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지 않는 50대를 사는 법
이목원 지음 / 델피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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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내는 십년이 행복한 노년을 위한 가장 좋은 시간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보내던 삶의

방법과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 장수 시대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혼돈이고 과정이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히 않다. 녹녹치 않은 현실은 삶에 그대로 드러난다. 점점 바닥 나는 경제력과 나날이

힘겨워 지는 신체적 한계, 생각과 사고의 빠름이 현저하게 젊은이들과 차이남을 느끼게 되는

순간 이미 훌쩍 나이가 들어버렸음을 발견한다. 저자도 그런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마음이

간다.

​

법정 스님의 말씀 중 '고독은 인생에서 동반해 가야할 필수 친구다'라는 글귀가 있다. 고독은 느끼는

주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의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다. 혼자 있으면서 고독하다고 느끼게

되면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이 강하게 내포된다. 이와 반대로 혼자 있으면서도 혼자가 아난

홀로 존재한다고 느끼는 감정은 능동적이며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다. 혼자 있으면서 고독감을

느낀다는 것은 타인 속에 고립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혼자 있으면서 고독력이 있다는 것은 고독을

즐기며 타인과 함께 나아가는 존재라는 의미다. 헬스장에 가서 근력을 키우듯 고독을 키우는 힘도

꾸준히 마음속 근력 운동을 통해 증대시켜야 한다. 언젠가는 혼자가 되어야 한다. 혼자가 된다는

것은 생각과 행동 뿐만 아니라 고독에서 조치도 독립된다는 것이다.

​

완벽한 인생은 없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해 살아도 아쉬움이 남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인생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살것인지 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나만의 속도를 찾아야 한다. 나만의 속도는 어느 누구의 눈치도 받지 않고 나 혼자

천천히 그리고 나만의 보폭과 나만의 걸음으로 걸어가는 시간이다. 그렇게 가는 것이 나의 길이며

인생이 된다. 도화지 위에 무엇을 그릴지 정하고 붓을 움직여야 하듯 인생의 방향과 목표는 반드시

중요하다. 그리고 그 도화지 위에 그려진 그림에 대해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 누군가에게는 그 길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길은 내가 걸어 온 길이고 내가 걸어 갈 길이다. 이제 우리는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하프 타임'을 맞이한다. 전반전의 인생이 마음에 안들고 아쉽고 후회가 넘

친다면 하프타임에 새롭게 준비하고 후반전을 맞이하면 된다. 그냥 의미없이 보내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길다. 그러려면 무의미한 시간을 줄여 생산적인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

'사람은 세월만으로 나이 들지 않는다. 변화와 성장을 포기하는 순간 퇴화는 시작된다'는 이시형 박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삶에 대한 끝없는 도전은 '시작에 늦음'이 없다. 영 시니어로 살아갈것인지, 세월

속에 평범하게 나이들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물론 인생에 정답은 없다. 다만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것을 도전을 통해 성취해 나가는 그 과정과 결과가 있을 뿐이고 그것을 우리는 '행복'이라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가슴 속 깊이, 머릿속 한 구석에 숨겨 놓았던 철인 3종 경기에 대한 욕망이

떠오른다. 언젠가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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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과일대통령입니다 - 8평짜리 매장에서 월 1억씩 버는 과일 가게의 비밀
황의석 지음 / 라온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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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스킬도 중요하고, 경험도 중요하고, 부지런함도 중요하고 다 중요한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인것 같다'고 말하는 저자의 당당함이 좋다.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모든 시선을 그 사람에게 집중시키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좋아하는것,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장사했기에 지금의 그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그는 죽을 힘을 다했다.

​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읽었던 내용과 비슷한 글을 이 책에서 만났다. '방법은 늘 고민하는 사람이

찾게 되고, 새로운 길은 길이 없는 곳을 헤쳐 나가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길은 만드는

것이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누군가 그 길을 먼저 걸어 갔기에 그곳이 길이 되는 것이다.

누구나에게 동일하게 찾아 오는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상심과 낙오로 상처만 남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약과 발전의 가능성이 된다. 이러한 저자의 마음은 장사에 임하는 자세에

그대로 드러난다. 행복 돼지 선물 이벤트(투명한 저금통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적립식 행복 돼지 저금통, 캐시백 박스(박스를 재 사용 할 수 있게 가져오면 500원을

돌려 줌), 감사합니다 편지 이벤트(아이가 직접 쓰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자신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는 그릇이 '과일'이기에 가장 좋은 상품으로 고객과 만난다. 이런

결과가 8평 남짓한 가게의 월매출이 1억이 넘고 하루 취급하는 과일의 80%를 선주문을 받아 로스율

0%의 가게를 만들게 된다. 그의 장사 노하우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선별을 하고 기준을

정해 과일을 구매해도 맛이 없을 때가 있다. 이럴때 보통 그냥 팔거나, 맛이 있다고 속이고 파는데

저자는 진열된 과일 앞에 '이 과일 정말 맛 없습니다'라고 써놓는다. 그런데 뜻밖에도 고객들이

'사장님 과일은 늘 맛있는데 얼마나 맛이 없으면 이렇게 놓았을지 궁금해서 사간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최선,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장사에 임하는 솔직함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이다.

​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과일 장사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방법이고, 돈 주고 과일을 받는 거래가 아니라 수고로움을 받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그는 지금도 그 마음을 가지고 고객에게 가장 맛있는 과일을 전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그 과일에 마음을 담아 고객을 만난다. 그뿐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과인 '아오리'가 아오모리(일본의

마을 이름) + 링고(사과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했음을 정확히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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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라
김지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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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고 대부분 자신의 상처가 가장 아프다. 저자도 그랬고 모든 사람이

슬프고 자신의 삶에 실망하고 있다는 믿음에서 이 책을 썼다. 우리의 상처는 자신의 삶을 갉아 먹고

잠식한다. 그래서 항상 자신이 없고, 차갑고, 감정을 못 느끼며,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깨진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 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걷는다. 남들이 볼라치면 뛰기도 한다. 차가워진 국을 데우듯,

차갑게 식어 버린 마음에 불을 지펴 본다. 우리는 그렇게 또 하루를 산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섹스 이야기가 등장한다. 보통 가운데나 끄트머리 정도에 오는 이야긴데 첫 장부터

'복잡한 섹스'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던진다. '섹스 할 자유는 엄청 강조되었으나 섹스하지 않을 자유는

매우 축소되었다'. 서로 알기도 전에 사랑하기 전에(이렇게 말하면 너무 나이 들어 보일지도 모른다)

너무 빨리 모텔 키를 손에 쥔다. 생각 없이 그냥 하는 섹스는 놀지도 않고, 대화도 없고, 친해지지도

못하는 오직 섹스만이 주제가 되는 삭막한 연애가 된다. 그래서인가. 모텔엔 밤낮이 없다. 동물의

왕국이 아닌 이상 섹스는 종족 번식이나 성욕 해결 이상의 심오한 의미를 지니는데 하룻밤이 그냥

하룻밤인 경우가 너무 많다. 최소한 지난밤의 섹스를 떠올리며 머리를 쥐어 뜯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기다림은 기다림 그 자체로 이미 행복하다. 간절한 기다림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진심으로 나를 기다리는

너를, 혹은 내가 기다린 너를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그 기다림은 사랑이다. 핸드폰이 없던 그 시절

공중전화 부스에 길게 늘어선 줄은 모두에게 간절함이었다. 추워도 더워도 눈이와도 비가와도 그

간절함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킨다. 이렇듯 기다림은 추억이다. 밤 늦게 돌아 오는 딸을 오매불망 기다린

엄마가 저자의 인생에서 나를 진심으로 기다려준 첫 번째 사람이듯 나에게도 그런 기다림이 있다. 짝

사랑의 아픔을 첫 사랑으로 가진 나이기에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학교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보려고

삼십분을 일찍 나와 골목 어귀에서 한 없이 기다리기도 하고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가서는 공부는

뒷전이고 그녀가 보이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그냥 쳐다봤고 교회 성가대에서 매일 뒤통수만 보는 것이

싫어서 성가대를 그만 두고 그녀가 잘 보이는 자리에서 예배가 아닌 그녀를 봤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거리는 그것이 나의 첫번째 사랑이었고 첫번째 기다림이었다. 결국 나는 그녀와 말 한마디도

못해봤다.

배가 고플 때는 온전한 한 끼 식사를 해야 허기를 달랠 수 있다. 밥 반공기로는 어림도 없다. 외로움도

그렇다. 외로운 사람에게는 온전한 한 사람이 필요하다. 어떤 터 위에 집을 짓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듯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중요하다. 욕심과 배신, 죄책감과 한숨 위에서 지은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관계를 지배하는 것은 의식 보다도 무의식 일 때가 더 많다. 용서와 이해를 하기 위해 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는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거리는 쉼을 주고, 용서의 공간이 된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좋다.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같이 낄낄 거릴 사람과 같이 욕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함께'와 '사랑'을 포기하지 말고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니고, 함께이면서 혼자인 그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야 할 것 같다. 아직 남은 시간이 많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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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비밀의 책
샤론 존스 지음, 신선해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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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질문의 연속이다. 질문은 사람을 성장 시키고 성장은 그 사람의 가치를 높인다. 그래서인지

유대인들의 교육은 끝없는 질문의 연속이었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질문도 어떤 연예인이 우스개

소리로 던진 말이지만 사실 철학적이고 삶의 가치를 가진 그런 질문이다.

​

이 책은 기억하지 말고 소멸할 것을 주문한다. 탐색용 질문들에 있는 그대로 사실과 감정을 표현하라고

하면서 모두 끝내고 나서는 반드시 묻어버리거나 감추거나 잠그고 잊어 버리길 권한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이 비밀의 책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회의 대세에 반하여 아무것도 공유하지 말 것을

정중히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무언가를 왜곡하지 않고 바라볼 수는 없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를 그대로 표현한다.

​

'처음'은 항상 설렌다. 처음은 영혼의 지진과도 같이 오래도록 혹은 평생 기억된다. 결코 잊을 수도 없고

지속될 수도 없는 현실과의 괴리를 가진다 우리의 머리 속과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한다. 우리는 그

기억을 끄집어 내며 산다. 안타깝게도 항상 처음이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사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메일

서명이 '항상 처음처럼'이고 수십년째 그 서명을 사용하고 있다. 첫 키스라는 질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한 것을 적어야 하나, 내가 당한 것을 적어야 하나, 아니면 둘이 같이 한 것을 적어야 하나.

그러면서 한참을 웃었다. 온 동네가 온 교회가 알 만큼 소란스러웠던 첫사랑(혼자 한 사랑이지만)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렇게 우린 '처음'이라는 기억을 가지고 산다.

​

우리가 청년이었을 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심지어 교양과목

교수님은 기말고사에 B4용지 두 장을 주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써 보라고 하신적도 있었다.

그 질문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났다. 마음의 소리를 듣고, 타인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고, 지금 있는

곳에서 그대로 있으면서 자기 자신이 되어 보는 것이다. 진짜 내가 되어 보는 것이다. 솔직해 지고

진솔해지고 투명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렵다. 솔직해지기도 진솔해지기도 투명해지기도

어렵다. 자신의 성격을 여섯 단어로 표현하라는 주문에서부터 막힌다. 세개 네개까지는 그런대로

쓸 수 있으나 다섯개부터는막막하다. 아마도 자신이 없어서인것 같다. 그 단어를 사용하기엔 뭔가

모자란것 같고 아닌것 같은 생각에 멈칫거려지는 것이다.

​

삶이 9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펜과 종이가 있다고 상상하며 써 보는 마지막 편지는 의미있게

다가온다. 평생 가장 의미있었던 순간을 기억해 보고,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 보고, 생각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려지는 상황이 그려진다. 그리고 이렇게 쓴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것 처럼 살아라'

가면을 벗고 가장 솔직한 나와 만나는 시간, 이 책은 그런면에서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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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지 3 - 풀어쓰는 중국 역사이야기
박세호 지음, 이수웅 감수 / 작가와비평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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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왕 정 26년, 전국 시대의 여섯 나라는 때를 거의 같이 하여 소멸되었고, 진나라는 중원 6개국을

휩쓸고 통일을 이룬다. 연대기 상으로 이 해를 마지막으로 춘추전국시대는 막을 내린다. 서양의

르네상스가 그리스 로마시대의 유산을 문화부흥의 증거로 했듯이 동양의 중흥에는 춘추전국사대를

들 수 있다. 갈등과 투쟁의 혼란 속에서 오히려 찬란한 문화를 만개시키고 역사의 진보를 이룬

시대의 정신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진왕 정, 이후로는 시황제라 칭하는 이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조나라 무령왕이 내린 호복령(胡服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호'라는 것은 오랑캐를 뜻하는 것이고,

호복(胡服)은 오랑캐 복장을 말하는데 전통적인 중국의 복장이 원피스 모양이어서 말을 타기가

불편하거나 어려운데 그것을 투피스 식인 호복으로 바꾸어 말을 타기 쉽게 한 것이다. 이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엄격한 선택이었다기보다 무령왕이 내린 단호한 영단(英斷)이었다.

영단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전의 고정관념을 깨고 이른 바 상식에 도전하는 '비 중국적인 발상'이기

때문이다. 의식주 중 의(衣)를 변혁할 것을 강요하는 호복령은 단순한 습속개혁이 아닌 일종의

문화혁명이며 문화형식의 한 부분을 허무는 문화의 재편성을 의미한다. 오랑캐족과 복장을 같게

함으로써 대립 감정을 약화시키고 위화감을 좁혀 정치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 후 2천년이

지난 20세기 초엽에 문화인류학자들이 '문화는 차이 일뿐 우열이 있을 수 없다'고 했으니 무령왕의

정치적 식견이 얼마나 뛰어 났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천하를 통일한 진왕 정은 국호 뒤에 황제를 붙여 '시황제'라 칭하면서 역사상 진시황제라 부르는 이가

등장하게 된다. 또한 황제를 과인이라 하지 않고 짐(朕)이라 칭하여 짐이라는 자칭이 여기서 비롯되게

된다. 그뿐 아니라 도량형과 문자를 통일하고 진제국의 영역을 장성으로 둘러쌈으로써, 후대 중국인의

생활영역을 설정하고 문화적 종족적인 통일을 가능해 한 인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시황제는 중국의

개조(開租)이며, 역사적인 중국인의 시조인 셈이다. 이와 반대로 진시황은 중국사에 등장하는 최악의

'폭군'의 대명사로 사용되어 왔다. 물론 그의 2대 악업으로 불리는 만리장성 축조와 분서갱유가 있긴

하지만 역사상 이 정도의 악업을 저지른 인물을 찾으라면 부지기수가 이에 해당 될것이라는 저자의

사족에 약간은 설득이 되어진다. 또한 시황제의 진제국은 세계사에 출연한 최초의 법치체제와

관료제도를 겸비한 제국이었다. 이는 흔히 관료주의의 창시자로 불리는 로마의 초대 황제

옥타비아누스(Octavianus Gaius Julius Caesar) 보다 200여년이나 앞서 있다. 그후 마키아벨리

(Machiavelli)가 정치를 종교와 윤리 도덕에서 독립시켜 현대 정치학을 출범시킨 것이 16세기

초엽이었으니 시황제의 정치제도가 얼마나 시대를 앞섰는지를 알 수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지만 중국사의 사상가들은 춘추전국시대에 한꺼번에 나와 버렸고 2천 수백년 동안 독창적인

사상을 지닌 사상가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이단적 계보에 속하는 모택동이 있기는 하다. 아무튼

정치사 뿐만 아니라 사상가적으로도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4천년사에서 사상, 학술, 정치의 기본을

구축한 시대이다.

​

춘추전국시대를 관통하는 춘추전국지 1,2,3권을 모두 읽었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역사적 사건 순이

아닌 연대기적으로 기술로 처음인 조금 방황했지만 시대의 흐름 순으로 정리된 역사를 읽으니 '역사

이야기'라는 책의 소개가 잘 맞는것 같다. 시간이 허락 된다면 다시 한 번 이 책들을 탐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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