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무게
헤더 구덴커프 지음, 김진영 옮김 / 북캐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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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시 조용하지만 지난 봄 유난히도 아동 성폭력 사건들이 많았다. 

그 뉴스들을 볼때마다 아직 어린 둘째 생각에 어떻게 키워야 할까 걱정이 많이 되면서

놀이터에도 내년 보낼 학교 등하교시간에도 마음을 놓을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길 조심하라는 그런 걱정에서 이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까지 성폭력 사건에서 안심할수 없는 사회라니

아예 아이를 키우지 말라는 소리와 다를게 뭐가 있나 싶기도 했다.

물론 남자아이라고 안심할 것도 아니지만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둘째를 내년에 학교에 보내놓고 등하교시간에 따라다닐 생각을 하니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얼마나 불안할까 싶어 답답해진다.

 

침묵의 무게는 그런 분위기속에서 주제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책이다.

2009년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였고 가족의 의미와 책임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날 새벽 두 소녀가 사라지고 이들을 찾기위한 두 가족의 노력이 시작된다.

특이하게 이책의 전개는 사건이 진행되는 순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닌

각 단락이 등장인물의 이름이고 사건이 전개 되는 순서대로 인물들의 관점에서 서술되어진다.

그러다보니 각 인물의 특성과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오고 읽는대로 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덜 느껴지는 것같기도 하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성폭력 사건으로 시끄러운 요즘

이런책이 나왔다는 사실인데  생각처럼 결말이 불행한것은 아니라는 것이 좀 위안이 된다.

예상은 두 소녀가 사라지는 순간 결국 성폭력과 살해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죽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두 소녀가 죽는 것은 아니니

좀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도 씁쓸한 결말이 있어 마음도 아프고 아이들 키우는 데 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나오는 인물은 칼리와 페트라 두 소녀와 칼리의 아버지 그리프와 엄마 안토니오, 오빠 벤,

페트라의 아버지 마틴과 엄마 필다, 그리고 부보안관 루이스가 등장한다.

인물들 중에서 그리프는 집을 몇달씩 떠나 돈을 버는 생활을 하면서 돌아와 있는 기간엔 술을 늘 먹는 알코올 중독자로

가족들을 괴롭힌다.

이때문에 가족들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고 셋이서 편안히 사는걸 원하기도 하지만 칼리는 선택적 함묵증이란 병을 가지고 있다

네살때 아버지로부터 어떤 말을 들은 이후 말을 하지 않아 학교에서 불편함을 겪으며 살지만 이를 엄마는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고

힘들어한다.

칼리가 말한마디 하지 않지만 이를 잘 알아주고 이해하는 건 페트라다.

이둘은 어릴때부터 서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알아채 누구보다 친한 단짝 친구인데 이날밤 두 소녀가 사라진 것으로 인해  페트라의 부모와

칼리의 엄마는 서로 아이들을 찾는 와중에 트러블을 겪기도 한다.

 

두소녀가 사라지고 부보안관인 루이스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이들의 관계와 네사람의 개인적인 삶이 어떠했는지 조금씩 드러나는데

루이스는 안토니오의 옛 애인이지만 결혼한 몸으로 가까이 살면서 부인에게 오해를 받는 인물이다. 나로서도 결혼할뻔한 여자가 가까이 산다면

그런 생각들을 했을 것 같지만 그게 좀 심한 편이다. 그리프또한 칼리가 루이스의 아이라고 생각한데서 비롯된 사건이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실종이 아닌 그리프가 칼리를 끌고간 것이지만 아버지가 자신의 딸에게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칼리의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장면이나 안토니오가 참아주는 것들을 보면서 이런 가정에서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된 생각을 가지고

자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온한 가정에서 자라야 올바른 생각을 가질텐데 싶어 나 또한 아이들에게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가족간에 사랑이나 화목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없어진 소녀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가정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라 아내와 딸, 아들 이렇게 세사람은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고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은근히 바라고 있지만 표현하지는 않는다.

어쩌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잠시 눈에 띄지 않아 십여분 이상을찾은 적이 있는데 그때의 마음이란 무엇으로도 표현하기가 힘들다

간혹 놀이터나 사람많은 곳에 갈때마다 혹 아이를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며 졸졸 따라다니기도 하니 이렇게 아이들이 없어져

찾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다.

 

이제 성폭력 사건은 성인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도 그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으니 딸을 키우는 부모들은 늘 걱정과 불안함을 떨쳐버릴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사회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모의 몫이니 늘 조심 또 조심해야 할것 같다.

이책을 읽으면서 느낀 거지만 성폭력 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건들은 낯선 이가 범인인 경우도 많지만 주위 사람 안면이 있는 사람이 범인인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딸이든 아들이든 키우기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어서 더더욱 부모가 잘 살피고

사회적으로 모든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책임을 가지게 되는 요즘이다.

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해결이 되는 전개가 아니라 등장인물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대로

움직여지기 때문에 초반엔 살짝 지루한 면도 있지만 일단 해결 기미가 보이면서부터는 재미있다..

반전이 정말 생각도 못한 곳에서 일어나 책을 읽는 재미가 더해지지만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을 혼자 두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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