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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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소년과 동물의 교감은 놓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놀라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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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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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기, 텍사스에서 부는 먼지폭풍에 부모님과 동생을 잃은 주인공 우드로 윌슨 니켈 일명 ‘우디’는 고향 텍사스주 팬핸들을 떠난 어느날 ‘그레이트 허리케인’을 만나며 정착한 그의 삶이 또다시 무너진다.

한편 허리케인을 이겨낸 두 기린 ‘걸’과 ‘보이’를 만난 우디는 그들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린이 탄 트럭을 쫓기 시작한다. 정말 우연한 계기와 우디의 끈질김으로 트럭 운전수가 되면서 우디와 존수 영감의 여행이 시작된다.




솔직히 중간에 우디가 저지르는 멍청한 실수들이 너무 많아서 답답했다. 그런데 존스 영감의 말처럼 나는 우디처럼 가족을 잃어본 적도, 더스트볼을 경험한 적도 그리고 우디만큼 가난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가 그 유혹들에 넘어가는 걸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어거스터, 그녀를 용인해주는 우디의 어리석음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존스 영감이 있었기에 나이 듦이 무엇이고 누군가보다 더 많은 경험이 다양한 이해와 포용을 불러온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은 정말 많은 고난과 시행착오가 나온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거의 대부분이 기린을 트럭에 태우고 동물원에 가는 내용이니 얼마나 다사다난한 일들이 있겠는가. 거기에 우디가 제공하는 실수들도 어마무시하지만 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존스 영감이 있다.

그리고 전에 읽었던 <사방에 부는 바람>이 한 몫했다. ‘더스트볼’을 겪은 텍사스 사람들의 고통은 언급한 <사방에 부는 바람>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이 겪은 이별의 고통과 가난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고 우디가 그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니 그의 실수들도 이해된다.


이 책의 내용은 우디가 겪은 고통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아서 대부분의 독자들이 나와 같이 우디를 답답해했겠지만 미국의 모래 폭풍에 관한 내용을 아는 독자라면 우디의 행동도 이해할 듯.

그리고 좁은 트럭에서 최선을 다해 어려운 여행을 이겨내준 기린들이 대견하고 우디가 기린에게 느낀 감정들도 같이 느꼈다. 항상 느끼지만 동물과 인간에 관한 내용은 언제라도 좋은 듯.
추운 겨울, 따뜻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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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왕국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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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대지> 시리즈 저자의 데뷔작이라니..
그런데 약 1800쪽 대작을 써냈다니...!
사실 <부사진 대지>시리즈도 첫 번째 <다섯번째 계절>만 읽었는데 그 한 권이 너무 재밌었다.
그래서 이번 황금가지 출판사에 서평단 신청을 했고 당첨되었다.


사실 대서사시를 예고해서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 일줄 몰랐다.
작가님이 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신이 있는데 그 신을 다스리는 종족? 신을 ‘무기’라고 표현하는 아라메리 종족과 신들의 기묘한 동거.

과거 아라메리 종족의 유일한 후계자였던 주인공 예이네의 엄마 케니스가 후계자의 자리를 포기하고 예이네를 낳았고 할아버지의 초대(?)에 의해 하늘궁으로 불리기전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내가 알던 엄마와 하늘궁의 엄마 사이 괴리감을 느끼던 중 출생에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계속 되는 후계전쟁. 그리고 위험하지만 너무 유혹적인 사랑.


크게 보면 아라메리 종족 후계를 차지하기 위한 예이네와 헤이터들의 전쟁이지만 그 디테일이 살아있다.
다만 나한테 너무 버거운 것. 생각보다 어려운 이름들이 너무 많고 중간에 잠깐씩 나오는 과거, 환상(?), 생각들이 던져지는데, 새롭게 창조된 세계를 이해하려는 나에게 이런 것들까지 따라잡고 이해하려니 버거웠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려면 메모가 필요했고 그러다보니 독서의 집중도가 매끄럽지 않았다.
다만 대서사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너무나 좋아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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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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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재밌었다 강력추처어어어어언!!!!


드디어 완독했다. 이 책을 읽어보려 도서관에서 몇 번을 빌렸던가, 이제는 읽어야지 책을 펼치자마자 4일이 호다닥 지나가버림. 대출 4트만에 완독 성공.
너무 순식간에 읽혀서 이 엄청난 페이지가 훅훅 지나가는게 믿기지 않았고 점점 줄어들수록 더 읽을 수 없다는게 너무 슬펐다.
특히 마지막 뒤통수를 치는 반전은 이해를 못해서 네이버 검색까지 할 정도였는데 언젠가 한번 더 읽고 싶다. (이 참에 소장할까 싶기도 하고)



책 뒷페이지에도 나와있듯 등장인물은 5명이다.

1450년대 콘스탄티노플에 사는 고아 소녀 안나가 우연히 고대 그리스어를 배우고 오래된 필사본을 구하게 되는데 전쟁이 시작되며 필사본을 들고 도시를 탈출한다, 또 같은 시기 다른 지역에 기형적인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오메이르는 전쟁을 위해 자출되지면 역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탈출한다.


1950년 청년 지노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지만 포로 수용소에 붙잡히고 렉스라는 청년에 사랑을 느끼며 그에게 고대 그리스어를 배운다, 그의 권유와 우연찮게 발견된 한 필사본을 오랜 시간이 지나 번역하게 되는게 그게 바로 [클라우드 쿠쿠 랜드]이다.


2020년대에는 소년 시모어가 등장하는데 어느 날 집 근처 나무에서 올빼미를 만나게 되고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안정을 취하다 무분별한 개발이 안정을 주던 자연을 파괴하자 사회에 경고를 주려 도서관에 태러를 감행한다.


지구가 폐허로 변한 미래의 어느 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우주여행 중인 콘스턴스의 우주선 안에 원인 모를 전염병이 돌게 되고 방안에 혼자 갇혀 오랜시간 가상 도서관에서 지구를 여행하던 그녀가 어떤 ‘오류’를 발견한다. 또한 도서관에서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현재 삶의 이상을 느낀 그녀가 큰 결심을 한다.

(마지막 이 결심은 책 끝에 나오는데 대미를 장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반전과 감동이 있다.
1450년부터 22세기 까지 장장 7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클라우드 쿠쿠 랜드]라는 고대 작품이 이들을 묶어주는 놀라운 대서사시인데 등장인물들과 스토리를 이렇게 완벽하게 연결할 수 있다니, 작가님 정말 대단하다.)




800페이지의 등장인물 소개만으로 글이 이렇게 길어지다니, 다 읽고나니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오랜만에 제대로된 벽돌책을 만나서 너무 기쁘다.
요즘 한강 작가 덕분에 독서붐이 커지는데 입문자에겐 힘들겠지만 우리 인친님들은 과감하게 도전해보시라 추천드립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으로 엮인 사람들의 이야기와 대서사시를 좋아한다면 정신없이 빠지시게 될거에요.

(소장용으로 구매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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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리스
김선미 지음 / 한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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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칩에 관한 이야기를 8편이나 쓰셨다는 작가님. 15년간의 정보와 생각들 때문인지 단단하고 묵직한 소설을 만났다.



장기 이식을 위한 클론을 탄생시켜 인간이 좀 더 안정되고 오래 살려는 노력, 너무 비인간적인 생각과 비논리적인 생각이 책 속에선 현실이 되었다.
당연히 불법장기매매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반대하며 결국 응어리진 갈등이 폭발하며 나타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이야기하는 작품.


주인공 시욱은 클론 연구의 주체가 된 어머니의 밑에서 자랐으며 결국 정부가 동의한 ‘자신’의 클론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항상 혼자여서 외로웠던 시욱에게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천진한 클론 오안은 새로운 친구가 된다.
갈등이 있던 불법장기매매자들이 시욱의 집을 테러하고 시욱과 오안이 잡혀가게되는 내용이며 나중에 탈출하게 된 후 정부와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생각보다 잔인한데 솔직히 현실적인 문제들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아이들이 납치되어 돈 많고 병든 사람들에 장기를 내어주고 죽임당하는 장면들은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상황이라 안타까웠다.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클론을 만들어내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클론이 아무리 수동적이고 공격성이 낮아도 결국 인간과 살아가다보면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된다.



주인공인 시욱 역시 어머니가 이루어낸 성과의 그늘 밑에서 곱게 자라 그런지 현실의 냉정함을 견디기 머거워하고 하물며 오안의 손을 뿌리치는 장면은 세 번을 읽었다. 이렇게 답답하고 나약한 시욱에 무조건적 믿음과 사랑을 준 클론 오안을 보고 ‘이게 클론이구나.’ 생각이 들더라.. ㅎㅎ


책을 읽다 보니 시욱이 참 미웠고 오안은 참 어리석어보였고 권혜는 그냥 미쳤고 가나는 안타깝고…
여러 장면들에서 감정이입 너무 많이 되서 등장인물들 욕하면서 읽었던 작품 ㅎㅎ
책을 다 읽고 보니 <칩리스>라는 제목도, 책 표지도 모두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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