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저는 한국을 떠났을 때야 비로소 자유롭게 한국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1980년대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뼈아픈 과거를 보여준다. 군사정권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이른바 ‘빨갱이’라는 억울한 누명으로 잡혀가서 죽어서 나오거나 반 불구가 되어 나오는 그 시대의 아픈 역사로부터 시작한다.장장 3대에 걸친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 민족 분담의 아픔과 가족을 잃은 슬픔, 이민자들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다양하게 읽을 수 있었다.내가 읽은 디아스포라 소설은 이창래 작가의 <타국에서의 일 년> 밖에 없어 내 기준은 어쩌면 편협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으로 진정한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다고 본다.특히 이 작품 중 압권이라 느꼈던 장면은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인숙’과 하나뿐인 아들을 결혼시킨 시어머니 ‘후란’의 숨막히는 동거 생활일 것이다.결혼 첫날밤부터 불편한 신경전을 치르고 다음날 미국으로 떠나버린 남편 ‘성호’를 잃기 싫지만 인숙이 없다면 자신은 버림 받을 거라 생각한 호란 그리고 그런 시어머니를 모실 수 밖에 없는 인숙.이 두 여인의 기이한 인연은 오랜 세월을 살면서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되고 그들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가 아니였다면 어땠을지를 두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후란’의 진심어린 속마음을 읽는 시간이 없었다면 아마 계속 후란을 미워했을 것이다. (그래도 너무 했어요 후란🤔) 대통령이 바뀌며 정치의 색도 바뀌고 북한과의 대립이냐 통일이냐의 문제가 대두되는 시대에서, 그 시대를 뉴스로 겪었던 나로서도 이상한 감정이 느껴졌다.지금은 두 국가간의 지긋지긋한 밀당(?)에 지쳤고 그냥 이대로가 좋다는 생각 뿐이지만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커서 배울 역사는 무엇이 달라졌나 궁금해지기도 한다.한반도라는 특징적인 지형에서 나라를 빼았겨 식민지를 겪었던 과거와 조상들의 희생으로 독립했다는 과거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고 이런 과거를 안다면 전국민은 하나가 되는 장면은 한일전과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뜨거웠던 열정과 애국심이 나한테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린 우리를 보고 한심스러워하고 자기 시대 이야기를 하시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는지 나이를 들어보니 알겠다. 요즘 조카들을 보면서도 ‘너희들 참 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라고 꼰대력이 올라오는 걸 보니…!한줄평‘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정의에 대해 하는 말인데, 정의는 전체 이야기의 절반도 채 안 되기 마련이오.”전 편보다 더 정교화된 눈치싸움과 심리전!이번 편의 메인은 캐드펠 수사와 베링어의 숨막히는 심리전과 추격장면이었다.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으로 인해 대혼란인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귀신같은 관찰력으로 발견한 캐드펠 수사의 능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95 구의 시체 사이에 숨겨진 괴리감이 드는 시체 한 구. 귀찮고 지쳐있다면 수를 놓쳤다고 넘어갈 일을 죽은 방식과 옷 차림을 통해 가려낸 캐드펠 수사.한편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과 치열한 정치 싸움은 읽는 내내 더럽고 치사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세계 어딜 가나, 어느 시대에나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비열한 방식은 똑같구나…!)다만 캐드펠 수사에게 좋은 인연은 다 떠나가버리는점이 아쉬웠다. 매번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고 그 사람의 성품이 좋고 캐드팰 수사와 맞지만 이태까지 모두 떠나버렸다. 아직 더 읽어봐야겠지만 다른 등장인물들과 정을 쌓을 수 없어서 아쉽다. 그것도 시리즈물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인데…
지방 바닷가 작은 마을에 마력이 없는 두 부모에게 태어난 허무한은 A-급 마력을 지니고 태어나 서울 s대에 붙는 기염을 토한다. 심지어 전액 장학생이라는 놀라운 타이틀으로 유명인사가 되기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동기들이 부럽기만 하다.마력은 노력해도 따라올 수 없는 타고난 거지만 주변 환경은 노력으로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도 귀에 들리지 않고 좋아하는 여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려다 불법으로 ‘역장’을 ‘헌혈’하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5가지 챕터로 나뉘며 모두 허무한의 역장과 연관된 등장인물들이 각 챕터의 주인공이 된다. 마력이 없어서 허무한의 역장을 받은 이준, 이준에게 그 마력을 다시 받은 야구 선수 현채, 역장을 불법적으로 조달하는 혜정 그리고 전국에 10명 정도 밖에 없는 A+급 마력을 지닌 윤진. 그리고 무한과 지현.결국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을 더 갖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심을 드러낸 작품 같다.특히 마력이 있고 없다는 이중 잣대만으로 인간의 능력을 나누니 그 차별은 극심해진다. 지금 현재도 사람이 가진 재력, 권력, 능력 등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성에 안차면 까내리는 세상에서 특별한 능력이 있고 없고 큰 차이. 다만 책 속 현실도 마력의 유무 차이 빼고는 현실과 너무 같아서 안타깝다.(제목이 참 찰떡이다. 갈아 만든 ‘천국’)나 어릴 땐 사람의 직업이나 그 사람이 버는 월급이 얼마인지를 보고 그 사람의 가치를 매기지 않았는데… 요즘 초등학생들 어디 아파트 사는지, 부모님 무슨 차 타는지, 나는 고등학생까지 몰랐던 명품들 알고 입고 다닌다고 하니 정말 많이 변했구나…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래서 부모는 등골이 휘고 🥲 지금도 휘는데 더 크면 더 휘겠구만 🥲🥹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33위를 차지한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한 흑인 빈민가의 가족이 카트리나 허리케인을 겪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막내 동생의 출산 도중 사망한 엄마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며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흑인 가족의 이야기이며 주인공은 유일한 여성 가족 구성원인 에쉬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매일 술에 빠져 살며 아이들을 방치하고 자신의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빠와 그럼에도 서로를 보듬어 살아가는 오빠 랜들, 스키타 그리고 동생 주니어. 카트리나가 강타하기 전 10동안의 이야기와 허리케인 당일 그리고 그 다음날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가족 중에 여자는 혼자이고 오빠의 친구들도 다 남자라 에쉬가 얼마나 외로운지 알 수 있었지만 그래서 한 선택들이 참 안타까웠다.가난함과 흑인이라는 점에서 받는 차별들. 잘못되면 백인들에 죽임 당할 수 있다는 현실을 어린아이들이 벌써 안 것, 자기를 보호해 줄 어른들이 없기 그들 스스로 강해졌고 그렇기에 독해지는 것. 정말 어린 아이들이 벌써 안 해도 될 고민을 하는게 안타까웠다.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더 임파서블>이 생각났다. 당연히 등장인물은 휴양지에 놀러간 백인가족이지만 아무런 예고없이 쓰나미에 피해를 입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다시 찾는 내용인데, 가족에 관한 사랑이 무한히 솟는 영화였고 이번 소설 작품도 똑같았다. 가족과 형제들에 대한 애정이 잠깐(?) 솟아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