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키스의 말 - 2024 제18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배수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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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장례 세일>을 읽고 어쩌면 내가 저 상황이었어도 그랬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상당히 냉혈한에 배은망덕한 자식처럼 보이지만 직접적인 간병은 아니더라도 오래 그 상황을 겪어본 입장으로, 가족의 죽음을 몇 년간 상상하고 겪다 보니 생각보다 죽음은 덤덤했다.
그렇다고 안 보고 싶고 안 그립고 안 슬프고 그런 건 전혀 아니지만, 갑자기 가족을 잃은 슬픔과는 다르다는 것.
가장인 ’현수‘의 입장과 그의 상황들을 고려하고 읽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또 인상 깊었던 건 <허리케인 나이트>
누구나 겪었을 ’불편한 관계‘의 이유 중 하나인 빈부격차를 이야기한 작품인데 생각보다 너무 공감됐다.
나도 대학 때 이런 친구가 있었는데 (그렇다고 너무 차이 난 건 아니지만 대학 때 자기 차가 있었음 말 다 했지) 사실 그 친구가 티를 내고 다녔다거나 깔보거나 눈치를 준 건 아니지만 내가 느낀 괜한 자격지심..

같이 여행 간 에피소드에서 자연스러운 리드와 리드당함, 뭔지 알 것 같다.



당선작인 <바우키스의 말>은 상당히 난해했다. 아 작가님,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달걀과 닭> 번역하셨군요? 쩝...
아직 내 독서력을 더 늘려야 되구나, 심사평을 읽어도 어려운 의식의 흐름 같은 작품이라, 언젠가 배수아 작가님 작품, 가장 쉬운 걸로 다시 도전해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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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랜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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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두 나라로 나뉘었다?
요원들은 24시간 모든 사생활이 감시되지만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연방공화국, 신권정치로 12사도가 이끌며 기독교 교리를 믿으며 나라가 정해준 결혼 대상, 혼전 성생활 금지 등 이를 어길 시 공개 화형을 하는 공화국 연맹

극단적으로 나뉜 두 나라, 과연 어느 쪽에서 살 것인가?


주인공 샘 스텐글은 연방공화국 정보국 요원으로 어느 날 공화국 연맹 요원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며 밤대로 생포 작전을 부여받는데 그 대상은 평생을 모르고 지냈던 이복동생의 존재이다.

공화국 연맹과 연방공화국의 국경 사이 존재하는 중립지대에서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나라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



누가,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스텐글의 생활을 보면서 미치지 않고 살아가는 게 대단하다고 느꼈다. 24시간 자신의 행동을 감시하고 대화를 들을 수 있는데, 심지어 성생활까지 중계된다는데 이게 사는 것인가?


진짜 진지하게 두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하란다 면 차라리 공화국 연맹이 괜찮을지도.. 결혼 상대를 정해준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지만 이 책을 보니 몰래 외도하는 것도 가능한 듯싶다. 그리고 감시보다 훨씬 낫다.


스텐글의 숨 막히는 잠복 작전과 내 믿음을 저버리는 마지막 반전까지! 작품 중간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은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며 읽었다. 마무리도 살짝 아쉬웠지만 상상으로만 하던 콘셉트들을 글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부터 읽었는데 당선된 후 읽으니 재밌네,ㅎㅎ (작가님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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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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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소년과 동물의 교감은 놓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놀라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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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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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텍사스에서 부는 먼지폭풍에 부모님과 동생을 잃은 주인공 우드로 윌슨 니켈 일명 ‘우디’는 고향 텍사스주 팬핸들을 떠난 어느날 ‘그레이트 허리케인’을 만나며 정착한 그의 삶이 또다시 무너진다.

한편 허리케인을 이겨낸 두 기린 ‘걸’과 ‘보이’를 만난 우디는 그들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린이 탄 트럭을 쫓기 시작한다. 정말 우연한 계기와 우디의 끈질김으로 트럭 운전수가 되면서 우디와 존수 영감의 여행이 시작된다.




솔직히 중간에 우디가 저지르는 멍청한 실수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했다. 그런데 존스 영감의 말처럼 나는 우디처럼 가족을 잃어본 적도, 더스트볼을 경험한 적도 그리고 우디만큼 가난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가 그 유혹들에 넘어가는 걸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어거스터, 그녀를 용인해주는 우디의 어리석음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존스 영감이 있었기에 나이 듦이 무엇이고 누군가보다 더 많은 경험이 다양한 이해와 포용을 불러온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은 정말 많은 고난과 시행착오가 나온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거의 대부분이 기린을 트럭에 태우고 동물원에 가는 내용이니 얼마나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겠는가. 거기에 우디가 제공하는 실수들도 어마무시하지만 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존스 영감이 있다.

그리고 전에 읽었던 <사방에 부는 바람>이 한 몫했다. ‘더스트볼’을 겪은 텍사스 사람들의 고통은 언급한 <사방에 부는 바람>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겪은 이별의 고통과 가난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고 우디가 그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니 그의 실수들도 이해된다.


이 책의 내용은 우디가 겪은 고통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아서 대부분의 독자들이 나와 같이 우디를 답답해했겠지만 미국의 모래 폭풍에 관한 내용을 아는 독자라면 우디의 행동도 이해할 듯.

그리고 좁은 트럭에서 최선을 다해 어려운 여행을 이겨내준 기린들이 대견하고 우디가 기린에게 느낀 감정들도 같이 느꼈다. 항상 느끼지만 동물과 인간에 관한 내용은 언제라도 좋은 듯.
추운 겨울, 따뜻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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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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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대지> 시리즈 저자의 데뷔작이라니..
그런데 약 1800쪽 대작을 써냈다니...!
사실 <부사진 대지>시리즈도 첫 번째 <다섯번째 계절>만 읽었는데 그 한 권이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이번 황금가지 출판사에 서평단 신청을 했고 당첨되었다.


사실 대서사시를 예고해서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 일줄 몰랐다.
작가님이 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신이 있는데 그 신을 다스리는 종족? 신을 ‘무기’라고 표현하는 아라메리 종족과 신들의 기묘한 동거.

과거 아라메리 종족의 유일한 후계자였던 주인공 예이네의 엄마 케니스가 후계자의 자리를 포기하고 예이네를 낳았고 할아버지의 초대(?)에 의해 하늘궁으로 불리기전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내가 알던 엄마와 하늘궁의 엄마 사이 괴리감을 느끼던 중 출생에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계속 되는 후계전쟁. 그리고 위험하지만 너무 유혹적인 사랑.


크게 보면 아라메리 종족 후계를 차지하기 위한 예이네와 헤이터들의 전쟁이지만 그 디테일이 살아있다.
다만 나한테 너무 버거운 것. 생각보다 어려운 이름들이 너무 많고 중간에 잠깐씩 나오는 과거, 환상(?), 생각들이 던져지는데, 새롭게 창조된 세계를 이해하려는 나에게 이런 것들까지 따라잡고 이해하려니 버거웠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려면 메모가 필요했고 그러다보니 독서의 집중도가 매끄럽지 않았다.
다만 대서사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너무나 좋아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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