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산다 - 인간의 질병.진화.건강의 놀라운 삼각관계
샤론 모알렘 지음, 김소영 옮김 / 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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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소설을 읽으면서 사혈이란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지금은 사혈이란 것을 쓰는지 안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속에서는 환자가 생기면 일정양의 피를 뽑는 처방을 해서 병을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인데 도대체가 피를 뽑는 단순한 방법으로 어떻게 병을 치료한다는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지금보다 의학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썼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책을 보면서는 그 의문이 어느정도 풀렸다.

이책의 저자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 돌아가실때까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의학을 공부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이 어릴때 할아버지는 헌혈을 일정한 기간마다 하셨는데 그때마다 몸이 개운하고 아프던 것도 싹 낫는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것이 무슨 이유일까 헌혈을 하면 피를 뽑는건데 무엇때문에 그런 기분이 들까 싶어 의학도서관을 뒤지며 그 원인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결국 의심스러운 질병은 몸안에 철분이 과도하게 쌓여 몸안의 장기를 병들게 하는 혈색소침착증이란 병이었는데 할아버지는 헌혈을 통해서 철분의 양을 줄여 몸을 개운하게 만든 것이었고 스스로 병을 치료하고 계셨던 거였다.

 

이렇게 해서 의학을 연구하는 길로 들어선 저자는 인간의 질병과 진화, 그리고 독성물질이나 병을 치료하는 걸 통해서 사람이 어떻게 건강하게 살고 질병이 인간의 역사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인지 연구했다고 한다.

실제 고든이란 사람은 자신이 왜 아픈지도 모르고 의사들의 진단도 특정한 원인을 찾지 못하다 이 병이란 것을 알아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했다고 하는데 이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서유럽 후손들에게 가장 많지만 다 걸리는 건 아니라고 한다.

철분은 우리몸에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지만 이처럼 과도하게 침착이 된다면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갈수도 있는 위험한 성분이기도 하다. 무엇이든지 적어도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가만히 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함께 숨쉬고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온 몸에 스멀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냥 같이 있다는 걸 잊고 살면 되는 것이니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지 말자.

알다시피 박테리아는 인간의 역사상 가장 오래전부터 지금까지도 수만가지가 공생하며 살아오고 있지만 때로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안겨주기도 하고 늘 우리몸속에 있으면서 이로움을 주기도 한다. 메주에 피는 곰파이균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 다른것과 마찬가지 이야기다.유산균처럼 좋은 균도 많다.

하지만 이들외에 기생충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는데 이들은 곤충이나 사람의 몸속에 살면서 숙주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먹어버리기도 하는 위험한 생물들이다.

 

사람의 몸은 많은 시간을 거쳐오면서 살아가는데 이로운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해왔다.

물론 동물과 비교해 완전한 생물체는 아니지만 높은 지능을 이용해 문명을 발달시키고 의학의 힘에 지금은 어느 생물보다도 높은 수준을 영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식물이나 동물들도 제각각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장치를 가지고 있다.

식물에서 볼수 있는 독성을 가진 식물이나 동물들의 독침등은 천적이나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때로는 그 독으로 인해 사람도 피해를 입지만 독성으로 병을 치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독이라 해서 모두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 일이다.

 

상반된 모습을 가진 유전자와 독성을 가진 물질,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박테리아등 인간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해갈 것이고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생존하기 편하게 바뀌어있을수도 있다.

동물들이 털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에게 왜 털이 없는듯 없어져 버리고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말할수는 없듯이 이것은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인간의 몸은 미스테리한 곳이 많으며 왜 병에 걸리는지 노화는 과연 멈출수 없는지 밝혀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전문 지식이 많아 읽었음에도 좀 어려운 구석이 많았지만 우리가 궁금해 할만한 솔깃한 내용들이 많아서 나름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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