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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 스파르타쿠스는 어쩌다 손흥민이 되었나 ㅣ 건들건들 컬렉션
하마모토 다카시 외 지음, 노경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7월
평점 :
분쟁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지금에는 법이 있기에, 법에 따라서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아니면 각종 제도를 활용한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항상 완벽할 수는 없다. 한 예로 1980 ~1990년대 화성은 물론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도 엉뚱한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쓰고 장기간 복역했다. 이처럼 법정에서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억울함을 뒤집어쓰거나 심할, 경우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뀔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떻게 이를 해결했을까? 과거에도 법은 존재했지만 서구에서는 결투를 활용하곤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소와 당쟁으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서구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결투를 활용했다. 하마모토 다카시, 스가노 미치나리(노경아 역)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레드리버 출판은 결투의 기원을 성경에서 찾고 있다. 바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어린 소년이 키가 3m에 달하는 거구를 이겼으니 참 흥미롭지 않은가? 이처럼 결투는 콜로세움에서 실제 검투사들이 목숨이 걸고 벌이는 오락으로 이어졌으며, 권투, 레슬링, 펜싱 등 각종 스포츠 경기의 기원이 되었다. 그렇지만 결투가 이렇게 오락적인 요소만 제공한 것은 아니다. 놀랍게도 체제와 사회를 유지하는 역할도 했다. 목숨을 걸고 막무가내로 싸우던 야만적인 시대를 지나서 세월을 거듭하면서 결투에 대한 규칙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지금도 진검으로 결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결투가 어떻게 체제와 사회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을까? 바로 분쟁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법정에서 죽도록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차라리 결투로 해결하라고 하고 싶지 않은가? 저자는 권투나 펜싱 외에 축구와 같은 구기 종목의 기원도 결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볼거리가 없었던 옛날에는 이런 싸움 자체가 관객을 모으고 인간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런 결투의 경험이 쌓여서 체계적으로 오늘의 스포츠로 정립되지 않았을까?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과거 마야제국에는 피찰이라는 축구 경기가 있었다. 이 경기는 관중들의 오락이 아닌 신을 위해서 벌어졌는데, 경기에 진 팀 선수들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 했다. 피찰은 이처럼 총이나 칼이 아닌 공으로 목숨을 걸고 하는 경기였다. 반대로 이긴 팀의 목숨이 바쳐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경기도 사회나 체제를 유지하는 역할을 했는데, 축구 경기를 통해서 분쟁을 해결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투를 통해서 서구의 역사를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