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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지음 / 푸른숲 / 2021년 6월
평점 :
1995년 6월 29일 그리고, :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산만 언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들을 뉴스에서 접한 터라 엄청나게 충격 받은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오랜시간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서 십여일이 지나서 살아난 사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세월호 사건 이후 삼풍 생존자들 운운했던 우파여신(?) 의 글 덕분에 이 글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당시에 읽었던 글도 기억하고, 이제 그 글을 적은 삼풍사고의 생존자가 더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온몸으로 써내려간 그날의 기억을 읽었다.
생각보다 그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내부정보가 많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작가는 당시 재수를 하던 중 아르바이트로 지하에서 근무하던 알바생이라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지 않았고, 에어컨이 작동 안했다는 사실만 알았다고 한다. 원래 근무 포지션에 있지 않았고, 극적으로 누가 부르는 소리에 자리를 이동하는 그때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사람들이 막 도망치는 때에 피투성이가 되어 같이 일하던 친구와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많은 부상자가 실려온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생면부지의 사람의 도움을 얻어 이동했고, 그 뒤로 보상금을 받았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 스트레스성 외상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작가가 묘사하는 그 큰 바람의 느낌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큰 사고가 있기전의 그 느낌을 기억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후의 삶은 인생의 많은 면을 틀어버렸기에, 그리고 계속적으로 정신과적 고통을 안겨주기에, 읽는 내내 작가님을 꼭 안아드리고 싶었다. 사람에게 일어난 이런 비극이 누군가에게 드러낼 수 없는 상처로 깊이 남아있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다. 너무 많이 캐묻지도, 드러내지도 않고, 적절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작가님이 절로 보육원으로 그렇게 생에 대한 허무를 사랑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이제는 종교적으로 도움도 얻고 계시고, 더 안정되시길 바란다. 본인은 그 사고에서 합당한 사과를 받았다고 하시면서, 세월호 관련 이야기에 소환된 자신의 이야기와 더불어 사람들의 이 피눈물 나는 상황에 실제로 당해보지 않았으면 얘기하지 말고, 여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글을 적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참사가 지겹지 않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