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앞으로만 나아가지 않는다 - 이석연의 이집트 터키 인문 탐사 기행기
이석연 지음 / 새빛컴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명품을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그 명품은 자신을 드러내는 가치와 이유가 된다. 물론

자기 만족이다. 저자는 자신의 여행의 묘미를 새로움과 품격으로 꼽는다. 남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며 동일한 길을 가게 되더라도 남이 갖지 않는 새로운 생각으로 사물에 접근하며 그렇게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들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부단히 움직이고

움직이는 것, 그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 그래서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라 저자의 연륜과 인격,

해박한 지식과 깊은 사우가 어우러진 여행 명상록이다. 여행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행복이며 창조행위다.

​

내몽골 고비사막의 모습은 여전히 황량하고 광활하다. 비행기 조그만 창 문 밖으로 끝도 없이

펼쳐지는 황토빛 사막은 그 자체로 경의를 느끼게 한다. 비행 고도도 높지 읺아 그곳을 지날 때면

아래로 펼쳐지는 동네의 모습도 볼 수 있고 산맥과 사막이 어우러져 펼치는 모습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터키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자 미인이 많기로 소문난 이즈미르(실제로 미인이 정말

많고 성경에는 '서머나'로 알려졌다)에서 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에페스(Efes)는 고대 이오니아와

그리스 로마 세계의 예술과 과학, 학문이 꽃을 피웠던 곳이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of Ephesus)가 태어난 곳이기도 한 이곳은 그가 생전에 남긴 말들이 파피루스에 남겨진채

발견되기도 한 곳으로 '태양은 매일 아침 새로우며 언제나 움직인다'와 '삶이란 장난치는

어린아이와 같다'는 철학적 명언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베르가몬 도서관과 더불어 고대 세계 3대 도서관에 속하는 켈수스 도서관이 폐허가 된 채 남아

있다. 로마 아시아 집정관인 켈수스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도서관 정면에는 지혜, 운명,

학문, 미덕을 상징하는 여성 동상이 조각되어 있다. 잠시 생각에 빠졌다. 거대한 건축물 안을

가득채운 파피루스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되게 하는 광경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철학적

향유를 즐기던 그때의 학자들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

저자는 욕심이 많다. 어느새 오스만 제국을 건드린다. 15세기 중엽부터 16세기 후반까지 약

120여년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걸쳐 대 제국을 건설했던 오스만 제국에 대해 서양이 가지는

편견이 아닌 이벙인이 바라보는 객관성을 가지고 접근한다. 그래서인지 신선하다. 서양이 공격하면

정복이나 위대한 승리이지만 동양(훈족, 몽골족, 오스만등)이 공격하면 찬탈이나 파괴가 되어야

하는 세계사 교과서 저술 방식에 정면으로 다가간다. 우리가 오스만 튀르크라고 부르는 오스만

제국을 정작 터키 인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오스만 제국은 단지 튀르크인들만의 나라가

아니라 다양성과 공존, 관용의 정신이 살아있는 국제성을 띤 제국이었기에 그들을 자부심을 가지고

'오스만 제국'이라고 부른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 손에는 코란, 한 손에는 칼'에서 칼이

폭력적 포교 도구가 아닌 신의 말씀을 생명처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비틀린 역사관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별히 다른 민족이나 종교인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뽑는 청년

징병제인 '데브시르메'(Devshirme)는 오스만 제국의 관용성과 국제성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이다.

오스만 제국은 점령지 내지 통치지역의 주민들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기아와 빈곤을 다독여 주었다. 거의 대부분의 통치 기간 동안 보여준 관용적인 통치는 다민족,

다종교 정치 체재의 모범적인 통치 스타일로 꼽힌다.

​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결국 자신의

길이 되고 의지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의 어딘가에 존재한다. 머물것인지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저자는 오늘도 그 길 한 가운데 서 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에서 셀프부양의 시대로
강창희.고재량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장수, 건강, 자녀, 자산구조, 저금리 리스크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준비하기가 쉬워진다'고 말한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으나 우리네 형편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도 빠듯한 경제규모가

대부분이다 보니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에게 단호하게 지금이라도

시작하라고 말한다.

​

우리가 가진 세가지의 착각. 우리 대부분은 80세 이후 인생에 대한 그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재수없으면(?)' 무방비 상태에서 80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런 준비가 없었기에

있는것으로 겨우겨우 연명하며 한없이 초라해진다. 두번째는 죽음에 대한 착각이다. 죽음이 정말

행복하게(우리 할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셨다. 지병도 없이 89세까지 사시다 주무시면서 돌아가셨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오는게 아닌데 대부분이 그런 죽음을 희망한다. 대부분 3-10여년을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곤란과 정신적 외로움을 겪다 죽음을 맞이한다. 문제는 이러한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자녀가 자신의 노후대책이라는 착각이다. 자신이

가진것을 다 퍼주고 결국 본인은 노년에 쪽방 신세를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이 자녀리스크인데

솔직히 늪이다. 예전엔 '우골탑'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부모의 등골이 휜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착각

속에서 산다. 실제로 NHK에서 2018년에 기획 제작한 방송에서 일본 독거 노인 인구 630만명 중

200만명 정도가 '노후 파산'으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멀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다.

​

결핍의 시대. 결핍은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란 상황'을 말한다. 고도 성장 시대에는

이 '있어야 할 것'의 기준이 높아도 괜찮았다. 성취할 기회가 많으니까 노력하고 투자하면 어느정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성취의 기회가 적고 평준화하는 저성장 시대에는 '있어야 할 것'의 기준이

높을수록, 좌절하고 불행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결핍은 적응의 문제이다. 현실과 미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우리에게 지니의 요술램프나, 도깨비 방망이가 있지 않은 한

우린 결핍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결핍은 결국 우리의 삶의 기대 가치를 현저하게 낮추게

될것이다. 작정하고 아끼지 않으면 노후가 위태로워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

인생을 직선 위에서만 살면 만족이 있을 수 없다. 항상 내 앞에 누군가 있기 때문이다. 지름 우리는

직선으로 줄을 세우던 시대가 아닌 360도 원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고 직선이 아니기에 내가 항상 선두 주자가 된다. 굳이 선두 주자가 아니어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살 수 있다. 반면 직선위의 삶은 좌절과 박탈감만 있을 뿐이다. 문제는

직선에서 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시각의 문제이다. 내 눈으로 보느냐,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느냐의 문제는 인생의 주도권을 누가 가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기 눈으로 살면 기회는

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찌질한 세상을 살 것인지, 자신의

눈으로 세상과 마주하며 당당하게 살 것인지는 선택과 의지의 문제이다. 사르트르의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저자의 이야기 중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현역'이라는 말이 있다. 공감한다. 이것은 경제적

규모가 아닌 삶의 규모 면에서 그렇다. 수익을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가 아닌 어떤 삶을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5장을 넘어서면서 아쉽게도 투자(이것이 틀리다는 소리는 아니다)에 관한

이야기가 집중되면서 솔직히 집중도는 떨어졌지만 이 책은 분명 노후를 위한 준비를 이야기하는

좋은 책이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읽어두고 참고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지금 준비한 십년이

당신의 평생을 좌우합니다'라고 말한 이가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조화로운 부 - 돈 너머 진정한 부에 이르는 5가지 절대 조건
제임스 아서 레이 지음, 홍석윤 옮김 / 라이온북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우리가 부를 생각하는 방식과 우리 삶에서 부가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 강력한 새 모델을 제시한다. 제임스 아서 레이는 단순히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부딪히고 자기 생각을 직접 실현하면서 스스로 이룬 모든 변화를 이 책에 담아 독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조화로운 부를 이루는 삶을 창조할 수 있는지 인생의 다섯가지 핵심 기둥인 재정적 측면, 관계적 측면, 정신적 측면, 육체적 측면, 영적 측면을 통해 보여준다.

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하라. '삶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정도로'라고 말한 레이의 스승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단서를 제공한다. 그 단서는 또 다른 길을 향한 통로가 되고 그 길은 항상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한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이 우연이나 운의 결과라고 믿는다. 당연히 틀렸다. 재정적 부를 창출하고 유지한다는 것은 기꺼이 자신을 확장하고, 모든 괴로움과 싸우고, 위험을 감수하고, 방대하게 행동하고, 세세한 사항들까지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관심에서 나온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져야 생각이 시작되고 몸이 움직인다.

성장은 내면의 일이다. 내부로 들어가 그곳에서 성장이 시작되면(Involution), 결과는 외부로 나타난다.(evolution) 내부에서 성장이 시작되면 이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때 목표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그 목표가 궁극적으로 삶에서 결과로 나타난다. 내부 성장은 항상 외부의 진화 보다 먼저 일어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정직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똑바로 직시하는 것이다. 현실은 우리를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힘을 불어 넣어 줄 기회이다.

모든 변화는 의식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즉 임계점에 이르러서야 변화가 시작된다. 그러나 변화가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인식 할때 조차도 믿음을 바꾸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저항이라는 반사작용 때문이다. 우리 삶에서 확실성이 필요한것 만큼 다양성도 필요하다. 지속적인 확실성은 오히려 지루함을 초래하기에 다양성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고 다양성과 변화는 성장에 필수적이다.

우리가 영혼으로 가는 길에서 아무리 헤매든, 또 아무리 그것을 망치는 것 처럼 보여도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당신이 선택한 길을 걸을 때, 누군가 당신 곁에 함께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당신은 다시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Helen Schucman, 기적수업)는 말처럼 우리는 단 한번도 혼자인 적이 없다. 무한한 열정과 성취의 불길로 타오르기를 기다리는 위대함의 불꽃이 우리 내면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다. 그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해 오래전부터 거기에 있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부유하게 살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어떻게 하면 삶을 조화롭게 살아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향계와 느낌과 행동, 이 세박자의 원칙에 몸을 맡겨 보면 이전보다 훨씬 나은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자신이 모험을 진심으로 받아 들이겠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가 진정한 마음의 열망과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성공은 장미빛만이 아니다. 인생도 그렇다. 받아 들여라. 하지만 가난은 더 자저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리더 디퍼런트 - 사람과 숫자 모두를 얻는, 이 시대의 다른 리더
사이먼 사이넥 지음, 윤혜리 옮김 / 세계사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Why'를 처음 접했을 때 사이먼 시넥의 탁월한 발상의 전환과 의식의 순환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생각이라는 것이 어떻게 적용되며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 그는 분명 남다른 식견을 지녔고

그 생각은 수많은 이들의 행동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그가 'Why'를 넘어 'How'를 이야기하며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제안한다.

​

사이먼 시넥이 말하는 리더는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기 것을 희생하고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절대 우리 것을 희생하지 읺는다. 작금의 우리가 보고 있는 리더들과는 사뭇 그 괘가 다르다.

자기것을 절대 희생하려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이라면 절대 자기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권위와 챙김은 어찌나 치열한지 우는 사자처럼 맹렬하다 못해 처절하다. 그런 리더들을

보는 우리는 어쩌면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신뢰란 기계에 칠하는 윤활유와 같다. 신뢰는 마찰을 줄이고 더 높은 성과를

내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든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뢰감을 형성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앱 같은 것은 없다. 신뢰는 기다림을 동반한다. 신뢰 받는 리더는 기다릴줄 아는

사람이다. 완벽한 직원은 없다. 실수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서툴기도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준다면 충분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다만 우리의 조급함은 그러한 여유를 가지지 못한다. 윤활유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여유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그 여유는 리더나 직원이나 동일하게 소유한다.

홀로 세상의 위협에 맞설 수는 없다. 세상의 위협에 맞서려면 우리를 신뢰하는 다른 사람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하다.

​

리더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되는 일과 모든 면에서 비슷하다. 우리가 돌봐야 할 사람들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우리가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우리 뜻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진정한

러더십은 제일 높은 사람을 위한 요새가 아니다. 리더십이란 그 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뛰어난 리더들과 그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잇속만 차리는 외부인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대의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대의는 항상 인간을 향한다. 인간이 5만년 동안 번영한 이유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섬겼기 때문이다. 마치 알콜 중독자 모임의 마지막 12번째의 단계가

다른 알콜 중독자를 돕는 행동인 것처럼 말이다.

​

우리는 지금 리더 부재의 시대를 살고 있다. 미국 제 6대 대통령 존 퀸시 에덤스(John Quincy Adams)의

'다른 사람들이 당신 덕분에 더 큰 꿈을 꾸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더 위대한 사람이

된다면 당신은 리더다'라는 말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말이다. 자신이 만나고 싶은 리더가 있다면

직접 그런 리더가 되어 보는것은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생각의 편집 - 결국 생각의 차이가 인생의 차이를 만든다
안도 아키코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줄탁동시(啐啄同時). 중국 송나라 때 불서 에 화두로 등장하면서 불교의 중요한 말씀이 된

이 말에서 줄(啐)은 병아리가 알 속에서 쪼아대는 것을 말하고, 탁(啄)은 어미 닭이 알의

바깥쪽에서 쪼아 대는 것을 가르킨다. 지금 현재 우리는 바로 이와 같은 변화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줄과 탁이 서로 잘 맞으면 껍질이 부서지고 알에서 병아리가 태어나는 것과 같은

금상첨화인데 이것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결국 알은 그대로 깨져버리고 만다.

​

작가는 '편집공학'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편집이란 일상적으로 서적이나 잡지의 편집, 혹은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영상 편집과 같이 미디어의 정보를 다루는 일련의 행위를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범위를 넓혀 우리가 인지하는 것, 표현하는 것, 이해하는 것, 그리고 소통하는 모든 일련의

행위를 편집이라고 본다. 심지어 사람 역시 무수한 활동으로 인해 편집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편집에 '공학'(engineering)을 더한다. 공학이란 '상호작용하는 복잡함을 복잡한 것 그 자체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세분화하는 등의 작업을 거치지 않고 그 자체로

처리한다는 이 말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오늘의 사회에서 편집공학의 역할과 가능성을 정확하게

드러낸다. 편집공학은 편집을 공학하고 공학을 편집함으로써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인간에게 원래

주어진 편집력이라는 힘이 활력적으로 되살아 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편집의 기본은 '정보는

다면적'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두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것은 정보의 가능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열어 두는 것을 말한다.

​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은 가능성을 제한하고 다면적 상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어느 대상이 대해

'원래 그런 것'이라고 확증하는 습관으로 인해 고정관념 이상의 아집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정보의 가능성을 최대화시키면 사물의 관계성을 발견하기가 쉬워진다. 정보의

다면성은 풍부한 상상력과 생각의 근원이 된다. 'elephant'게임의 틀에서 벗어나 사물을 제대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는 우리 머릿속 구조를 '프레임'(frame)과 '스키마'(schema)로 정의한다.

스키마는 머릿속에 들어 온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식의 기존적인 묶음을 의미한다. 사고를

위한 틀, 그릇, 수납장과 같은 의미로 그림 설명, 도식, 윤리구조 같은 것들을 가르키는데 사용한다.

스키마를 묶는 틀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프레임은 어느 개념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배경에 존재하는 지식

구조를 말하는데 하나의 프레임은 복수의 스키마들이 서로 관련해서 만들어진다. 흔히 우리가 '발상이

풍부하다'라고 말하는 이들은 필요에 따라 기본 인식을 깨부수고 새로운 것에 대해 나름의 시각을 가진

사람이다. 이때 말하는 시각이 바로 스키마와 프레임의 새로운 조합을 의미한다. 프레임의 조합이나

넘나들기를 통해 발상력을 밖으로 꺼내는 능력을 '발상력의 엔진'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AI 기술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완벽하게 구현해 내기 어려운 인간 만의 특징이다.

​

생물이 지각하는 요소에는 물질, 매질(공기), 면(지면이나 물건의 표면), 레이아웃(그것들의 배치), 생기는

일(움직임)이 있다. 생태 심리학자인 제임스 깁슨(James Gibson)은 이것들에 대해 '~할 여유가 있다,

~하여도 된다, ~을 공급하다, 산출하다'는 의미를 지닌 '어포던스(affordence)'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환경이 동물에게 부여하고 제공하는 의미와 가치 모두를 포함한다. 우리는 언제나 어포던스에 둘러싸여

있으며, 여러 어포던스들을 사용하면서 자각하거나 인식하거나 동작한다. 그는 '어포던스는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환경 속에 잠재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공공재와 같다'고 말한다.

어포던스는 어떤 생물이라도 접근이 가능한 공공재적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생물에 따라서, 또는

사람에 따라서 서로 다른 어포던스가 자각된다.

​

정보는 혼자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여러 정보에는 반드시 주변이 있고, 모든 것은 관계성 속에 놓여

있기에 편집은 결국 여러 관계가 맺고 있는 과정 그 자체이다. 이 책은 편집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

어느새 '유기체의 철학'까지 가버렸다. 인류에게 남겨진 최후의 자원은 결국 상상력이다. 편집공학은

이 큰 상상력을 한 사람 한 사람 속에서 해방시키고 그것들을 서로 이어주는 촉매가 될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