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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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란 글자가 들어간 책은 사실 웬만하면 읽고 싶지가 않다.

이해하기도 힘든 경제 용어가 가득한데다 뉴스나 언론에서 접하는 현재의 경제상황은 볼수록 화가 나니까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읽는 이유는 그나마도 이런책을 보지 않았을때 뉴스에 나오는 경제 용어들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살고 있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떤 판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럼 이책은 재미있을까?

나또한 그렇지만 대부분 나와같은 사람들은 꼭 경제에 관한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별 상관이 없지만

궁금하니까 읽게 되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책이 재미를 줘야 읽을 마음이 생긴다.

사실대로 말하면 엄청나게 소설처럼 재미있지는 않지만 경제학 치고는 쉽고 술술 읽혀나간다.

이상한 경제 용어들도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 쉬운 말로 풀어놓아서 이해하기도 편하다.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정부나 관료들이 내놓는 경제 정책들과 현재 상황을 알기쉽게 설명해놓았다고 볼수 있는데

좋게 말하면 그렇고 그냥 말하면 정부 비판론을 잔뜩 담아놓았다고 할수도 있겠다.

 

지금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세종시 이야기나 정부 예산안, 이건희 회장 사면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인데

사실 정부 정책이라는게 원래 내세울때는 번지르르하게 모두 실행할 것처럼 발표하지만 좀 지나고 보면 이리저리 수정하고

결국엔 원래 시책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정치란 것이 원래 해먹던 사람들이나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걸로 알고 신경을 쓰지 않아 더 그럴수도 있겠지만

참 답답하다. 지난 연말만 해도 제때 예산안을 잘처리해서 통과시켜야 할것을 밥그릇싸움 하느라 시기를 놓치고

단독 진행하니 어쩌니 하면서 별꼴을 다 보여줬었다.

그런 걸 보면서 잘 알지도 못하지만 비싼 월급 받아가며 일년동안 국회의원들은 해놓는 것이 뭐가 있을까 욕을 하게 된다.

살만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 무료봉사해도 좋으련만 그것도 아니면서 당론이나 내세워가면서 할일도 제때 안하고

결국 법안은 없던 걸로 폐기되는 것도 많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도 별로 없어보인다.

 

이러니 세계적인 경제 침체라 하는 이 시기에 삽질이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돈을 없는 사람들에게 그냥 나눠주면 그게 더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건설에 힘을 쏟아줘야하고 4대강 사업을 실행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서민경제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대기업에 모든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십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실업자의 길에 들어서고 서민이나 영세 자영업자는 먹고 살기 힘들어 망하고 모든 상황이 막다른 길에

다가서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는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한 쓴소리로 1990년대에 있었던 경제위기이후 제대로 된 개혁이 없는 상태로 재벌위주의 기업 행태가

계속되어 결국 경제발전을 자본집약적 형태로 삼았던 1980년대와 별다르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기술집약적 형태로 발전하는 단계인데 대기업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중소기업이나 그아래 기업들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탄탄한 기업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너무도 허술하다는 이야기다.

실업률 증가, 비정규직 증가, 부동산 거품에 따른 투기 과열, 부동산 정책 실패, 고환율, 주식투자에 따른 파산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산적해있는 가운데 친기업정부를 내세우며 엉뚱한 곳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정부가 제대로된 개혁을 할수는 있을지 걱정이다.

기업이나 은행이 도산위기에 처했을때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걸 볼때마다 왜 내가 낸 세금을 저기에 쏟아붓는지 이해가 안될때가 있다.

자본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이론은 정부가 일부 개입해야 한다는 케인스 이론과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있는데 내 생각엔

자연스럽게 탄탄한 기업을 살아남고 부실한 기업은 망해야 한다는 이론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은행이나 기업에 공적자금을 쏟아부어 살리려하고 결국 도산하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경제 위기를 자초한 것도 아닌데 위기라고 은행 금리를 내려 그나마도 저금한 돈의 이자가 줄고 월급이 동결되어야 하는지

참 화가 난다.

사실 일반 기업의 경영자가 잘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책임도 지지만 정부 정책이 실패해서 위험을 초래해도 그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내 돈이 아니니 아무 상관이 없고 마음대로 정책을 실행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곪을대로 곪은 현재의 상태를 개혁하기 위해선 모든 부분에서 개혁의 칼을 빼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정부가 스스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줄여가며 그렇게 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21세기에 60년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 정치를 하고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새로움이 나오기가 힘들다고 본다.

이제는 좀더 젊은, 사고방식이 열린 세대로 체인지가 되어야 한다.

절대적 빈곤이 문제였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잘 사는 사람은 더더욱 잘 살게 되고 없는 사람은 발붙이기도 힘든 시대다.

상대적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최대의 해결 과제로 떠오른 지금 고루한 방식으로 낡아빠진, 밥그릇 싸움만 하는 정부는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될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에게 부동산 투기나 주식투자를 하라고 내모는 정부가 올바른 정부인지 한번더 생각해봐야하고

잘라낼 것은 잘라내고 개혁할 것은 개혁해서 서민이 살기좋은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쉽지만 현재 돌아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조목조목 알기쉽게 설명해주어서 이해도 잘 가고 의외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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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맨 건즈 2기 2 - S.W.A.T 대작전 편 졸라맨 건즈 2기 2
유니트픽쳐스 글.그림 / 담터미디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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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인데도 아이들 엄청 좋아하네요. 1기에 이어 2기도 몽땅 사달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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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야 산다 - 인간의 질병.진화.건강의 놀라운 삼각관계
샤론 모알렘 지음, 김소영 옮김 / 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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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소설을 읽으면서 사혈이란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지금은 사혈이란 것을 쓰는지 안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속에서는 환자가 생기면 일정양의 피를 뽑는 처방을 해서 병을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가 피를 뽑는 단순한 방법으로 어떻게 병을 치료한다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지금보다 의학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썼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책을 보면서는 그 의문이 어느정도 풀렸다.

이책의 저자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돌아가실때까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의학을 공부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이 어릴때 할아버지는 헌혈을 일정한 기간마다 하셨는데 그때마다 몸이 개운하고 아프던 것도 싹 낫는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것이 무슨 이유일까 헌혈을 하면 피를 뽑는건데 무엇때문에 그런 기분이 들까 싶어 의학도서관을 뒤지며 그 원인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결국 의심스러운 질병은 몸안에 철분이 과도하게 쌓여 몸안의 장기를 병들게 하는 혈색소침착증이란 병이었는데 할아버지는 헌혈을 통해서 철분의 양을 줄여 몸을 개운하게 만든 것이었고 스스로 병을 치료하고 계셨던 거였다.

 

이렇게 해서 의학을 연구하는 길로 들어선 저자는 인간의 질병과 진화, 그리고 독성물질이나 병을 치료하는 걸 통해서 사람이 어떻게 건강하게 살고 질병이 인간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인지 연구했다고 한다.

실제 고든이란 사람은 자신이 왜 아픈지도 모르고 의사들의 진단도 특정한 원인을 찾지 못하다 이 병이란 것을 알아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했다고 하는데 이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서유럽 후손들에게 가장 많지만 다 걸리는 건 아니라고 한다.

철분은 우리몸에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지만 이처럼 과도하게 침착이 된다면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갈수도 있는 위험한 성분이기도 하다. 무엇이든지 적어도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가만히 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함께 숨쉬고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온 몸에 스멀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냥 같이 있다는 걸 잊고 살면 되는 것이니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자.

알다시피 박테리아는 인간의 역사상 가장 오래전부터 지금까지도 수만가지가 공생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때로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안겨주기도 하고 늘 우리몸속에 있으면서 이로움을 주기도 한다. 메주에 피는 곰파이균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다른것과 마찬가지 이야기다.유산균처럼 좋은 균도 많다.

하지만 이들외에 기생충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는데 이들은 곤충이나 사람의 몸속에 살면서 숙주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먹어버리기도 하는 위험한 생물들이다.

 

사람의 몸은 많은 시간을 거쳐오면서 살아가는데 이로운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물론 동물과 비교해 완전한 생물체는 아니지만 높은 지능을 이용해 문명을 발달시키고 의학의 힘에 지금은 어느 생물보다도 높은 수준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식물이나 동물들도 제각각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장치를 가지고 있다.

식물에서 볼수 있는 독성을 가진 식물이나 동물들의 독침등은 천적이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때로는 그 독으로 인해 사람도 피해를 입지만 독성으로 병을 치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독이라 해서 모두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 일이다.

 

상반된 모습을 가진 유전자와 독성을 가진 물질,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박테리아등 인간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해갈 것이고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생존하기 편하게 바뀌어있을수도 있다.

동물들이 털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에게 왜 털이 없는듯 없어져 버리고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말할수는 없듯이 이것은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인간의 몸은 미스테리한 곳이 많으며 왜 병에 걸리는지 노화는 과연 멈출수 없는지 밝혀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전문 지식이 많아 읽었음에도 좀 어려운 구석이 많았지만 우리가 궁금해 할만한 솔깃한 내용들이 많아서 나름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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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무게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 북캐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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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시 조용하지만 지난 봄 유난히도 아동 성폭력 사건들이 많았다. 

그 뉴스들을 볼때마다 아직 어린 둘째 생각에 어떻게 키워야 할까 걱정이 많이 되면서

놀이터에도 내년 보낼 학교 등하교시간에도 마음을 놓을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길 조심하라는 그런 걱정에서 이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까지 성폭력 사건에서 안심할수 없는 사회라니

아예 아이를 키우지 말라는 소리와 다를게 뭐가 있나 싶기도 했다.

물론 남자아이라고 안심할 것도 아니지만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둘째를 내년에 학교에 보내놓고 등하교시간에 따라다닐 생각을 하니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얼마나 불안할까 싶어 답답해진다.

 

침묵의 무게는 그런 분위기속에서 주제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책이다.

2009년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였고 가족의 의미와 책임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날 새벽 두 소녀가 사라지고 이들을 찾기위한 두 가족의 노력이 시작된다.

특이하게 이책의 전개는 사건이 진행되는 순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각 단락이 등장인물의 이름이고 사건이 전개 되는 순서대로 인물들의 관점에서 서술되어진다.

그러다보니 각 인물의 특성과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오고 읽는대로 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덜 느껴지는 것같기도 하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성폭력 사건으로 시끄러운 요즘

이런책이 나왔다는 사실인데  생각처럼 결말이 불행한것은 아니라는 것이 좀 위안이 된다.

예상은 두 소녀가 사라지는 순간 결국 성폭력과 살해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죽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두 소녀가 죽는 것은 아니니

좀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도 씁쓸한 결말이 있어 마음도 아프고 아이들 키우는 데 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나오는 인물은 칼리와 페트라 두 소녀와 칼리의 아버지 그리프와 엄마 안토니오, 오빠 벤,

페트라의 아버지 마틴과 엄마 필다, 그리고 부보안관 루이스가 등장한다.

인물들 중에서 그리프는 집을 몇달씩 떠나 돈을 버는 생활을 하면서 돌아와 있는 기간엔 술을 늘 먹는 알코올 중독자로

가족들을 괴롭힌다.

이때문에 가족들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고 셋이서 편안히 사는걸 원하기도 하지만 칼리는 선택적 함묵증이란 병을 가지고 있다

네살때 아버지로부터 어떤 말을 들은 이후 말을 하지 않아 학교에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지만 이를 엄마는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고

힘들어한다.

칼리가 말한마디 하지 않지만 이를 잘 알아주고 이해하는 건 페트라다.

이둘은 어릴때부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알아채 누구보다 친한 단짝 친구인데 이날밤 두 소녀가 사라진 것으로 인해  페트라의 부모와

칼리의 엄마는 서로 아이들을 찾는 와중에 트러블을 겪기도 한다.

 

두소녀가 사라지고 부보안관인 루이스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이들의 관계와 네사람의 개인적인 삶이 어떠했는지 조금씩 드러나는데

루이스는 안토니오의 옛 애인이지만 결혼한 몸으로 가까이 살면서 부인에게 오해를 받는 인물이다. 나로서도 결혼할뻔한 여자가 가까이 산다면

그런 생각들을 했을 것 같지만 그게 좀 심한 편이다. 그리프또한 칼리가 루이스의 아이라고 생각한데서 비롯된 사건이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실종이 아닌 그리프가 칼리를 끌고간 것이지만 아버지가 자신의 딸에게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칼리의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안토니오가 참아주는 것들을 보면서 이런 가정에서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된 생각을 가지고

자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온한 가정에서 자라야 올바른 생각을 가질텐데 싶어 나 또한 아이들에게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가족간에 사랑이나 화목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없어진 소녀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가정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라 아내와 딸, 아들 이렇게 세사람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고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은근히 바라고 있지만 표현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잠시 눈에 띄지 않아 십여분 이상을찾은 적이 있는데 그때의 마음이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가 힘들다

간혹 놀이터나 사람많은 곳에 갈때마다 혹 아이를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며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니 이렇게 아이들이 없어져

찾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다.

 

이제 성폭력 사건은 성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도 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니 딸을 키우는 부모들은 늘 걱정과 불안함을 떨쳐버릴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사회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모의 몫이니 늘 조심 또 조심해야 할것 같다.

이책을 읽으면서 느낀 거지만 성폭력 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건들은 낯선 이가 범인인 경우도 많지만 주위 사람 안면이 있는 사람이 범인인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딸이든 아들이든 키우기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어서 더더욱 부모가 잘 살피고

사회적으로 모든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가지게 되는 요즘이다.

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해결이 되는 전개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대로

움직여지기 때문에 초반엔 살짝 지루한 면도 있지만 일단 해결 기미가 보이면서부터는 재미있다..

반전이 정말 생각도 못한 곳에서 일어나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지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을 혼자 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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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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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 대학에 들어가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진지해보이는 얼굴을 한 나에게  한 동아리 선배들이 다가왔다.

그때만 해도 아무생각없이 따라나선 그 동아리는 단순한 문학동아리는 아니었고 끈질기게도 졸업할때까지 교수님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 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선배들은 철학이론, 경제론, 이런 걸 가르치며  생각있는 대학생이라면 다 읽는다는 '말' 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갓 학교에 들어간 내가 뭘 알았을까? 아는게 없는 순진한 우리들에게 선배들은 세상이 어떻고 무슨 일이 있고 그러니 우리는 이런걸 알아야 한다고 다그치듯이 알려주었고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며 충격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느 봄날 선배들을 따라 내려간 타대학의 대자보에서 난 충격적인 사진을 보고 말았다.

분신자살한 학생들의 사진이었다.

내가 모르고 있던 또다른 일들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지만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없었다.

저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은 생각에 그냥 책이나 보고 공부나 하면 되지 하는 생각만 잔뜩 머리속에 자리잡았던 그때

읽었던 책들, 보았던 사진들, 5.18 관련 서적들 이런 것으로 나의 궁금증을 일부 해소하며 하루하루 보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오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아마 그 변화많은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를 20대로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 소용돌이속에 내가 있었다면 아마 그 현실을 외면한채 도서관에만 처박혀 있을수만은 없었을 테니 어찌보면 뒤늦게 태어난 것을

감사히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전작들을 모두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읽고 일부는 부러 외면하며 읽지 않기도 했다.

왠지 모르게 내가 겪지 못했지만 시대의 암울함을 그녀만의 언어로 읽고 있자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읽고 나면 개운하지 않고 우울했다.

그래서 일부러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좋은 책으로 뭔가 생각할 거리가 있는 책으로 세간에 오르내려도 읽지 않았다.

읽고 나서 그 여운때문에 한참 아무것도 못할까 두렵기도 했었기 때문에...

그러다 오랜만에 집어든 이 책은 뭔가 다름이 느껴졌다.

시대의 아픔이 들어있고 그 시대를 살았던 젊은 세대들의 아픔과 사랑, 외면하지 못했던 시대의 어수선함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그 치열한 아픔이 겉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일부러 담담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짝 비껴선 듯한 문체로 그 아픔들을 죽 훑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시작부터 내게 전해왔다.

그래서 나도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 연애소설을 읽는 체하며 읽을수 있었다.

 

8년만에 걸려온 명서의 전화, 마치 어제 만났다 헤어진 것처럼 정윤에게 내가 그리고 갈까? 라고 묻는다.

아니, 내가 알아서 할께. 윤교수가 병원에 있다는 전화에 정윤은 이렇게 대답을 하며 전화를 끊는다.

명서와 정윤은 대학 동기다. 이들이 그냥 평범하게 대학을 다니고 공부를 하며 지냈다면 이렇게 서글픈 재회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윤미루와 이명서, 정윤, 윤교수 이 네사람의 만남은 대학초 강의실에서 이루어진다.

뭔지 모를 의문이 명서와 미루사이에 있다는 걸 알면서 정윤은 그들을 외면해지지 않아 늘 그들을 강의시간이든 학내에서든

살피고 다닌다.

미루또한 정윤을 그렇게 살피고 다님을 뒤늦게 알았고 그들은 왠지 모를 동질감에 어울려다닌다.

윤미루는 그들과 동갑내기이지만 다른 대학에 다니면서도 한집에서 살았던 명서를 따라 이대학에 청강생으로 강의를 들으러 오는데

항상 학생들이 잘 입지않는 꽃무늬 스커트를 입고 다녔다.

첫 대면은 화상으로 손을 잘 보이지 않는 미루의 치마와 명서와 늘 같이 다니는 미루를 지켜보는 정윤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책속에서는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현실이 치열하고 극적인 삶을 드러내지 않고 그냥 안개속을 거닐듯 약간은 몽롱하게 보여진다.

최루탄 가스가 매캐하게 거리를 뒤덮고 학생이 다치고 군에서는 의문사가 일어나는 끔찍한 현실이 그냥 그 치부 그대로 보여지지는 않으니

약간은 그 치열함을 겪은 세대가 더 서글픔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엇다.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사고로 더이상 발레를 할수 없게된 미루의 언니가 운동권에 연루된 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행복을 찾는듯 했지만

언니의 그사람은 실종되고 미루의 언니는 이를 찾아다니다 결국 분신자살이라는 끔찍한 방법을 선택해 이세상을 등진다.

이를 말리려 달려들다 손에 화상을 입었던 미루는 눈앞에서 언니의 죽음을 봤음에도 언니와 언니의 그 사람을 찾아다닌다.

이미 오래전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걸 알면서도 찾는 것을 그만둘수가 없었던 미루,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 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미루가 그들을 찾지 않는다는 건 그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로서 찾아올 상실감이 너무도 힘들어서였을수도 있다.

자신때문에 언니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미루와 모든 것을 지켜봤던 명서는 정윤과 그 아픔을 공유하게 된다.

정윤은 엄마의 암선고를 듣고  쫓겨나듯 사촌언니가 있던 도시로 와서 고3을 지내고 대학을 가지만 아무와도 친해질수가 없었다.

엄마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자신을 떠나보냈다는 그 마음때문에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겉돌다 휴학을 하고 돌아온 강의실에서 윤교수를 만나고 미루와 명서를 만난 정윤은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면서 뭔가를 찾게 된다.

거리에 나가 최루탄 가스를 마시며 옳은 소리를 외치기도 하고 언니의 그 사람을 찾아다니고 자신들이 찾고자 했던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그들은 그렇게 청춘의 한자락을 보냈다.

자신의 어릴적 친구였던 단이를 의문사로 잃고 나서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 정윤과 자신때문에 언니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안고 가다

결국 죽음을 선택한 미루, 이런 과정속에서 결국 정윤과 명서는 서로를 생각하면서도 헤어질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느 시대에든 시대의 아픔을 비껴갈 방법은 있다.

맞서는 이의 입장에서 보면  비겁한 방법일수 있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바뀌지 않을 것이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니

사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마음에 안들어도 그들에 대항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부르짖지 않고 그냥 모른척하면서

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눈앞에서 일어난 그 모든 것을 모른척할수가 없어 어쩔수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모른척하고 아무일 없는 듯 살수 있을까?

어찌할수 없는 현실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걸 알면서도 거리에 나서고  옳은 것을 찾는 용기는 그것밖에 할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을것 같던 세상이지만 어느새  사회는 조금씩 조금씩 올바른 부분이 늘어나고 따뜻한 세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지금도 음지와 양지가 있듯이 사회부조리가 판을 치고, 있어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암울했던 그 시기를 지나고 목숨바쳐 바꾸려 했던 그 사회속에서 밥을 먹고 살지만 그들 어느 누구도 그 치열했던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 거다.

치열하게 사는 것이 곧 세상을 올바르게 바꿀 힘을 가지는 거라는 걸 이제는 알았을 그들의 삶이 더 윤택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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