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생의 심장 가까이 ㅣ 암실문고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민승남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평점 :
“좋은 느낌들은 많았다. 산에 올라, 정상에 멈춰서 서, 보지 않고, 뒤에 가려진 땅을, 멀리 있는 농장을 느낀다.“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몸과 영혼을 유익케 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몸과 영혼으로 나누어 써야 할까?
아니면 자기 내면의 힘을 저 바깥의 힘으로 치환해야 할까? 아니면 어떤 해결책이, 하나의 결과처럼, 자신에게서 생겨나기를 기다려야 할까? 나는 아직도 형상의 내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고,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은 내 안 아주 깊숙한 곳에 있다.“
다시 한번 시도했다. 저번의 실패를 이겨내보려고.
작가의 첫 번째 한국어번역작품은 <달걀과 닭>이다. 이 책을 읽다가 나는 덮었고 다시 열어보진 않았다. 이번에 다시 시도하는 작품은 제목처럼 ‘야생’의,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누구라도 그렇듯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려하지말고 그냥 읽어야한다. 왜냐면 이해할 수 없어서. 이런 무책임한 리뷰가 어디있나..
책은 1, 2장으로 나뉜다. 주인공 ’리디아‘의 시선으로 책은 끝까지 나아간다. 책의 초반은 어린시절의 리디아와 성인의 리디아가 교차되어 나온다. 야생에서 나고 자란 듯한 어린시절의 리디아가 물건을 훔칠 때 숙모에게 보인 반응이, 질서없는 그 자신감에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2장에서 리디아는 결혼을 하게되지만 결혼 후 구속을 못 이겨 결국 도망치게 된다.
작가의 이야기는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는다. 이야기를 읽는다기보단 한 사람 생각의 흐름을 훔쳐보는 느낌이 강하다. 읽다보면 작가의 페이스에 휘말리게되고 여기저기 치이며 너덜너덜해진다. 재독을 한다면 저자를 다 이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