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
아녜스 마르탱 뤼강 지음, 정미애 옮김 / 문학세계사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또 아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남편은 회식이고 나 혼자서 쌍둥이와 첫째를 재워야 했다.
안방으로 모두 데리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먹으라는 우유는 먹지 않고 신나서 돌아다니는 쌍둥이들, 그옆에서 ˝엄마,빨리 안아주세요,동생 싫어요!˝를 연신 입버릇 처럼 내뱉고 있는 첫째.

처음에 쌍둥이들을 출산하고 첫째가 받을 충격들을 예상해보며 매일 첫째의 말한마디에 가슴아파하고 안쓰러워하며 눈물을 훔쳤었다.
그런데 이젠 겨우 세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아이에 입장에선 어른의 대화법으로 동생의 존재를 이해시키려들고 참으라고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되지만 그쯤 되면 난 반은 제정신이 아니었던게다.
애들은 울고불고 나는 세명의 아이들을 감당하느라 이미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터질 지경이었다.
남편이 왔다.
그 화는 고스란히 남편에게로 돌아갔다.
나도 회식 잘다녀와 재미있게 놀다와 웃으며 말해주는 예쁘고 착한 아내이고 싶다.
언제쯤에나 가능할까?
첫째녀석은 아빠 안계실땐 그렇게 보고싶다고 몇번이고 몇십번이고 말하더니 막상 와서 아빠가 재워주려니 싫단다.
아빠 싫어요, 아빠가 동생 재우세요...
못돼게 말하는게 꼭 나를 닮은 것 같아서 더 화가났다.

오늘 읽은 ˝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에선 여주인공이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딸과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선 슬픔에 잠겨 있다 새로이 살아갈 이유가 생기는(뻔하지 새로운 사랑, 뻔하지만 뻔하다 욕할 수 없고 보는 내내 내 가슴도 설레이게 했던...) 그런 내용인데, 너무 재미있어서 애들 보는 틈틈히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보면서, 사람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잡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날 수도 있는것이고...반대로 내가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러니까 남편과 애들한테 잘하자 오늘이 마지막처럼...이라고 다짐한지 몇시간도 채 되지않았거늘~

아...내가 밉다...

손님처럼 아이를 대하라고? 그건 내 감정이 내 마음대로 컨트롤 될 때, 즉 제정신일 때 가능한 일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반은 정신 나간채로 지내게 된다.
감정의 컨트롤??? 정말 이건 점점 어렵다.
난 왜 이런걸까? 후회해봐도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
이미 아이에게 상처를 준 뒤겠지.
나도 안다. 내가 했던 작디 작은 행동들부터 모두가 고스란히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도를 닦는 마음으로 생활하면 어떨까? 묵언수행을 할까?
아이 잠든 얼굴을 보며 내내 후회하는 바보같은 엄마 1인..

오늘 읽은˝행복한 사람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 는 신선할것 없는 소재이지만 막힘없이 쭉 읽어나갈 수 있는 그런책이었다.
그것은 내가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를 오전까지 잡고 있다 `이 책은 왜이렇게 어렵지?` 하고 생각하곤 잡은 책이 ˝행복한 사람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라서 그 몰입도와 재미가 배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술술 읽히는 책이 읽고 싶었으니까~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거의 마지막장이 머지 않았는데 대부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몰입되는 듯 하다 나중에 책을 덮고나면 무슨 내용이었지? 이렇게 된다.
정체성이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렇지 않았는데~
왜 그렇지?
여튼 그 책은 다음에 다시 집중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내가 한동안 책을 읽지 못하다 바쁜 육아 중간중간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책을 통해 배우고 내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오늘처럼 다짐과 실패를 반복하다보면 언젠간 성공하는 날도 오겠지.

오늘의 일기와 감상문이 섞인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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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3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의다락방 2014-12-2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몽사랑님~ 감사해요~ 희망적인 말씀까지 해주고 가시고 ㅋ 힘내봐야겠어요^ 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