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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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책을 읽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다니는 사람들은 다 천재에다가 스마트하고 날카로운 지성인일 거라는
잘못된(?) 편견이 생긴 적이 있었다.
그 정도로 나에게 있어 꽤나 존경받는 지식인이었던 작가 유시민님이 갑자기 정치판으로 뛰어들더니
너무나 쉽게 내가 생각했던 모습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책을 기준으로 해서 그의 이념이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은 전혀 아닌데 주위 반대론자들의 농간에 휘말리면서 노련하지 못한 모습들이 그를 그렇게 작게 만들었으리라.. 너무 아쉬웠다.
이렇게 많은 노란 편들이 힘없이 스러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딴 말이지만 나는 이재철 목사님의 `뿌리 깊은 영성`이란 책을 읽고 매우 존경하게 됐는데 모교에서의 엉뚱한 발언이나
우리 교회에서의 설교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글로 느껴졌던 진중함과 사색이 목소리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음에서 오는 충격... 이랄까..

유시민님이나 이재철 목사님이나 손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준 사람들인가 보다.
나는? 뭘까?
전에 같이 글 쓰는 스터디를 하던 중 잠깐 꼈던 고시공부 백만 년 한 포스를 풍기는 오빠 분이 그랬다.
내 글에서 ˝달변˝의 느낌이 풍겨진다고..
글에서 달필도 아니고 달변이라고..-_-글이 아니라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것 같다는 건가?

여튼 책과 관계없는 말은 여기서 그만하고-

이 책 또한 앞서 내가 정신없이 얘기한 것과 같이 뭐 딱히 체계적인 순서 없이 이것저것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저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글을 쓴 거다.
책을 다 읽은 지 일주일이 다 돼서 기억이 확실하게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처음에 저자가 부러워한 인생에 대해 자신의 인생길과 함께 써 나가고 그다음엔 삶의 반대인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삶에 있어 가장 중심이 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삶에 있어 저자 스스로 나쁜 것이라고, 지양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써 나간다.
거의 반의 자서전이고 반은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뇌를 하며 읽은 책들을 다이제스트 한 것이다.
참 좋았던 것은 그가 쓴 다른 책과 다르게 자신의 삶을 많이 넣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써 내려간 삶은 대단한 포장 없이 옆집 아저씨가 가볍게 인생에 대해 얘기하듯 깔끔하고 소박하고 아담하다.
자신의 성향이 또래보다 젊은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진보라고..
나는 죽어가는 사람들보다 살아가는 젊은이와 소통하며 그들의 편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하면서도..
운동권으로 진보적 삶을 지향하다가 보수세력으로 돌아선 사람들의 변화도 인정하고 공감한다.
자신이 글 쓰는 것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운동권에서 대모로 끌려가 조금 덜 맞지 않기 위해 현장에 대한 글을 써 내려가다가..란 대목, 자신이 군대에 있을 때 편지를 보내려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
자신은 진학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던 반면 역사교사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시고
영문과에 가서 영어를 배우고 유학을 가서 역사와 철학을 전공하라고 하셨던 말씀.
결국엔 자신은 역사에 관한 책을 쓰고 인세를 받게 됨을 깨닫고 아버지가 선견지명이 있었음을 깨닫는 대목.. 등등이 지금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 모든 대목들이 사사로운 것이지만 또 사사롭지 않은 오히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해
지루한 자서전의 형식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저자의 인생을 따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느낌이었다.

정치를 그만둔다고 할 때 어떤 면으로는 참 많이 아쉬웠다.
근데 글 쓰는 게 가장 잘 하는 일이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읽어 줄 것이며
또 내 글이 많이 읽힌다는 것은 그만큼 즐거운 일이라고 그래서 나는 즐겁기 위해 못하는 정치를 그만두고
잘하고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만을 할 거라고 한다.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저자의 삶의 공식을 보면서 나에게도 끊임없이 적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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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5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5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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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18: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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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6 18: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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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2-07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백만개의 좋아요를 던시고싶은 심경.

책한엄마 2016-02-07 22:08   좋아요 1 | URL
영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