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3 (무선) - 제1부 한의 모닥불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태백산맥3권]은 여러 작은 사건들을 통해 빨치산 부대가 율어지역을 해방구로 장악하는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권이었다. 3권에서는 지주들에게 착취당하는 소작인들의 삶이 잘 드러나는데, 전체 국민의 8할이 농민이던 시절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수확량의 8할, 9할을 지주에게 빼앗기고 배를 곯아야 했던 민중들의 삶이 너무 가슴 아팠다. 평야지대인 호남에서 왜 동학운동이 시작됐는지, 여수·순천에서는 왜 반란이 일어났는지, 모든 일의 시작은 불평등하고 착취적인 소작제도였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민중들의 땅을 빼앗고, 민중들을 굴복 시키기 위해 지주들의 권한을 키워주고, 지주들에 일본을 등에 업고 소작인들을 더 악랄하게 착취해왔다. 우리나라 기득권의 뿌리, 보수의 민낯을 보는 것만 같아 아찔지만 그럼에도 이번 총선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중들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계속 저항하고 연대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나는 이것이 진보이고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소작인의 피와 눈물 만큼이나 엄혹한 시대 여성들에게 가해진 폭력 역시 잘 드러난 권이었는데 책을 읽기 힘들 정도로 여성에게 가해진 고문이나 성폭력, 성고문 등이 많았다. 여성운동이 왜 사회적 소수의 운동이 아닌 사회적 약자의 보편적인 문제로 확장되야 하는지 소작인과 여성들에게 가해진 착취와 폭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했다. 폭력적인 사회에서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사회적 약자라는 것, 그래서 약자들과의 연대가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제1부 한의 모닥불(여순·순천사건 이후)


  21장 탈주제보


  염상구의 청년단에게 미행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지숙은 병원 전명환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 안상진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암호를 통해 전달한다. 병원에 발길을 끊은 이지숙을 의심스럽게 생각한 청년단 단원은 염상구에게 이를 보고하고 염상구는 병원의 간호사를 붙잡아와 고문을 통해 안상구를 치료했다는 자백을 받아낸다.

 들목댁은 소화를 찾아가 시아버지의 명복을 비는 굿을 청하고 좌익의 아내라는 이유로 소화는 들목댁에게서 연민과 동지애를 느낀다.

 송선생을 면회하기 위해 순천으로 가던 김범우는 우연히 조한규를 만나는데, 벌교상업고등학교의 교사로 와달라는 조한규의 제안을 거절한다. 김범우를 송선생이 광주 고법으로 넘겨져 만나지 못하고 학교에 들렸다가 사회개혁의식이 강한 이명준과 좌익을 피해 북에서 내려 온 선우진 선생의 이념 논쟁에 동참하게 된다.


  22장 병원사건


  전명환 원장은 이지숙의 전화를 받고 염상진과 안상민을 대피시켰고 염상구는 병원을 쫒아가지만 허탕을 친다. 안창민을 치료하고 도주를 도왔다는 이유로 전명환 원장과 이지숙은 체포되고 이지숙은 염상구의 모진 고문에 시달린다. 전명환 원장은 사상보다고 인간의 생명이 더 중요했다고 주장하고 이지숙은 이념 때문이 아니라 안창민과 사랑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그를 도왔다고 자백한다.

  

  23장 계엄군주둔


  벌교에 계엄군이 내려오고 계엄 사령관으로 심재모 중위가 부임을 받고 온다. 심재모 중위는 학병 출신으로 좌익을 소탕하기 위해 내려오긴 했지만 친일파를 적대시하고, 민중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군인과 토발대에게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말 것을 당부하고 민생보호와 민생수습을 위해 애쓴다. 

  전명환 원장과 이지숙, 간호사는 재판을 통해 징역1년을 선고받지만 상고를 결심한다. 들목댁은 소화의 제안으로 소화의 집에 들어가 집안일을 도와주기로 한다.


  24장 분노의 소작인


  소작을 준 땅과 술도가를 팔고 이사갈 계획을 꾸미고 있던 정현동 사장의 집에 소작인들이 들이닥친다. 소작인들은 토지개혁이 시작되면 소작인에게도 땅에 대한 소유권이 있음을 주장하지만 정현동 사장은 자기 땅을 자기 마음대로 할 뿐이라며 소작인의 요구사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소작인들은 분노에 차 정현동 사장의 집을 부수고 그의 처남 한갑수를 집단 폭행하게 된다. 군인에게 잡혀간 소작인들은 구금되고 정현동 사장은 이들의 강한 처벌을 요구한다. 심재모 중위는 이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고심한다.


  25. 농민, 그 사무치는 설움


  심재모 중위는 김범우의 제안으로 농촌 전문가인 서민영 선생을 만나러 가고 서민영 선생을 통해 농촌문제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서민영 선생은 조선시대부터 국민의 8할이 농민이었기 때문에 농민 문제야 말로 나라의 문제라고 하면서 일제시대 '토지조사사업'을 시작으로 한 착취의 역사와 지주세력의 소작인 수탈, 소작인을 상대로 한 고리대금업 등에 대해 비판하고 동학농민운동은 농민운동이었고. 대구의 10.1 폭동 역시 미군의 미곡수집법에 대항한 농민운동이였음을 강조한다.


  26. 겨울달빛 실린 고샅길


  안창민의 어머니 신씨는 창고에 있는 쌀을 팔아 전명환 선생과 이지숙을 옥바라지하기로 결심한다. 책방주인 문기수는 염상진에게 청년단에 세포를 심고 계엄군을 포섭하고 정보활동을 전개하라는 최후 지령을 받는다.

  지주는 지주끼리 소작인은 소작인끼리 모여 정현동 사장의 소작인 난동 사건에 대해 각자의 입장에 유리하게 처리되기를 희망한다. 


  27장, 우리의 국토를 양단시킴으로써 민족을 분열시키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하려 한다.


  심재모 중위는 김범우가 병원 사건으로 진정서를 돌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소작인 난동 문제 역시 진정서로 해결하려고 한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을로 내려온 배성오는 집 창고에 숨어 지내고 그의 어머니 과수댁이 배성오를 돌봐준다. 

  서민영 선생은 손승호와 김범우를 불러 벌교상업고등학교의 교사로 갈 것을 제안하고 국토양단과 민족분열, 동족상잔의 비극을 염려한 백범 김구의 말을 전하며 이념갈등 보다 중요한 민중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28. 아부지는 얼굴도 몸도 뻘건 디는 하나또 웂는디 워째 사람들은 아부지보고 빨갱이라고 할까?


  염상진의 자녀인 덕순이와 광조는 병이 난 어머니를 위해 참게를 잡으러 간다. 광조는 아버지 염상진의 몸은 빨갛지 않은데 사람들이 왜 아버지를 빨갱이라고 하는지 궁금해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염상진은 조직책회의를 비밀리에 소집하고 투쟁을 개시할 준비를 한다.

  정하섭이 현부자네 별장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돈을 장만해 떠난 것을 알게된 청년단은 소화와 들목맥을 잡아 들이고 소화는 모진 고문에 정하섭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중 유산을 한다. 전원장과 이지숙은 징역1년에 집행유예1년을 선고받고 벌교로 내려오고 이지숙은 학교를 그만둔다.


  29. 대나무 전설


  기차안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군인이 되서 좌익세력에게 복수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범우는 양쪽으로 갈라져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게 된 민중들의 삶에 한숨을 쉰다. 선우진은 수업 중 좌익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가 그날 밤 서너명의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대나무의 전설에는 착취당하던 소작인의 분노와 복수가 담겨 있는 슬픈 이야기였다.


  30. 전라도


  심재모는 정하섭의 침투로 좌익 소탕에 대해 고민하고 정현동 사장은 정하섭에게 돈을 준 낙안댁의 죄를 모두 뒤집어쓰고 구속된다.

  외서댁은 염상구의 아이를 임신하고 염상구에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애원한다.

  손승홍와 만난 심재모는 손상구를 통해 농토가 많은 전라도의 오래된 착취의 역사와 동학란이 전라도에서 일어나 경상도로 번져간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한이 맺힌 땅에 대한 민중의 수난을 듣게 된다. 


  31.읍내를 에워싼 불길


  배성오는 형 배윤오의 신고로 총에 맞아 죽고 과수댁은 목을 매달아 자살한다,

  정현동 사장의 집에 가서 난동을 피운 소작인들은 처벌을 피하는 대신 정사장에게 손해배상과 처남의 치료비를 보상하기로 하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궁리한다.

  이지숙은 서민영 선생의 야학에서 교사로 일하기로 하고, 염상구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문이 돈 것을 알게 된 외서댁은 저수지에 뛰어 들어 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히 구조되어 목숨을 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4월 10일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정치에 관심 많으신 고관여층이 아닌 경우 각 정당의 후보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보고 누구에게 투표할 지를 결정합니다. 이번 선거는 거대담론은 잘 보이지 않고 상대를 헐뜯고 혐오하는 말들만 넘쳐 나고 있어서 어떤 후보에게 투표해야 할 지 결정하기가 더 어렵지 않나 싶어요.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 논의해야 할 담론은 경제,기후,법 그리고 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영상에서는 경제,기후,법에 대해 정치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책3권 소개해드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은 2월에 읽은 책 3권 소개해드릴께요.
첫 번째 책은 희정 작가님의 [뒷자리]입니다. [뒷자리]는 투쟁이나 사건이 지나고 난 뒤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삶을 취재해서 엮은 책이에요. 투쟁 당시에 쓴 글과 투쟁이 지나고 난 뒤의 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이미 지나간 투쟁을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은 은유 작가님의 [해방의 밤]입니다. 제 삶 역시 무언가로부터 늘 해방을 맞으면서 완성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데, 해방에 대한 은유 작가님의 사유와 은유작가님 문체만으로도 너무 좋은 책이에요. 삶에 지쳤을 때 위로를 전해주는 책이라 요즘 사는 게 좀 버겁게 느껴지시는 분들께 강력추천하는 책입니다.
세 번째 책은 [세벽 세 시의 몸들에게]입니다. 돌봄을 개인, 한 가정의 문제로 생각할게 아니라 사회적 돌봄으로 끌어내서 잘 돌보고, 잘 돌봄을 받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3월 멋진 독서하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교철학은 과학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 종교는 없지만 불교철학 관련 책은 자주 찾아서 읽는 편입니다. [반야심경강의]는 법륜스님이 반야심경에 대해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간추리고 정리해서 낸 책이에요.

˝생겨남도 사라짐도 없다˝

내 마음을 알아 차리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는 회사일이 바쁜 하루였다. 퇴근 시간은 다가오지만 집에 가도 가사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 지치는 기분이 들었다. 옆 자리 동료에게 "퇴근해서 집에 갔는데 누가 짠 하고 저녁을 차려 놓고 있으면 너무 좋겠다"며 퇴근했는데, 진짜 저녁이 차려져 있었다. 목감기가 심해서 연차를 내고 쉬고 있던 신랑이 컨디션이 좋아졌다며 차려준 밥상이었다. 정희진 작가님은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에서 자기 입에 들어가는 밥은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늘 신랑과 아이들의 입에 들어갈 밥을 차려주면서도 내 입에 들어갈 밥을 해준 신랑에게 "고마워"라고 말한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가. 신랑의 가사노동이 늘 고맙고,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해방의 밤]은 은유 작가님이 주부로서 살아온 지난 삶이 녹아있어서 유난히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할 것들로 꽉 짜인' 일상에서 '밤'은 은유 작가님에게 해방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하루치 노동을 마치고 나를 대면하는 시간, 가까스로 입장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20년을 직장일과 가사일, 육아를 병행하며 살아오면서 나 역시 아이들이 잠이 들고 난 후의 '밤'에만 오롯이 나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아들이 성인이 되고 딸이 17살이 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로 시작한 여러가지 것들을 해내는 게 여전히 버겁고 힘들 만큼 시간은 늘 부족하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노동, 가사노동. 


은유 작가님이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밤'에 '나를 살린 숨구멍'인 책으로 편지를 쓴 글을 모은 [해방의 밤]은 '살림서사'와 책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 보물 같은 책이었다. 


'책을 통해 대비할 수 있는 일이란 없고 벌어진 일은 벌어지고 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밤에는 문학만이 나를 살려두었다" -박혜진 [이제 그것을 보았어] 중에서 / [해방의 봄] p.358


좋은 책을 너무 많이 소개해주셔서 장바구니가 폭파 직전이지만 가사일과 직장일 등 꽉 짜인 일상 속에서 '바깥을 보며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자유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낀 책이었다.


+책은 책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나온 책은 '나'를 통과하면서 또 따른 색을 띄게 되겠지.

인터넷에서 인종차별 철폐 집회 사진을 봤는데 흑인이 든 피켓에는 이런 문구가 써 있었다. ‘평화는 백인의 단어다. 해방이 우리의 언어다.‘ 모아놓고 나니 이 책에도 해방이란 말이 꽤 여러번 등장한다. 읽는 사람이 되고부터, 즉 고정된 생각과 편견이 하나씩 깨질 때마다 해방감을 느꼈기에 쓴 것 같다. 나도 해방을 우리의 언어로 삼는다. 비록 앎이 주는 상처가 있고 혼란과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무지와 무감각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나의 무신경함이 누군가의 평화를 깨뜨릴 수 있으며, 적어도 약자의 입막음이 평화가 아님은 알게 되었다. 더디 걸리더라도 배움을 통한 해방은 내적 평안에 기여하고 낯빛과 표정을 바꿔놓는다고 믿는다. 해방은 평화를 물고 오는 것이다. - P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