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위로 - 모국어는 나를 키웠고 외국어는 나를 해방시켰다
곽미성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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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의 삶은 나의 로망이었다. 때문에 이른 독일행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4년간 머무른 기억이 있다. 저자도 말하듯 외국에서의

삶의 질은 정확하게 '언어의 능력'에 달려 있다. 나 역시도 초기

그 갭을 좁히기 위해 무던히 정말 무던히 노력했고 어느정도 따라

잡았을 즈음 귀국을 선택했다. 때문에 저자의 '생존을 위하여'라는

말에 적극적인 동의가 된다. 외국에서의 언어는 '생존'의 문제다.


사실 괴테의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모국어도 알지 못한다'는

말은 도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절망감을 주는 문장이기도 하다.

24년. 이쯤되면 이방인이 아닌 생활인이다.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며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가능해지는충분한

시간이다. 덕분에 그동안의 경험은 프랑스라는 낯선 곳이 어느덧

모국의 동네 마냥 가까워져 있고 그들의 삶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이제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Je suis a vous!)이 별다른 감정이 실리지 않은 일상적인 언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국에서 그들의 언어로 첫 마디를 뗄때 솔직히 겁이 난다. 그들이

내 말을 알아 들을지 발음은 제대로 하는지 혹은 혹시 틀린 문법을

사용하여 그들이 나를 무식한 이로 여기지 않을지 정말 오만가지

걱정과 염려가 앞선다. 하지만 첫 마디를 하고 난 후 모든 것이

기우였음을 알게 된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실수하면 수정하고

틀리면 다시 해보면 되는데 여기서 입을 닫아 버리면 그 이상의

진보는 없다. 저자도 그렇게 무던히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언어는 생물이다. 때문에 언어에는 온도가 존재하며 그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나누는 대화 한 구절 속에서 살아 숨쉬며 개인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보통 외국어에 대한 책이라면 모국어와

외국어의 구별 없이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말하는게 기본인데

저자는 내 모국어는 한국어고, 프랑스어를 배웠고, 오랜세월

익숙해져도, 프랑스는 영원한 이방 언어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함박 웃음이 지어졌다. 우리 모국어는 한국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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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피아니스트의 88 클래식 - 88개의 건반마다 스며드는 위대한 클래식 선율
김용진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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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어렵다는 상식을 단숨에 깨버리는 감성 가득한 설명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모두가 사랑해 마지 않는 88개(책의

표지에 적힌 88은 인간의 청각 범위를 완벽하게 충족시키기

위한 범위를 의미한다)의 건반을 지닌 피아노로 풀어내는

거장들의 걸작들을 아재의 구수하며 유쾌한 설명과 몰빵, 장꾸,

근자감과 같은 단어들을 통해 흥미와 접근성을 높여준다.


이 책은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리스트와 같이 피아노라는

단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익히 이름을 들어 봤을 클래식 거장들

각각의 스타일과 특성을 설명한다. 각각의 곡들이 어떤 배경과

상황 속에서 만들어 졌는지를 통해 음악과 사회 현상과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 주고 작곡가들의 삶과 생애를 통해 그들이 각각의

곡들을 어떠한 의도를 만들었으며 작곡 당시의 배경이 어떠했는지

알수 있다. 말미에 다루는 에티켓 부분은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공연장 기본예절에 대해 알려준다. 몇 일전 모 공연장에서 만난

빌런이 생각났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악보에 대한 설명이다. 먼저 악보를

제시하고 악보를 해석하며 연주의 방법이나 기법등을 세세하게

알려 준다. 음악에는 정답이 없다. 때문에 연주자의 확실한 컨셉과

곡 해석은 그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청중의 반응을 좌우한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작곡가의 생각과 삶 그리고 작곡 당시의

상황이 곡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기술한다. 실제 같은 곡도

연주자에 따라 그 느낌이 천양지차인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여기에 저자의 친절함은 QR 코드를 통해 해당 연주를 비교 감상할

수 있게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음색이 매력적인 쳄발로(Cembalo,

영어 harpsichord)에 관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쳄발로의 건반 수는

보통 61 또는 63개로 되어 있으며, 61건반의 경우 F1-F6, 63건반의 경우

F1-G6의 음역을 갖는다.


클래식은 아는 만큼 들리고 재미있다고 한다. 몇 번이고 클래식에

도전하다 고배를 마셔 본 나에게 이 책은 '다시'를 떠올리게 한다.

천천히 조금씩 원하는 부분을 읽어 나가며 클래식이라는 거대한

산을 오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거장의 이 한 마디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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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 무삭제 완전판 문학사상 세계문학
안네 프랑크 지음, 홍경호 옮김 / 문학사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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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작이고 분명 제목도 기억하고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고 알고 있고 '다락방'과 '키티'라는 중요 요소들이 있다는 것도 아는데

정작 그 내용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오래전 대학 시절 교양으로 들은

수업의 일부로 읽었던게 마지막이니 많은 시간이 흘러 이렇게 한소녀가

쓴 글을 다시 만났다.


'키티'는 안네가 생일선물로 받은 일기장이다. 일기장에 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솔직한 마음을 담아내기 시작하며 이 글은 시작된다. 내용의 시작은

비교적 평화롭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더 악랄해지는 히틀러의 반유대

정책은 유대인의 삶을 더욱 힘들게 옭죄오고 피폐하게 만든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의 우리 조상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소녀는 자신의 눈에 비친

유대인의 일상이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다.


유대인들에게는 강한 규제가 있었다. 유대인이라는 마크를 달고 다녀야

했고, 자유라고는 전혀 없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렇게 함께 피신처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누군가의 밀고로 아우슈비츠로 추방되고 결국 모두

사망한다. 비록 소녀의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과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는것이 얼마마 소중한지, 환경이 어떠하든지 그 안에서

찾게 되는 아름다움과 자신에 대한 열망이 얼마가 강한 힘을 가지는지,

어떠하든지 여전히 남아 있는 무언가를 붙잡는 것이 얼마가 귀한 일인지

삶을 통해 여실히 증명해 낸다. 그래서인가. 출판사는 '홀로코스트를

기록한 가장 설득력 있는 문장'이라고 이 책을 소개한다.


문학사상이 펴낸 안네의 일기는 국내 유일의 무삭제 완전판이자 란네

프랑크 하우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권뿐인 한국어 판본이다. 1942년

6월 12일부터 1944년 8월 1일까지 편지 형식의 일기를 썼다. 초기

출간본들은 성에 관한 묘사, 은신처 거주자들이나 엄마의 부정적인 면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부분을 삭제한 채 출간된데 반해 이번 무삭제 본은

안네가 느끼는 모순적 감정이나 어른들을 향한 반항심, 솔직한 성적

욕망등이 가감없이 담겨있다. 사실 이렇게 묘사된 번역본은 처음이다.

책의 말미에 '쓰이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안네의 본명과 은신처 거주자들

도와준 이들에 대한 기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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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속의 봉봉
가토 아야코 지음, 안소현 옮김 / 소담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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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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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속의 봉봉
가토 아야코 지음, 안소현 옮김 / 소담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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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상상력의 끝은 어딜까. 그 풍부한 상상력은 동화임에도

몰입감과 흡입력을 가지고 신선하다. 청소기 속에 살고 있는

봉봉과 아빠 이들의 정체는 '먼지'다. 멈춰선 청소기 속에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놓고 사는 봉봉이 좋아하는

놀이는 탐험이고 봉봉은 궁금한것이 참 많아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반짝이며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잘 찾아 보면 호기심

가득한 눈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플라스틱 컵(죽이나 튀김 포장하면 따라오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를 발견한 봉봉의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모자'라고 대답하는 아빠와 그런 아빠에게 뭐든지 아신다고

자랑하듯 말하는 봉봉, 얼핏 들으면 바보들의 대화 같은데

그 안에 우리의 어릴적 추억과 나름의 생각할 꺼리들이 가득

들어있다. 아빠가 정성껏 만들어 놓은 아늑한 공간이 청소기의

회전과 함께 날아가 버리고 생존의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봉봉이와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네 삶을 돌아 보게 된다.


그림 속 쵸정들은 참 밝아 보였지만 나에겐 "아빠.가요!" 이

문장과 '빛이 비치는 쪽으로'라는 문장이 참 슬퍼보였다. 철없이

새로운 곳을 향해 쩌나는 것 자체가 좋은 아이와 새롭게 시작해야

될 그곳이 낯설고 두려울법한 아빠의 굽은 허리는 오래전 우리네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과연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해진다. 물론 동화 속에서는 좋은 마무리로 글을 마치지만

나름의 상상을 해 보았다.

이 작춤은 <제 10회 다케이 다케오 기념 일본 동화 대상 그림책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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