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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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이병헌과

김윤석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척화파(김상헌, 김윤석분)와

주화파(최명길, 이병헌분)의 수장으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멋졌던 기억이 난다. 상대를 공략하되 도를

지키며 그러나 최선을 다해 물고 늘어지며 공략하는 모습을

보며 당시의 정치 상황이 안타까웠다.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사옵니다'나 '전하 정녕 칸의 신하가

되시겠사옵니까'라는 두 신하의 대화는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이 책에도 그렇게 기발한 변론을 하는 장면이 여러군데

나온다. 그 중에서 자공의 반론은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당신이 노나라를 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노나라는 성벽도

낮고 성을 둘러싼 연못은 좁고 얕으며 대신들도 위선적이고

상대할 가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임금도 어리석고 어질지

못해서 병사들과 백성들도 남과 전쟁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이런

나라와 싸워봤자 아무런 득도 없습니다. 오히려 부차가 왕으로

있는 오나라를 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오나라는 성벽도

두껍고 성벽을 둘러싸고 있는 연못도 넓고 깊으며, 정예 병사들이

좋은 무기로 무장하고 있으며, 대신들도 현명합니다. 이러니

강대국인 제나라로서는 오히려 오나라 정벌이 명분이있습니다.'

빈큼이 없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반론이다. 이런 멋진 말싸움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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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국지
임창석 지음 / 아시아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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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피로 형성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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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국지
임창석 지음 / 아시아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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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친절하다. 역사를 다루는 소설이라서 그런지 중간

중간 지도가 등장한다, 덩사의 세력 분포와 영토와 국경을

보여주는 지도 덕분에 소설을 읽기가 훨신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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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약은 내가 만든다 - 한진 원장이 공개하는 삼다요법 처방전
한진.전유성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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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도 필요없다. 세가지 정도의 약재를 넣고 끓여서 마시면 된다.

너무 쉽다. 그래서 처음에는 '설마'했다. 여기에 개그맨이 공저라

솔직히 조금 의아했다. 책을 읽어 나가며 기본에 충실한 설명과

지루함을 달래주는 신선한 아이디어에 흥미가 생겼다. 물론 현재

나의 몸 상태와 유사한 증상들이 몇가지 등장해서 더욱 그랬다.

다만 아쉬운것은 '좀 더'라는 점이다.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딱

그 지점에서 글을 맺으니 조금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약방에 감초'라는 말 때문에 감초는 무언가 다른 약재와 섞여야만

효능이 있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자체로도

충분한 약효를 지니고 있음을, 두통에 강황과 천궁 가시오가피를

1:1:1의 비율로 복용하면 좋다는 것등을 알려준다. 특별히 세가지

약재로 한정하는 이유를 '너무 많은 약재으 추가 배합이 이루어

지면 약물의 상호 작용은 물론 귀경(歸經, 섭취한 약물이 가는목적자),

성미(性味, 차갑고 따뜻하고 서늘하고 더운 성질과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다섯가지 맛)가 뒤엉켜 예샹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기

떄문이다'고 밝힌다. 또한 모든 차는 2개월 혹은 3개월 정도를 마시고

한 달 정도 쉬었다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과유불급(過猶不及)

떄문이다. 끓이는 방법도 의외로 간단하다. 약재를 1:1:1의 비율로

약재의 양보다 5-6배의 물을 넣고 30분 정도 끓이면 되고 남은건

냉장 보관후 마셔도 된다. 이정도면 그냥 보리차나 둥글레차 뜷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단,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어려운 약재는

기술하지 않았다. 누구나 쉽게 자신에게 필요한 보약을 만들 수 있게,

어려운 한자는 피하고, 시중에 쉽게 구할 수 있는 한방 재료 3가지를

1:1:1의 비율로 끓여 차처럼 마시는 삼다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안다. 문제는 '의지와 실천'이다. 다행히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약재와 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괴 예방및 완화가 가능한 방법들이

있다. 건강은 말에 있지 않고 행동에 있다. 아는것이 문제가 아니고

그렇게 하는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런점을 우리에게 전하기 위해

실천하기 쉬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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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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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을 소설가에서 영화인으로 탈바꿈 시킨 작품 무진기행을 '안개'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김미현교수가 쓴 김승옥론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김승옥은 김승옥이어서 김승옥이다' 특유의 빼어난 문체로 '감수성의

혁명'(유종호)을 보여줌과 동시에 '슬픈 도회의 어법'을 누구보다도

절제하며 소설화함으로써 김승옥은 1960년대 문학의 기둥이며 한국

문학의 근대성 논의에 뚜렷한 이정표를 남겼고 한국 소설의 아킬레스건

이었던 감정의 과잉이나 지성의 부족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승옥의

소설들은 기존의 도덕적 상상혁과 윤리적 세계관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롭고 감각적인 시선, 기발하고 섬세한 묘사로 현실과 환상을 조화롭게

담아낸다.

「무진기행」은 "무진 Mujin 10Km"에서 시작해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로 끝나고 있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문장에서 하인숙을 버리고 무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자신에

대해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라고 서술한다. 우리가 부끄러움을

잊어갈 때, 그 잊어버린 부끄러움이 또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다. 저자의 부끄러움은 무엇일까.

부끄러움이란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각인데 저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려고 하는 것일까 자존심이 있는 이가 느끼는 감정이 부끄러움일진데

저자가 의미하는 자존심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 잠시 멈추어섰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인간만이 성숙할 수 있다.

무진은 인개 무(霧)에 나루 진(津)을 써서 '안개 나루'라는 의미를 가진

허구의 도시이며 저자가 어린시절을 보낸 전라님도 순천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알려진다. 솔직히 어렵다. 작가의 언어의 광의적 표현은

머리를 쥐어 짜듯이 고민을 하게 만든다. 문장이 길어 짐에도 지루하지

않고 짧고 간결한 문장보다 더 강한 잔상을 남긴다.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단어를 쌓아 올린다. 허물어질듯 힘겨워

보여도 계속 단어들을 쌓아 올려 문장을 완성하는데 그 문장이 너무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 이렇게 말하는 듯 하다. 아침의

백사장을 거니는 산보에서 느끼는 시간의 지루함과 낮잠에서 깨어나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이마를 손바닥으로 닦으며 느끼는 허전함과 깊은

밤에 악몽으로부터 깨어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급하게 뛰고 있는 심장을

한 손으로 누르며 밤바다의 그 애처로운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의 안타까움, 그런 것들이 굴 껍데기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나의 생활을 나는 '쓸쓸하다'라는, 지금 생각하면 허깨비 같은

단어 하나로 대신시켰던 것이다. 이쯤되면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책의

곳곳에서 현실과 환상이 교차한다. 무진이라는 허구의 도시가 아닌

우리가 언젠가 돌아가야할 고향과도 같은 그런 향취와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우리에게 무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진기행이 나오고 3년 뒤에 나온 영화가 김수용 감독의 '안개'다. 무진기행은

1967년도, 1976년, 1987년에 영화로 만들어졌고 배우 윤정희는 두번이나

하인숙 역을 연기했다. 김수용 감독은 소위 문예영화의 거장으로 이광수의 소설

'유정', 김동리 현진건의 소설등을 영화화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아쉽게도

2000년 이후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고 배우 신성일 역시 없다. 최근

영화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해서 다시 회자되는 무진기행. 난

역시 예전에 읽고 보았던 그것이 더 나아 보인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깊은 여운을 남긴 대사 한 줄을 옮겨 본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 영화 < 헤어질 결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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