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란 글자가 들어간 책은 사실 웬만하면 읽고 싶지가 않다. 이해하기도 힘든 경제 용어가 가득한데다 뉴스나 언론에서 접하는 현재의 경제상황은 볼수록 화가 나니까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읽는 이유는 그나마도 이런책을 보지 않았을때 뉴스에 나오는 경제 용어들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살고 있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어떤 판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럼 이책은 재미있을까? 나또한 그렇지만 대부분 나와같은 사람들은 꼭 경제에 관한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별 상관이 없지만 궁금하니까 읽게 되는데 그래도 이왕이면 책이 재미를 줘야 읽을 마음이 생긴다. 사실대로 말하면 엄청나게 소설처럼 재미있지는 않지만 경제학 치고는 쉽고 술술 읽혀나간다. 이상한 경제 용어들도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 쉬운 말로 풀어놓아서 이해하기도 편하다.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지금 정부나 관료들이 내놓는 경제 정책들과 현재 상황을 알기쉽게 설명해놓았다고 볼수 있는데 좋게 말하면 그렇고 그냥 말하면 정부 비판론을 잔뜩 담아놓았다고 할수도 있겠다. 지금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대부분 세종시 이야기나 정부 예산안, 이건희 회장 사면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인데 사실 정부 정책이라는게 원래 내세울때는 번지르르하게 모두 실행할 것처럼 발표하지만 좀 지나고 보면 이리저리 수정하고 결국엔 원래 시책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정치란 것이 원래 해먹던 사람들이나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걸로 알고 신경을 쓰지 않아 더 그럴수도 있겠지만 참 답답하다. 지난 연말만 해도 제때 예산안을 잘처리해서 통과시켜야 할것을 밥그릇싸움 하느라 시기를 놓치고 단독 진행하니 어쩌니 하면서 별꼴을 다 보여줬었다. 그런 걸 보면서 잘 알지도 못하지만 비싼 월급 받아가며 일년동안 국회의원들은 해놓는 것이 뭐가 있을까 욕을 하게 된다. 살만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니 무료봉사해도 좋으련만 그것도 아니면서 당론이나 내세워가면서 할일도 제때 안하고 결국 법안은 없던 걸로 폐기되는 것도 많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도 별로 없어보인다. 이러니 세계적인 경제 침체라 하는 이 시기에 삽질이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돈을 없는 사람들에게 그냥 나눠주면 그게 더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건설에 힘을 쏟아줘야하고 4대강 사업을 실행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서민경제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대기업에 모든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십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실업자의 길에 들어서고 서민이나 영세 자영업자는 먹고 살기 힘들어 망하고 모든 상황이 막다른 길에 다가서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는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한 쓴소리로 1990년대에 있었던 경제위기이후 제대로 된 개혁이 없는 상태로 재벌위주의 기업 행태가 계속되어 결국 경제발전을 자본집약적 형태로 삼았던 1980년대와 별다르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지금은 기술집약적 형태로 발전하는 단계인데 대기업 몇군데를 제외하고는 중소기업이나 그아래 기업들의 기반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탄탄한 기업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너무도 허술하다는 이야기다. 실업률 증가, 비정규직 증가, 부동산 거품에 따른 투기 과열, 부동산 정책 실패, 고환율, 주식투자에 따른 파산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산적해있는 가운데 친기업정부를 내세우며 엉뚱한 곳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정부가 제대로된 개혁을 할수는 있을지 걱정이다. 기업이나 은행이 도산위기에 처했을때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걸 볼때마다 왜 내가 낸 세금을 저기에 쏟아붓는지 이해가 안될때가 있다. 자본시장경제를 뒷받침하는 이론은 정부가 일부 개입해야 한다는 케인스 이론과 애덤 스미스의 이론이 있는데 내 생각엔 자연스럽게 탄탄한 기업을 살아남고 부실한 기업은 망해야 한다는 이론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은행이나 기업에 공적자금을 쏟아부어 살리려하고 결국 도산하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경제 위기를 자초한 것도 아닌데 위기라고 은행 금리를 내려 그나마도 저금한 돈의 이자가 줄고 월급이 동결되어야 하는지 참 화가 난다. 사실 일반 기업의 경영자가 잘못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고 책임도 지지만 정부 정책이 실패해서 위험을 초래해도 그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내 돈이 아니니 아무 상관이 없고 마음대로 정책을 실행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곪을대로 곪은 현재의 상태를 개혁하기 위해선 모든 부분에서 개혁의 칼을 빼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정부가 스스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줄여가며 그렇게 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21세기에 60년대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 정치를 하고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새로움이 나오기가 힘들다고 본다. 이제는 좀더 젊은, 사고방식이 열린 세대로 체인지가 되어야 한다. 절대적 빈곤이 문제였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잘 사는 사람은 더더욱 잘 살게 되고 없는 사람은 발붙이기도 힘든 시대다. 상대적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최대의 해결 과제로 떠오른 지금 고루한 방식으로 낡아빠진, 밥그릇 싸움만 하는 정부는 국민에게 전혀 도움이 안될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에게 부동산 투기나 주식투자를 하라고 내모는 정부가 올바른 정부인지 한번더 생각해봐야하고 잘라낼 것은 잘라내고 개혁할 것은 개혁해서 서민이 살기좋은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쉽지만 현재 돌아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조목조목 알기쉽게 설명해주어서 이해도 잘 가고 의외로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