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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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새내기 때 들었던 경제학 원론.
그때 처음 배운 것은 자유경제에 대한 이론이었다.
자유로운 거래를 한 각 국가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는지를 도표를 통해 배웠다.
신기했다. 한 명도 손해를 보지 않고 둘 다 이득을 얻은 거래라니.
내 이익을 위한 행위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다.
 
곧 알았다.
이 이론은 그저 이론일 뿐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그것은 '탐욕'이다.
내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타인이 손해를 보는 행위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위한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
만약 그 피해자들이 해결책을 찾고 자신 위치에 올라올 것 같은 위협이 되면 가차 없이 발본색원한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답이다.
왜 세계 절반은 굶주릴 수밖에 없는지 말이다.
 
이 책은 아빠가 아들과 대화로 진행된다.
아이에게 설명해 주는 아빠가 해주는 친절한 설명으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더군 나다 어린이로 보이는 아들은 자신과 같은 아프리카 어린이가 왜 굶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궁금해한다.
아프리카는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물론 사막도 있지만 숲과 풀이 우거진 논이 될 수 있는 공간도 분명 있다.
선진 문물과 과학 영향으로 잘 경작한다면 아프리카 난민은 기아를 해결할 수 있다.
그 비옥한 농토에 그들을 위한 음식보다는 부자들이 비싼 돈을 주고 먹을 음식이 나온다.
같은 음식인데 눈앞에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갈 음식은 없다.
 
가난한 이들을 보며 도와주려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기아로 힘들어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생각하며 돈을 보낸다.
이상하게도 굶주린 그들에게 그대로 들어가는 돈은 아주 적다.
그곳에 가기까지 구호단체와 수수료란 명목으로 많은 사람 이익을 채우고 난 후다.
이런 구호단체와 구호 비용을 착취하는 지배 계층을 보면서 '반지의 제왕'에 절대반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절대반지 같은 구호금은 결국 가야 할 곳에 가지 못하고 탐욕에 지는 자들에게 들어간다.
 
어린아이들이 굶주리기에 교육이 가능하지 않고 따라서 발전할 수 없다는 걸 아는 혁명가가 있었다. 그 이름은 샹카라. 그는 많은 개혁을 통해 아프리카에 희망을 선물하려 했다.
이런 희망은 이미 배가 부른 자들에게는 위협으로 비쳤다.
결국 샹카라는 알 수 없는 세력에 의해 죽음 당한다.
결국 아프리카는 다시 궁핍한 생활로 돌아온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이는 이미 충분히 많이 가진 자들이 가진 탐욕 때문이다.
자유롭게 소유를 허용하면 수익을 얻기 위한 효율성이 증가한다.
내가 더 많이 갖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수익을 낸다.
문제는 이 갖고자 하는 욕망은 갑과 을을 만들어 낸다.
지배층과 피지배계층이 만들어져 지배층이 그 많은 재화를 독점한다.
이를 수정하기 위해 케인스는 법을 만들어 독점을 막으려 했다.
그러니 이를 악용하며 일하지 않고 혜택만 얻으려는 사람이 생겨났다.
결국 전체적으로 돈을 벌려는 의지가 없어지며 더 이상 열심히 수익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다시금 유럽은 예전 자유로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결국 이 제도는 지배층에 대한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인다.
그들에게 더 이상 굶어 죽는 아프리카 어린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세계에 많은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 때문에 피해를 받는 각국 난민과 굶주리는 약한 자들에 대해 쉽고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끝난다.
무려 16년 전에 쓰인 이 책.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뿐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독자에게 맡기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해답은 이 내용을 최대한 많은 이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자를 죽이고 대기업이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에게 주는 분유 공급을 거절한다.
구호단체는 기아에 굶주리는 사람보다 많은 금액을 챙겨 운영비란 명목으로 가린다.
결국 못 사는 나라에서는 나름 살기 위해 고위 공직자는 국가에 들어오는 구호 금액을 자신 배를 채우는데 쓴다. 더 힘든 자들은 소말리아 해적 같은 불법적 행위로 배를 채운다.
이 내용이 서면 화가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네슬레는 과연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소비자들은 바른 기업을 선택해 소비할 권리가 있다.
돈을 낸 사람들이 구호 단체가 쓰는 돈 출처를 알았다면 그 돈을 더 이상 구호단체에 맡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우리는 그렇기에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감시해야 한다.
다수란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민중 세력이 무섭다는 사실을 감지해야 한다.
지배층 또한 알아야 한다.
선택 기로에 설 때 누구나 나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린다.
운전 중 조수석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운전자가 무심결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운전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에게 이로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신에게는 사소할 수 있는 결정이 어떤 끔찍한 결과를 갖고 오는지 알아야 한다. 조금 이익을 얻으려는 행동이 기아에 굶주린 사람에게 학살이란 죄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눈에 띄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예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큰 의미가 있다.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답은 없다.
그렇지만 이 심각한 문제를 인식하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생각하는 자신을 반드시 발견한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변화는 올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헝거게임'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는 상황.
결국 주인공은 타인을 죽이고 내 승리 얻는 것을 포기한다.
그 시도는 다른 파트너를 살렸다.
그다음 편에서는 게임장 안에 있는 대상이 아닌 밖을 향해 활을 쏘면서 더 큰 변혁을 이끌었다.
주인공은 나 자신을 생각하기보다는 전체를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헝거게임'에서 주인공 같은 시각을 가질 수 있다.
내 이익만 생각하는 좁은 식견을 가진 내가 아닌 세계 모든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란 생각을 갖게 된다.
책은 나를 변화시키고 곧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 책은 힘이 세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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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18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경제이론이 현실적으로 맞아 들어가는 부분이 있어서 이해하면 좋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허황된 이론을 맹신하는 학자들 때문에 자유경제이론이 무시 받아요. 뉴라이트 때문에 애덤 스미스가 우리나라에서 고생을 많이 합니다.

책한엄마 2016-04-18 18:28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나라가 될까 생각해 봅니다.바른 사회구조가 성립되려면 구조 안에 있는 개인이 바르게 서야겠죠.
바른 개인을 만드는 일이 인류에게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