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마르틴 베크 시리즈 6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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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6번째 시리즈, 벌써?!


이번 작품에서 사건이 생각보다 쉽에 풀려서 좋았다. 지난 작품들은 몇 달에 걸쳐 수사하고 범인을 집았는데 이번엔 생각보다 금방 잡혔다.


한낮의 호텔에서 총격이 일어나고 유명한 사업가가 쓰러진다. 유유히 창문으로 도망간 범인은 그새 모습을 감추고 제대로된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 말뫼의 사건현장에 마르틴 베크가 지원을 나간다.

이쑤시개 사랑, 내가 애정하는 몬손이 있는 말뫼가 배경인 이번 사건은 무계획적 사건이 핵심이었던 것 같다. 다양한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자랑하는 피해자 팔렘그랜은 한 방의 총격으로 사망하고 여러 살해 동기를 의심하게 만든 그의 이전 행적들이 참 화려하다.

결국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범인과 살해동기가 참으로 현실적이라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번 편이 궁금했던 이유는 이전에 칼을 맞은 콜베리와 원인(?)이 되었던 스카케의 결말이 궁금했는데 이런식이구나ㅋㅋㅋㅋ

그리고 또 사건이외에 충격적인 마르틴 베크와 오사 토렐의 관계… 설마,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너까지냐 마르틴 베크 글고 몬손 ㅠㅠ

이번 작품은 사건 이외로 다양한 반전과 충격을 받아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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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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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쟁을 회상할 필요가 없어요. 지금도 내 모든 삶이 전쟁중이니까……”



전쟁을 겪은 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픈 고통이었다. 읽는 내내 슬펐다.

정말 어린 소녀들이 전쟁에 차출되거나 지원해서 길게는 4년간 지옥같은 삶을 지냈다. 당시 2차 세계대전 중이던 러시아(구 소련)의 많은 남자들이 사망했고 더이상 건장한 남자가 없게 되자 여자들이 징집되었다.
나라를 지키려 지원한 여자들도 있었고 국가의 부름을 받은 여자들도 있었지만 작품 속 여성들 대부분은 지원했다.


“우리 엄마가 결혼은 말리면서 전쟁에 나간다니까 말리지 않았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팠다. 자원한 소녀병사들은 애국심이 불탔지만 전쟁의 무서움은 몰랐다. 아직 다들 어려서…


갑작스러운 폭격으로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떨어져있는 가족을 모으는 엄마의 절박함을 그대로 느꼈다.
만 1-2살 된 아이를 잃어버렸을때의 심정, 그 아이가 10km를 걸었다니, 만 4살 우리 첫째쯤 되는 아이를 죽었는지 살았는지, 몇 년이나 볼 수 없는 상황은 또 어떻고?
아기가 있어서 그런지 자꾸 아이 이야기는 너무 공감되고 슬프고…


중요한 건 이 모든 이야기가 ‘여성’의 이야기라니..!
무의식 중에 자꾸 남성으로 착각하게 되는 이 잔인한 이야기가…


전장에서 총칼을 들고 싸우는 현장 말고도 그 뒷배경의 이야기더 충격적이었다. 수 없이 몰려드는 빨래감을 맨손으로 빨던 사람들, 끊임없이 몰려드는 부상자들을 돌보던 의료진들, 필요한 보급품을 걸어서 전달하던 보급병사들, 하루 수백통씩 위로 편지를 쓰던 여인들, 쉴 틈 없이 죽을 쑤고 빵을 구워 병사들을 먹이던 취사병들 등. 전장 뿐 아니라 전장 밖도 또 다른 전쟁터였고 나는 이런 현실이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전쟁이, 그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많은 피를 흘린 전쟁이, 60년 전에 일어났던 그 전쟁이 24년 현재에도 일어난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면 나는 어떡하나… 너무 무섭다. 사랑하는 내 가족 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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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 환상하는 여자들 2
브랜다 로사노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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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에게 무엇이 부족합니까, 전부 다 가지지 않았습니까, 오늘 부족한 것이 없다면 내일도 부족한 것이 없을 겁니다.“



이 책은 ‘팔로마’라는 여인이 혐오 사건의 피해자가 되면서 시작되는데 사실 정확히는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화자는 팔로마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조에‘와 피해자 팔로마의 친척이자 위대한 언어 치유자 ’펠리시아나‘가 번갈아 나오며 자기 이야기를 한다.


팔로마가 아직 소년이던 ‘가스파르’ 시절부터 시작하는데 어쩌다 소년이 언어 치유자 팔로마가 되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조에 역시 어린 시절의 집안 이야기를 하는데 펠리시아나와 조에가 각자의 인생을 들려주는데 전혀 접점이 없어보이지만 닮았다는 점이다.


펠리시아나가 마지막엔 ‘조에 양의 언어로 조에 양의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작품을 곱씹어보니 조에가 했던 이야기의 대부분은 동생 ‘레안드라’의 이야기가 더 많았다. 사실 조에의 이야기도 있었지만 나는 레안드라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팔로마 사건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 같으면서도 잔잔하게 진행되는데 묘한 끌림이 있다.


이 책은 은행나무의 ‘환상하는 여자들’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데 이 시리즈는 참 묘하다.
전작인 <우주의 알>도 그랬지만 작품이 오묘하다.
자극적인 사건 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그 이야기엔 묘한 매력이 있다. 중반부터 나를 질질 끌고가면서 끝까지 읽게 만든다.

마지막 장면에서 의문이 들었지만 <옮긴이의 말>을 통해 작품이 정리되었다.
시리즈 다음 작품들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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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뉴 휴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7
정지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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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문제가 극에 달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 특히 계급이 나눠지면서 인간 본성이 이렇게 잔인한가 싶을 정도로 비인간적인 모습에 충격적이다. 인구감소문제의 경각심을 일깨워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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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뉴 휴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7
정지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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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의 삶도 세계 도 갈 곳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해결하면 더 큰 문제가 따라온다. 우리는 악몽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인간이 다른 종으로 나뉘어져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차별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태어남은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사실인데 몸속 자궁을 통해 태어났는지 인공자궁을 통해 태어났는지를 보고 인간의 계급이 나뉜다.


인구의 수는 줄어 나라를 유지할 인적자원이 부족한 근미래에 이를 채워줄 인공자궁을 통한 ’체외인‘이 태어난다. 이들은 부모가 없으며 아이를 낳을 수 없고 가족을 만들 수 없다.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노동을 담당하고 태어날 때부터 생긴 막대한 빚은 평생을 일해도 갚을 수 없다.


그런 억압 속에 일반인과 체외인의 갈등은 심해지고 폭발하게 된다. 어느날 체외인의 탄생에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고 이들의 갈등은 심화가 된다.
체외인 사이에도 계급은 나뉘는데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데 그 불가능을 뚫고 성공한 체외인들은 일반인의 보증과 몇가지 심사를 거쳐 일반인으로 승격할 수 있다.


작품의 시작은 성관계가 난무하는 어느 도시에서 약간의 권력을 지닌 체외인 주인공 ’아미‘가 등장하며 시작되는데 많은 체외인들이 성관계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아마 인간의 3대 욕구인 식욕, 수면욕, 성욕 중 체외인은 그들이 상대적으로 접하고 무지성 쾌락으로 빠져들 수 있는 성욕을 선택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쾌락에 몰두하면서 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주어지는 억압과 차별을 잊으려는 걸까?

’아미‘와 같은 ’집‘에서 생활한 ’권정현지‘가 어느날 갑자기 연락해 체외인의 탄생에 관한 놀라운 뒷이야기를 해주며 ’아미‘의 연인이자 일반인이 ’철멍‘, 아미가 우연히 만나 성관계를 이루는 체외인 ’애드‘ 이 네 사람이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생각보다 비인간적으로 체외인을 다루는 일반인을 보며 인간이 이렇게도 권력적이고 지배적이었나, 이렇게 악했나 경악하게 만들었다.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매년 호소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입장으로 읽어보니 남일 같지 않다.

인구감소문제의 경각심과 계급사회의 극단적인 단점을 보여준 다소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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