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하룻밤'은 무리다. 솔깃했지만 나의 기세는 이내 꺽여 버렸고
며칠이 지나서야 겨우 완독을 하게 되었다. 두껍진 않다. 그러나 그
내용은 두께에 비례하지 않고 무수한 생각거리들을 던져 준다. 책의
제목에 몰입하면 이내 책이 지루해진다. 잠시 제목은 미뤄두고
전반적인 정치철학을 배워 본다는 자세로 책을 대하면 의외로 시간이
잘 간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양하다. 내전을 겪으며 무정부에 가까운
붕괴를 바라보며 차라리 절대 왕권이 이런 무질서보다는 낫다는 의견을
내놓은 홉스, 자신의 노동력을 근거로 생산된 것은 자신의 것이므로
이것이 잘 지켜지도록 사회계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로크, 입법과 행정
사법의 삼권 분리를 주장한 몽테스키외,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주장했던 버크등을 소개한다. 책을 읽으며 난
학부떄 도대체 무슨 철학을 배운거지 라는 의문과 함께 철학은 치열한
고통의 산물이고 정치철학은 피의 증언이다. 이를 흥미로 대하니 어렵고
지겨울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보수주의는 계몽의
폐단을 막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발생한 산물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