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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에서 셀프부양의 시대로
강창희.고재량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장수, 건강, 자녀, 자산구조, 저금리 리스크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일찍 시작할수록 준비하기가 쉬워진다'고 말한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으나 우리네 형편이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도 빠듯한 경제규모가
대부분이다 보니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에게 단호하게 지금이라도
시작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진 세가지의 착각. 우리 대부분은 80세 이후 인생에 대한 그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재수없으면(?)' 무방비 상태에서 80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런 준비가 없었기에
있는것으로 겨우겨우 연명하며 한없이 초라해진다. 두번째는 죽음에 대한 착각이다. 죽음이 정말
행복하게(우리 할머니가 그렇게 돌아가셨다. 지병도 없이 89세까지 사시다 주무시면서 돌아가셨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오는게 아닌데 대부분이 그런 죽음을 희망한다. 대부분 3-10여년을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곤란과 정신적 외로움을 겪다 죽음을 맞이한다. 문제는 이러한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자녀가 자신의 노후대책이라는 착각이다. 자신이
가진것을 다 퍼주고 결국 본인은 노년에 쪽방 신세를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것이 자녀리스크인데
솔직히 늪이다. 예전엔 '우골탑'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부모의 등골이 휜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착각
속에서 산다. 실제로 NHK에서 2018년에 기획 제작한 방송에서 일본 독거 노인 인구 630만명 중
200만명 정도가 '노후 파산'으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멀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다.
결핍의 시대. 결핍은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란 상황'을 말한다. 고도 성장 시대에는
이 '있어야 할 것'의 기준이 높아도 괜찮았다. 성취할 기회가 많으니까 노력하고 투자하면 어느정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성취의 기회가 적고 평준화하는 저성장 시대에는 '있어야 할 것'의 기준이
높을수록, 좌절하고 불행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결핍은 적응의 문제이다. 현실과 미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해결 가능한 문제이다. 우리에게 지니의 요술램프나, 도깨비 방망이가 있지 않은 한
우린 결핍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결핍은 결국 우리의 삶의 기대 가치를 현저하게 낮추게
될것이다. 작정하고 아끼지 않으면 노후가 위태로워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인생을 직선 위에서만 살면 만족이 있을 수 없다. 항상 내 앞에 누군가 있기 때문이다. 지름 우리는
직선으로 줄을 세우던 시대가 아닌 360도 원의 시대를 살고 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고 직선이 아니기에 내가 항상 선두 주자가 된다. 굳이 선두 주자가 아니어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살 수 있다. 반면 직선위의 삶은 좌절과 박탈감만 있을 뿐이다. 문제는
직선에서 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시각의 문제이다. 내 눈으로 보느냐,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느냐의 문제는 인생의 주도권을 누가 가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기 눈으로 살면 기회는
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찌질한 세상을 살 것인지, 자신의
눈으로 세상과 마주하며 당당하게 살 것인지는 선택과 의지의 문제이다. 사르트르의 '인간은
타인의 눈길에서 지옥을 경험한다'는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저자의 이야기 중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는 평생현역'이라는 말이 있다. 공감한다. 이것은 경제적
규모가 아닌 삶의 규모 면에서 그렇다. 수익을 얼마를 내느냐의 문제가 아닌 어떤 삶을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5장을 넘어서면서 아쉽게도 투자(이것이 틀리다는 소리는 아니다)에 관한
이야기가 집중되면서 솔직히 집중도는 떨어졌지만 이 책은 분명 노후를 위한 준비를 이야기하는
좋은 책이고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읽어두고 참고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지금 준비한 십년이
당신의 평생을 좌우합니다'라고 말한 이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