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향해 헤엄치기

햇살을 향해 헤엄치기
엘리 라킨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21년 6월

치유의 연대 : 햇살을 향해 헤엄치기 - 엘리 라킨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남편의 외도로 막, 이혼하게 된 케이트는 27살이다. 어릴적 아빠와 떠난 물놀이에서 눈앞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것을 본 뒤로는 물과 수영 사람이 물에 빠지는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는 주인공.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엄마마저도 떠나버리고 할머니의 손에 플로리다에서 자라게 된다. 남편과의 이혼 소송에서 집이나 재산분할 따위는 관심이 없고, 키우던 개 바크만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결혼생활을 정리한다. 남편의 친구라는 내연녀는 곧 둘이 살던 집에 입성하고, 페이스북이라는 문명의 이기로 연결된 소식은 케이트에게 계속 날아든다.(찾아본다고 해야하는게 맞겠지만)

할머니(나넷)는 동네의 할머니 친구분들과 연대하며 지내신다. 돌아오는 날부터 운동 선생님을 침입자로 오해해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부인이 사망했다고 들었던 빗시가 분명 여자라고 했던거 같은데, 부인이???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주가 있는 미국이 배경이라는 것을 잊고 한참을 역으로 돌아가서 다시 읽었던 부분도 있었다. 남자와 결혼했다 헤어지고, 빗시는 반려인으로 버니라는 여인과 결혼한다. 버니는 이제 없지만 버니가 쓰던 재봉틀을 물려받은 케이트는 예전 무대 의상일과 비슷한 인어쇼의 의상을 맡는다. 나넷이 예전 고속도로에서 인어쇼를 하던 것을 다시 재연하기로 한 것이다. 그때 인어들에게 연락해서 다시 만나고, 쇼를 성공적으로 치러낸다. 그 과정에서 첫사랑이지만, 물과 관련된 트라우마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싶지 않은 극복의 과정을 회피해버린 첫사랑 루카와 만나게 된다. 루카는 인어쇼의 재탄생을 다큐로 찍어주게 되는 감독이다. 책이 거의 570페이지에 이르는 내용이라 줄거리를 간략하게 정리하려고 해도 이정도이다. 읽는 내내 뭔가 따스한 온기가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들이 하는 말씀, 생활 패턴, 예전일을 회상하는 포인트 들이 참 진보적이다. 그리고, 케이트가 아버지의 죽음을,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절망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다. 언제나 내가 상처받은 것을 다른사람이 알고 배려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과정에서 마음이 찡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사정은 있지만 일일이 털어놓을 수도 없다. 약점이 되기도 하고, 곡해하기도 한다. 그리고 같은 감정의 깊이를 가질 수 없기에 같은 이해는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치유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택하는 방향을 선택하게 하는것도 본인의 결정이다. 케이트가 이 일련의 과정을 할머니들과 루크와 그리고 바크와 함께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지하실에서 우는 에릭(전남편)을 언급하면서 쿨내나게 행복을 빌어주는 것은 좀 추울 정도이지만. 용서를 해야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아무것도 영원한 건 없는데, 넌 영원한 결정을 하려고 하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세월이 보이기 시작하면, 가장 두려운 일은 충분히 열심히 사랑하지 않은 것이란다. 사랑이 잘 되면, 우리는 안녕을 고할 때를 선택하지 않아. 그건 그냥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지. 그러니 네게 가능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어라 사랑하는 것뿐이야”

빗시의 말을 기억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