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이 품은 한국사 두 번째 이야기 지명이 품은 한국사 2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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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명이 품은 한국사

-  익숙했던 지명에 담긴 수많은 역사를 만났다- 

 

 

   예전에는  별 의미를 갖지 않고 지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점점 더 소중함을 느끼고,  애정이 생기는 것은  세월에 따라 한 살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더 깊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즉흥적이고  단순명료한 것들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지금은  오래 묵은  것들에서  더 진지한 삶의 모습과 애환등을 발견한다.  사는 곳도  이제  편리해서  좋아했던 아파트보다  한옥이나  주택의 푸근함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더 가치있음을 알아가고 있다.  사는 곳, 먹는 것,  입는 것은 물론  소설이나 에세이를 즐기던 내가 지금은  역사나 오래 전  고전문학작품이 주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지명이 품은 한국사' 역시 너무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책을 읽었다. 

 

   우리네 모두에게 이름이 있듯이, 우리가 사는  땅에도 모두 이름이 있고, 우리는  모두 그 중 어느 곳인가 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기 이전부터 벌써 오랜 세월 그 곳에서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지명 또한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왔음을 책을 읽으면서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은 제일 먼저 '지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지명의 개념부터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지명은  조상이 과거 문화 발달의 자취를 잘 남겨 놓은 귀중한 역사적 문화유산'이라고 말한다.  지명 속에는  그 지방의 삶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에  과거의 모든 것을 담은  유물이며,  그 속에 무한히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학창시절에는 딱딱하고  암기양도  많아서 유독 싫어했던 역사공부가 갈수록 재미있어지고,  지금은  역사와 관련된 책이나   드라마 등을 통해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  하나씩  떨어져 있었던 의미들이  구슬이 엮이듯이  하나씩 연결되면서  서서히 역사의 모습이 윤곽이 잡혀가는 재미는 정말 좋다.  그런 의미에서  제 2부  '지명이 품은 한국사' 를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특히  내가 오랜 시간 살아왔던  고장의 지명의 의미를  알아가는 일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나의 경우는  어린 시절부터  몇 십 년을 살아온  경기도 인천 지역의 지명 유래에 관한 부분이었다.

 

   인천의 지명 유래 중에  강화군 살창리  '두 창이 한스런 죽임을 당한 곳'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억울했을 그들의 죽음과 함께, 한 번쯤 짬이 나면  책과 함께 꼭  찾고 싶어졌다.  저자가 지명의 역사를 따라 가는 여정은  모두 한 발씩  직접 찾아 나서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만들어진다.  '살창리' 역시  기행 중에 우연히 만난  노파에 의해  '살챙이'라는 지방 사투리로 남아있는 것을 어렵사리  발견한 것으로  그 속에 담긴 역사이야기에도 많은  인물들과  사진등이 소개된다.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던  강화군 전등사에 얽힌  역사는 다시 한 번  더  깊이있는  여행을 계획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고,  특히  대웅전 추녀에 나신상 이야기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찾아 보는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전등사에 대해  그저 대충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들을  책을 통해 더  자세하게 알아가면서  그 의미 또한 새로웠다.  책은 서울, 인천, 수원, 성남, 고양등 경기도 일대와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에 이르는  우리나라 곳곳의 지명에   얽힌  유래와  역사를 함께 담고 있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지명에 대해  더  싶은 의미를 알아가면서  우리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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