 미리 영화를 통해 루이자를 만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편의 루이자를 모르고 <스틸미>를 봤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물론 영화와 책의 주인공이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 다른 면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만 그런 줄 알았더니 영국인에게도 미국은, 특히 뉴욕은 정말 대단한 곳이었다. 나도 아직 뉴욕에 가본 적이 없어 최대한 루이자의 눈으로 빙의되어 상상의 뉴욕을 떠올렸다. 뉴욕이 나오는 영화를 많이 본 탓에 루이자의 설명을 듣고 뉴욕을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펼쳐지는 이벤트 행사에 참석하는 상류층 인사들과 도서관 폐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같은 뉴욕에 살고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루이자는 그들 중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또 나의 삶은 어떤지 생각해보게 된다.
항상 나의 예상과 빗나가는 이야기 전개때문에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내가 루이자가 되어 가장 의지했던 아그네스나 샘은 정말 진정한 루이자의 사람이라고 믿었다. 그랬던 두 인물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다. 그 대신 뜻하지 않은 인물이 루이자의 선인이 되어 주었다. 섣불리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걸 또 한번 느낀다.
드위트부인 그러니까 마곳은 정말 별 신경안썼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꼬장꼬장한 동네 어르신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이 분은 소설 마지막부분에 루이자 뿐만 아니라 나까지 감동을 주는 인물이 되었다.
"난 아주 괜찮은 인생을 살아왔어, 루이자.
내 일을 사랑했고, 멋진 사람들과 일했어.
......
여자들은 늘 어려운 선택을 해야만 해.
그렇지만 사랑하는 일을 하는 데 큰 위로가 있지."
내 또래 여성들과 비교적(?) 다른 삶을 선택한 나에게 드위트 부인이 남긴 말은 굉장히 큰 위로를 안겨 주었다. 루이자 역시 뉴욕행을 선택하면서 잃어야했던 것과 얻은 것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조슈아 윌리엄 라이언 3세 역시 나의 예상을 보기 좋게 걷어찬 인물이다. 윌트레이너와 비슷한 이미지라는 복선으로 충분했는데 오히려 한번 더 꼬아서 생각했던 것이 내 실수였다.
영화 <Me before you>를 보고 나서 윌 트레이너의 죽음을 부인했다. 죽지 않았다고 내 멋대로 생각했다. 내심 <스틸 미>에서 윌이 짠~~~ 하고 나타나길 바랐는데 소설이라고 내가 너무 쉽게 봤다. 오히려 윌이 정말 죽고 없음을 더 실감나게 할 뿐이었다.
거의 45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 스치듯 지나간 느낌이다. 루이자를 다시 만난 것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여전히 서툴고 고민스러운 인생을 살아가는 루이자가 마치 나인 것 처럼 익숙하고 친근하다. 상황이 변하여 모든 것이 나를 바꿔놓아도 여전히 나는 나라는 루이자처럼 나도 내 일을 사랑하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향해 쭉! 쭉!!! 뻗어나가리라 다짐해본다. 또 만나~ 사랑스런 나의 친구 루~~
다시 만난 루이자 클라크
누군가에겐 심각한 큰 일이 되었겠지만 다시 루이자를 만날 수 있어 마냥 기뻤다. 그리고 다시 만난 루이자를 통해 퍼즐 맞추듯 착착 정리되어 가는 이 상황이 즐거웠다. 나의 직관력에 스스로 자뻑(?)하며 진정한 루이자의 모습을 함께 즐겼다.
마곳부인의 옷장이 루이자의 것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파트까지는 너무 욕심이라 생각했고 적어도 마곳부인이 아끼는 옷만큼은 루이자에게 증여해줄 것이라 굳게 믿었고 그 옷들이 루이자의 새로운 출발에 큰 밑거름이 되어 준다. 끝까지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마곳부인의 편지에서 루이자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애틋함이 절절이 묻어난다. 내가 알던 까칠한 노부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제는 정말 끝이라는 사실이 아쉽지만 스틸 미의 결말은 굉장히 마음에 든다! 그가 돌아왔다. 어딘가 못 미더운 조시와 달리 늘 듬직했던 그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순조롭지 않았지만 둘 사이에 희망이 보였다. 이윽고 정말 제대로 된 루이자를 만났고 루이자 역시 온전한 자신을 찾았다.
영화 <Me before you> 에서 처음 만났던, 서투르고 딱부러지지 못한 루이자가 떠올랐다. 그녀가 윌을 통해 배운 살아가는 방법을 잘 실천했고 그 결과 이전과 다른 멋진 루이자로 변신할 수 있었기에 감개가 무량할 정도다.
이제 더는 남은 미련이 없다! 뉴욕에서 자신을 찾은 멋진 루이자처럼 나도 내 일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