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 내일이면 너무 늦을 사람들과의 동.행.
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지음 / 휴(休) / 2010년 5월
품절


죽이는 수녀들 이야기

- 생을 마감하는 외로운 분들에게 사랑의 손길로 -





그래서 나는 믿는다. 우리는 정말 다시 만날 것이라 믿기에 추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죽음의 순간이 되면 그 사람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고스란히 알게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바로 그 사람의 장례식장이 그 의 성공인 삶, 행복한 가정, 인간관계등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 누군나 성공한 삶을, 행복한 가정을, 많은 주변의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소원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죽음의 자리가 그의 삶의 여정을 보여준다는 말이 참 맞는 말이다 싶으면서도, 인생이 누구나 바라듯이 그렇게 뜻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이제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누구나 원하는 삶은 비슷하겠지만, 그 삶 중에는 힘든 상황에서 임종을 맞는 사람들을 위한 삶을 택한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바로 책의 제목이기도 한 죽이는 수녀님 들이 그들이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는 1877년 영국의 '메리 포터'가 설립한 천주교 수도회이다. 우리나라에는 1963년 강릉에서 시작되었으며, 지금도 마음이 따뜻한 여러 수녀님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호스피스 전문 병원이다. '갈바리 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에게 임종을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계신다. 봉사나 나눔의 삶은 모두가 값지고 소중한 것이지만, 이 분들의 죽이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숙연한 시간이었고, 반성의 시간이었다. 죽음의 순간만큼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은 없을 것이기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는 게 삶에 대한 미련을 쉽게 끊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대학 3학년생 '재형'이의 말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병마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줄을 놓고 곁을 떠나가는 아들의 임종을 앞에 두고, 보내는 아버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떠나는 아들은 '어머니와 사이 좋게 지내라'는 말을 당부한다. 정말 많은 죽음들을 만났다. 울어주는 가족도 없는 외로운 노숙인의 죽음, 끝까지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며 마지막이 되기를 바라는 죽음, 민간요법을 믿고 결국 치료도 못한 채 돈만 날리고 싫다던 방송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죽음,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맞는 일은 두렵고 안타깝기만 하다.



오늘은 너, 내일은 나. 요즘 여러 책을 통해 자주 접하던 말이면서 이 책에서도 만나게 된 말이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길이 아닌가. 내일은 바로 나의 길이고...... 추천글의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처럼 '풍요로운 삶은 죽음이 삶의 한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됩니다. 호스피스는 포기가 아니라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 라는 글처럼 삶과 죽음은 따로일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삶에 대해 괴롭고 힘든 일들을 맞은 사람일수록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들의 불행을 통해 위안을 삶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임종을 통해 우리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아낌없이 주십시오.

딱히 줄 것이 없다면 친절한 말 한마디, 친절한 눈길, 미소라도 주십시오.

'매리 포커'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설립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