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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평점 :
“아름다움은 삶의 현실에서 생겨난다고 했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말을 떠올린다면 그 현실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미국 오하이오에서 출생하였지만 일본에서 60여년동안 살았던 작가가 일본에 대해 여러가지 주제로 쓴 에세이 중 20편을 엮어낸 작품이다.
일본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여행하고 많이 부딪힌다(?)고 할 것이다. 아시아국가 내에 가깝게 위치해있어 독자인 나도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일본에 갈 정도이니…참 가깝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여서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의식중에도 많이 포함되어있으리라… 그렇기에 많이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저자는 내가 산 세월보다 더 오래 일본에서 살았으니 일본을 얼마나 해체분석했는지..!!
“몸통을 꼭 죄는 기모노는 움직임을 옥죄기 때문에 걷고 서고 앉고 무릎 꿇는 동작 외에는 다른 행동응 하기가 힘들다.” 일본의 전통의상은 우리와 참 바대라는 생각을 했다. 일본의 기모노는 몸에 꽉끼게 입기때문에 활동이 제한적, 우리의 한복은 활동에 제약을 두지않는 품이 넓은 의상. 그러면서도 작가는 서양의 패션을 개성있다고 표현했는데 정말 ‘개성’있다.ㅎㅎㅎ
또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일본과 서양은 입는다는데 그 티셔츠 문구의 의미를 서양은 정반대의 의미로 입고, 일본은 같은의미로 입고. 한국은 그런거 싫어함ㅌㅋㅋ
“서양에서는 여기에 해당되는 도구로는 마약을 들 수 있다.” 워크맨과 망가 이야기를 하다가 서양의 마약과 비교하다니.. 이 책을 읽다보면 참, 이게 서양 클라스인지 저자가 극단적인 비교를 하는건지…마약이 망강하 워크맨같은 효과라니ㅋㅋㅋ재미있다. 서양의 문화도 어느정도 배우는 기분이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해방감이 있었다. 이방인은 더 이상 고향의 관습에 구속되지 않아도 되었고 일본의 관습은 무시해도 괜찮았다.” 특히 작가가 외국인으로 외국(일본)에 살 때 느꼈던 자유로움. 우리가 한 번씩 해외에 갈 때 느끼던 그 감정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해외에서도 로컬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충분히 느끼고 싶고 외국인이면 그 나라의 규율, 규칙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에 예외로 두는 현지인 덕에 행동도 더 자유로워져서 좋다. 작가도 느꼈지만, 우리가 외국인을 신기하게 쳐다보듯 현지인도 우리를 신기하게 쳐다볼때의 이상한 쾌감(?)이 좋다. 그래서 해외의 로컬을 그렇게 선호하는 것 같다. 유일한 느낌, 유명인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
“추정에 따르면 일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70퍼센트가 망가를 읽고 있으며, 모든 출간물의 40퍼센트가 망가라고 한다.” 원래 알고있었지만 이 대목에서 일본의 만화산업이 정말 대단한 걸 느꼈다. 지금이야 다들 스마트폰을 보겠지만 이 시절에 70%가 만화라니…
에세이 한편한편에서 느껴졌지만 작가가 일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타국에서 현지인만큼 그 나라를 분석하고 그 나라 사람, 문화, 역사 등 전반적인 모든 것을 전문적으로 쳐다보는 사람이 많이 않을 것인데 저자는 일본을 이루는 다양한 분야를 유심히 관찰하고 독자가 읽고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정도로 책을 썼다. 이런 내용이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다른데도 어딘가 한국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일본인이 읽었다면 어땠을까? 너무 정확해서 기분이 나빴을까? 서울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은 살짝 기분나빴지만(?)ㅋㅋㅋ 담당자님이 재미있다고 추천하셨지만 실제로 재미있었다. 일본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