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짬이 육아 - 하루 11분 그림책
최은경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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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육아가 대세다?


아이를 낳기 전에 도대체 어떻게 애를 키워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다. 그때 정신없이 임신 출산에 대한 책을 찾아 읽었다. 그러던 도중 보이는 책 중 '책 육아'가 많이 보였다. 책을 읽어주면 생각이 깊은 아이가 영재가 된다나? 나 같은 '책 중독자'는 이런 '책'에 대한 육아가 이해하기 어려웠다. 숨 쉬듯 책을 읽는 나에게 아이에게 또 '책'이라는 걸 읽는 걸 가르친다는 게 정말 뜬금없었다.(퍽퍽~책 날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신간으로 던져주세요.ㅋ)

아이를 낳고 걸음마 하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지 난감했다. 무엇보다 정말 정말 재미가 없었다. 그림책에 있는 그림은 내게 감흥을 주기 어려웠다.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그 동시인지, 그림책 문구는 따분하고 지루했다. 그래, 아이에게 스스로 고르는 재미를 주자!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고르는 책은 애정을 갖고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은 이렇다.



책을 골라도 저런 장난감 같은 책만 골랐다. 아니면 백과사전 같은 읽어주기 난감한 이상한(?) 책만 가져왔다. 이건 아니다. 부모도 그림책을 좋아해야 아이도 그림책을 좋아하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고르는 안목도 생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그림책'을 공부했고 더 나아가 '동화 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안타깝게도 그림책에 푹~빠지지는 못했다.

다행이다. 요즘 동화책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나처럼 책에 관심은 있지만 동화책에 많은 관심이 없는 엄마에게 이런 책은 단비 같다. 이런 책을 통해 나 혼자 지루한 그림책과 함께 아이에게 무심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엄마에게 큰 도움이 된다.

책으로 아이와 이야기하기

이 책은 이렇게 키우라는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워킹맘이 두 딸 엄마로 어떻게 책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점점 저자는 아이 때문에 책을 읽다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다. 처음 삐딱한 눈으로 책을 읽다 어느새 바른 자세로 저자가 내가 된 것 같은 혼연일체를 느꼈다.

둘째 딸이 기저귀 뗄 때 힘들었던 일이 기억나는 부분이 있었다. 그때 저자 차녀 또한 기저귀 떼기 훈련을 하는 중이었나 보다. 그때 책을 읽으며 딸과 부모가 느끼는 스트레스를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며 과거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 또다시 이런 일을 하게 되겠구나.(ㅠㅠ)



항상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엄마. 아이가 흘린 부분을 끊임없이 닦는 그런 엄마. 사실 내가 꿈꾸는 엄마다. 부지런한 엄마. 아이가 지난 자리도 깨끗하고 완벽한 세상을 만드는 엄마. 과연 그게 옳은 엄마인지 물음표를 넌지시 던진 책을 만났다.



과연 윤이 반짝반짝한 완벽함이 옳을까? 아이에게는 그런 청결보다는 흥미와 즐거움을 충족시키는 놀이가 더욱 좋을 텐데 말이다. 이 부분 동화책이 더 이상 아이만 가진 전유물로 느껴지지 않았다.

같은 유치원 부모와 만나서 같은 동화책을 읽고 수다 떠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 읽었더니 글쎄 우리 딸이 이런 얘길 했다고. 이 책 한 번 읽어보라며 넌지시 추천하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다가 몇 권은 이미 아이와 함께 읽어본 책도 있었다. 분명 그 책을 읽었다. 잘못 읽었다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했다. 놀라웠다. 이제껏 그림책이 재미없었던 게 아니었다. 내가 책을 잘못 읽고 있었다. 그 책 이름은 '망태 할아버지가 온다'라는 책이다.


엄마가 말 안 듣는 아이에게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가 혼낸다며 협박을 한다. 이에 아이는 반항한다. 말 안 듣는 건 나뿐 아니라 엄마도 그렇단다. 엄마도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가서 혼내야 한다고 소리 지른다. 이후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꾸고 엄마에게 착한 아이가 되기로 약속한다. 엄마도 아이를 안아주며 따뜻하게 끝나는 그런 이야기로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 엄마 등 뒤에 망태 할아버지가 찍어주는 도장이 찍혀있다는 사실 말이다. 꿈에서 엄마도 망태 할아버지에게 혼쭐이 난 게 아니었을까? 이 부분을 읽으며 이제껏 우습게 봤던 그림책이 가진 힘을 깨달았다.

그림책이 부모를 만든다.

알고 보면 부모는 만들어진다. 그렇다. 아이를 낳는다고 바로 '엄마'가 아니다. 아이가 엄마를 만든다. 게다가 직장까지 겸업을 하고 있는 워킹맘은 더욱 엄마 됨에 있어 불안하기 쉽다. 저자는 자신이 가진 경험을 통해 "이렇게 해야 육아를 잘 한다."라며 자랑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그림책을 갖고 아이와 이야기 나눈 추억을 이 책 안에 남겨놓는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알고 보면 그림책은 아이를 위해 읽는 게 아니라는 사실. 그림책은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는 지름길일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부모가 되기 위한 열쇠다.
 이 책을 통해 더 이상 그림책이 지루하지 않았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작가가 만든 그림책이란 세계 속에 있는 지혜 열쇠를 찾을 것이다. 아이와 같이 찾으며 그림책 속 참 재미를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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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5-17 17:53   좋아요 1 | URL
옛날부터 내려오는 무서운 할아버지래요.ㅎㅎ전래동화에 나오는..^^

2017-05-17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5-17 18:00   좋아요 1 | URL
그쵸?그런데 애들은 엄청 좋아하더라고요.흐흐-아이들 세계는 정말 신기해요.

cyrus 2017-05-17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녀들이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부모가 함께 해야하는 육아라고 생각합니다. ^^

책한엄마 2017-05-18 08:25   좋아요 0 | URL
성우님들 존경합니다.ㅜㅜ
책 읽는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더라고요.
낭독 훈련이다-뭐다 생각해도 왜 내가 이런 책을 읽어야 하나-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답니다.ㅜㅜ
이 아이들이 크면 언젠가 저랑 같은 책을 읽고 얘기하는 날이 오겠죠?^^
사일러스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셜록글 잘 읽었어요!!@0@b(엄지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