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은 매일 조금씩 안녕이라 말한다
게리 스탠리 지음, 최은정 옮김 / 반디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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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은 매일 조금씩 안녕이라 말한다

 

저자가 다양한 동물들을 키우면서 그들과 함께 하는 일상생활중에 작고 소소한 일들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진리들이 가득하다. 

 

*인생이란 누구나 한 두 번은 길을 잃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당신을 계속 그리워하는 한 그것은 절대 실종된 것이 아니다. - 저자는 잠시 강아지가 실종되어 찾게 된 과정을 겪으면서, 실종되어졌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다.  아버지께서는 길을 잃을 경우 그 자리에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을 것을 가르치셨고, 아이는 평소의 가르침에 따라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게 되고, 결국은 아버지는 아이를 찾아낸다. 나 역시  아들을 잃은 적이 있었다.  젊은 시절에 맞벌이를 하느라 집 근처의 아주머니 댁에 아이를 맡긴 적이 있는데, 잠시 한 눈에 파는 사이에 아이를 잃은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길을 가던 중년의 아저씨가 아이를 욕심 내서 안고 가버렸는데, 우연히 동네에 아는 할아버지가 아이를 안고가는 모습을 보고  아는 아이여서 따져 물었더니, 아이를 내려놓고 도망을 가 버렸다. 단 몇 시간이었지만 정말 생각할 수록 암담한 시간이었다. 길을 잃어서 아이를 다시 찾는 경우보다, 이처럼 유괴되어 실종되는 아이도 많은거라는 생각을 후에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꼭 길을 잃는 실종뿐 아니라, 인생을 살다보면 정말  삶 속에서 길을 잃을 때가 간혹 있다. 그래서 우울해지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힘든 결정을 쉽게 하기도 한다. 그럴 때 누군가 나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찾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절대 스스로 실종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작은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말이 아닌지. 누군가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은......

 

*개에게 물려본 적이 있는가? 나는 물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물린 충격 때문에 아픈 줄도 모른다. -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반성의 시간이었다. 동물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하면서 작은 것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하는 저자를 보면서도 나는 선뜻 공감을 하지 못했다. 아니 공감은 하고, 나도 동물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으면서도 오래 전 일 때문에 아직도 두렵기만 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가 보는 앞에서 그리 크지도 않은 친구네 개에게 심하게 물렸다. 당시에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친구가 아무리 타일러도 그 개는 내 발목을 놓아주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 엄청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웃 분의 도움으로 겨우 개를 진정시키고, 개의 입으로부터 내 다리가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한 동안 병원에 다녀야 했고, 상처는 매우 깊었으며 지금도 흉터가 선명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아픔보다 더 두렵고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인해, 지금도 아무리 작은 동물들도 겁부터 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지레 동물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막곤 했다.  하지만 자주 나의 과거로 인해서 아이들이 애완동물들을 키우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갈등을 하곤 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동물들을 통해 느끼는 잔잔한 삶의 지혜를 발견해 가는 모습에 다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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