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피해자는 마지막까지 시청을 지켰던 사람 중 생존한 분들이다. 올바른 국가를 위해 횃불을 들었을 뿐이다. 요즘 탄핵과 관련해 광화문 앞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과 같은 마음으로 참여했다. 국가는 그런 국민을 무참히 죽인다. 자신이 사랑하는 국가가 친구를 죽이고 가족을 죽이고 사회적 지위를 뺏었다. 그들은 그렇게 참혹한 삶을 안고 30년 이상을 살아냈다. 역시나 그들이 눈을 감으면 꾸는 꿈은 '그날' 이후 항상 악몽이다.
고혜경 선생님은 그들 꿈 이야기를 듣는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점점 변화된다. 처음에는 술 없으면 잘 수 없는 생활임을, 술을 먹지 않고 잠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그들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꿈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소리 지르며 일어나거나 옆에 있는 배우자를 자다가 치기도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단다. 그랬던 그들이 마지막에 가서야 '그날'에 대한 이야기를 편히 쏟아놓는다. 과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치유'에서 온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