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의 힘 - 말, 태도, 생각을 품위 있게 바꾸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한나 옮김 / 유노책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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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힘 (, 태도, 생각을 품위 있게 바꾸는 법) - 사이토 다카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세상은 교양 있는 사람과 교양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나를 교양의 유무를 갖춘 인간으로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때 교양 없어 보이는 것을 선택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그만큼 우아하게 말하고 품위 있어 보이는 나를 나또한 원한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교양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사전적 의미로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것을 갖추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현대 사회에서 교양을 타고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아무리 말해도 지치지 않지만 이 소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금수저론과 비슷한 말로 부모뽑기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연예인 2세의 외모나 화제성을 타고 나거나는 사람들도 일본이나 한국에서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재력이나 유전자를 타고나서 부러워 하는 시대를 통탄하면서 이 시대가 유전자와 문화 중에서 유전자를 더 많이 쳐주는 세상이 되지 않았나 하고 이야기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인스타나 각종 SNS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도 외모나 보여지는 면을 부각하는 것이 강하다보니 개개인의 내면의 교양은 들꽃처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르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이를 위해서 결국 교양쌓기를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동영상보다는 활자가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에서 나와 비슷하게 느꼈던 페이지는 고전을 읽으면서도 그 안의 재미있는 부분을 꼬집어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폭풍의 언덕에서 히스클리프가 쓸떼없이 집요하다던지 하는 자신만의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강의시간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콩트로 짜올 부분을 하나씩 짜와서 발표하기라는 수업이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에 가성비만을 따지지 말고 가심비와 교양을 위한 가치투자의 개념에서 <논어>나 데카르트의 <방법서설>등은 꼭 소장해서 읽어보기를 권하고 있다. 교양을 쌓기위한 책은 대중적으로 리스트업 된 부분을 체크리스트에서 삭제하는 방법으로 읽다보면 적절한 강제력과 성취감을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교양에는 독서 이외에도 인간관계를 넓히는 것에도 힘을 쏟으라고 이야기한다. 우연한 만남이나 인연이 기회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쓸떼 없는 모임이라 여기지 말고 많이 참석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공격하고 지적만 해서는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일단 나도 마이너 병에 걸려서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는 고개를 흔든적이 많이 있다. 그렇지만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저자도 나처럼 대중적인 것은 덮어놓고 까내리기 바빴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생각을 바꿔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보자는 쪽으로 바뀌었고, 이내 사람들과 그 내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간관계도 깊어지는 쪽으로 바뀐 것으로 말이다. 먼저 부정적인 피로감을 멀리할 수 있고, 내안의 사고를 긍정과 장점을 찾는 것으로 세팅해 두는 편이 훨씬 더 나에게 이롭게 작용한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간 목적을 위한 라포 형성이나 가식처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계속 도드라진 문화나 이슈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보려 한다. 독서와 긍정적인 부분을 찾기로 교양의 힘을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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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인문학 - 우리들의 트롯, 철학으로 듣는다, 2022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성건.이호건 지음 / 미디어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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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인문학 박성건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일부러 트롯 경연대회는 보지 않는 네거티브한 나도 알고 있는 트롯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고 놀라게 되었다. 최근 붐이 일어나기 전의 트로트는 좋아했지만 이제 너무 메이저한 장르가 되어버려서인지 최근 많이 부르거나 즐겨듣지는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노래방에 가게 되면 한 두곡 정도는 구성지게 뽑아내야 하는 트로트 18번은 다들 하나쯤 있지 않은가 말이다. 아니라고 거부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흔히 말하는 뽕짝은 너무나 깊이 마치 피에 뽕끼라도 흐르는 것처럼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마법의 장르인 것 같다.

책은 트로트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근대가요사 전체를 부드럽게 아우르면서 여러 가지 노래를 소개해 준다. 그리고 나처럼 각 카테고리에서 소개된 노래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서 친절히 수록곡들로 바로 갈 수 있은 큐알코드를 실어놓았다.

책은 15가지 주제에 대해 음악과 인문학을 믹스해 두었고, 거기에 여러 가지 음악계의 가족사나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다. 이미자의 딸이 가수를 했었다는 것과 남진과 나훈아의 라이벌구도가 있다는 것(심지어 테러사건이라니) 등의 대중가요계의 과거인데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이야기는 나에게 없는 지식이라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윤수일의 아파트라는 노래가 유행하면서 아파트라는 공간에 대한 열풍이 같이 되었다거나 하는 풍조도 알려준다. 아파트라는것이 새로이 나타난 폐쇄성이 짙은 도시형 가옥구조라지만 요즘 사람이 제일 많이 사는 곳도 아파트다. 타워팰리스에 살면 행복할까 라는 꼭지에서 나는 속물인지 몰라도 타워팰리스에 살면 행복할 것 같다. 제일 많은 내용은 역시나 사랑과 이별에 대한 테마일 것이고, 사나이나 여자라는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노래들도 많다. 돈이나 보금자리 고독과 술에 대한 노래도 널리 불려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편지에 대한 에피소드가 좋았는데, 지금 겨울이지만 늦가을 같은 날씨라 가을에는 편지를 쓰겠다는 애수에 젖은 노래가 저절로 따라불러지는 것을 보면 그렇다. 최양숙의 <가을 편지> 인데 누구나 한 소절 들으면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한 곡이다. 고은 시인의 시에 노래를 붙여서인지 가사가 서정적이다.

트로트(trot)는 영어로 빠르게 걷다를 의미하는데, 말의 속보를 의미하기도 한다. 1920년대 미국의 사교댄스의 연주리듬을 말하는 폭스-트로트가 유행한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에 서양음악에 민속음악을 접목한 엔카가 유행하게 된다. 일본에서도 엔카가 한국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국내서는 엔카의 영향을 받아 지금의 트로트가 생겨났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아직은 누가 원조 혹은 처음인지는 분분하지만 문화라는 것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섞이는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국자세한 트로트와 엔카에 대한 심도있는 책은 다음책으로 저자가 기획중이라고 하니 본질을 더 세밀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다음 책을 기대해도 좋겠다.

책을 덮으며 10년전에 나온 아모르파티를 흥얼 거렸다. 실제로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심오한 제목에 비해 상당히 흥겨운 곡이네 하면서 재미있게만 생각했었다. 지금 다시 따라 부르며 가사를 음미해 보니 인인생이란 붓을 들고 서 무엇을 그려야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라던가, 자신에게 실망하지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라는 부분은 상당히 위로가 되더라. 거기에 신나는 후반부의 변주까지라면 고단한 오늘 하루도 연자언니가 등을 두드리며 위로해주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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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시티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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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시티 - 서경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몽환적인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3편의 연작소설인데, 이승도 저승도 아닌 제3의 세계로 생전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망고>에서는 촛불문화제에 다녀온 위독해진 망고가 옐로우시티에 다녀왔다라고 말을 하면서 시작된다. 나는 망고가 말한 옐로우시티라는 곳과 거기서 본 여자를 찾기위해 같이 길을 나서고 낯선 광장에 진입한다. 거기서 본 변호사 사무실이있는 조금 오래된 건물을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에서는 변호사 사무실 건물로 찾아온 지금 돈 한푼 아쉬운 나 최영훈이 있다. 들어가 본 변호사 사무실에는 꼬마와 박우진 변호사가 있다. 이 변호사 사무실 안에서 사람들은 사람을 찾고 있다. 김군과 서양. 나는 몇 해 전에 본 진아가 그 여자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녀에 대한 단서를 이야기 해준다. 3편의 연작소설 중 분위기와 이 작품의 설정을 이해해야만 앞뒤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느낌이다. 박우진과 꼬마는 같은 사람이며 또 도플갱어는 아니고 두 사람의 시간은 반대로 간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두 사람은 같으면서 또 다르다. (최영훈)을 김군으로 부르는 변호사는 이야기해 주지 않으려는 듯 입을 다물지만, 어려지고 있는 변호사는 여자를 찾는 목적을 술술 이야기 해준다. 영원히 늙지 않는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과 엉킨 시간의 타래를 푸는 사람을 모두 찾아서 키를 손에 쥘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하지만 내가 만난 영원히 늙지 않는 사람은 삶이 비참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를 김군에게 데려가지만 과거를 사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현재를 사는 사람이 해줘야 할 일이라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변호사 사무실 건물을 나오고 다시 한 번 진아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아마 현재를 사는 사람이 해줘야 할 일이라는 게, 과거를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야한다는게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아있는 사람은 그때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 수없이 생각하면서 그랬다면 바뀌었을지 모를 그 일들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이야기 <비치 파라다이스> 는 방송작가 소영이 취재하는 이상한 여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신피디는 나를 못잡아 먹어 안달이고, 지금 의식불명인 애인 <승윤>에 대한 비아냥도 서슴치 않는다. 예전에 당한 기억을 나에게 복수라도 하려는 듯 말이다. 결국 취재를 위해 기다리는 자리에서 나만 그 옐로우시티라고 외치는 여자를 만나고, 그 탄내에 이끌려 다시 광장 앞 변호사사무실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 안에서 우산을 쓰고, 방명록을 적어야 하고,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것처럼 오지 않는 그 건물로 말이다. 이번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내가 만난 인물은 또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의 이름은>이 중요한 얼개라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건물을 나왔고 뜨거운 모래가 있는 해변에서 그리던 이를 만나게 된다.

책의 분량은 짧지만 뭔가 비현실적이면서도 있을법한 그런 공간을 만들어내서 기분이 스산했다. 각자 각자의 이유에 따라 옐로우시티를 찾아 헤매고 찾는 사람이 있다. 누구나 인생에 계속 그리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듯이 말이다. 그렇게 계속 없을 곳에 있는 사람을 찾는 마음이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마지막에 소영이 옐로우시티를 나와서 미소를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건 다행이었다. 그게 꿈이든 찰나든 환상이든 마음이 녹아내릴 수 있는 매듭을 푸는 시점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니까. 책에서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그래서 말해줄 수 없다고 하는 게 아마도 사람마다 그 깊이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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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김종해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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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 김종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김종해 시인이 41년생이고 시단에 등단한지 60년이 되었다. 책에서도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면 된다고 산문집은 마지막일거라는 결심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산문을 내긴 하지만 여러 번 갈고 닦고 정제해야하는 시어가 무뎌질 것을 걱정하는 시인의 엄격한 언어의 자기통제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도 나이가 40이 넘었지만, 교과서에서나 배우던 박목월시인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이 책을 읽으며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시만으로 만난 목월선생의 말투가 경상도 사투리였다는 것을 이 책이 아니면 어떻게 알았겠는가. 평범하게 후배시인들과도 어울리시고 술도 드시고 하는 그때 문학인들의 모임이 책으로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로새겨졌다.

책의 초반1부는 시에 대한 감상들이 나오고 2부는 박목월, 박남수 등 문학적 만남에 대한 이야기, 3부는 유년시절의 이야기 4부는 최근의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시인은 필명(남궁해)으로 자유문학사가 주관하는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었다가 63년 자유문학이 폐간하면서 남궁해로서의 시절은 마무리 된다. 이후 65년 경향신문의 신춘문예에 <내란>이란 시로 당선되어 김종해 시인(아들 김요일 시인의 이름으로 투고)으로 다시 등단한다. 평생에 한 번의 도전으로도 될까말까한 일을 한두 해 사이로 모두 너무 쉽게 해내시는 걸 보고 이렇게 겸손하게 적어두셔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60년간을 시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파격적인 형식과 전개가 돋보이는 시면서 내용은 독재자 권력과 인간의 비애가 잘 드러난다.

대우에서 주관한 40인 문인들과 세계 유람을 다닌 에피소드에서는 나와 대우가 또 이렇게 연결되나 싶었다. 실제로 대우회장님을 거의 마지막까지 모신 분과 같이 일했었는데, 대우라는 기업이 여러모로 문화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데 한 몫 했다는 것도 말이다. 시인의 책에서는 전형적인 한국형 입맛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에피소드에 인간적인 면이 드러났다. 내가 아무리 객지로 도는 것을 좋아해도 먹고사는 일이 안맞으면 밖에서 살 수 없다. 나도 외국생활 할때 결국 사람이 먹는 것은 한민족의 정체성이구나 하고 느꼈을 만큼 한식을 해먹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년 시절의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버님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그만큼 더 힘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일 마저도 시대를 탓해야 할까. 형님을 따라 배도 타보고, 배도 고쳐보고 이 경험이 토대가 되어서 우리가 아는 시인의 <항해일지>가 탄생했다고 하니 사람에게 경험이라는 것이 정제되어 나오면 어떤 귀한 것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도 역시 시를 좋아한다. 시인의 말처럼 아침에 한 번 들었는데,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런 시를 좋아한다. 시인의 책 초반에 모든 계절이 봄이면 봄을 원하는 이는 없을거란 말이 있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게 겨울 시베리아의 한파같은데, 몇 달만 지나면 진짜 꽃이피는 봄이 온다. 실제의 봄과 내가 원하는 인생의 봄이 한꺼번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를 읽으면서 그 기간 여물진 뿌리처럼 강건하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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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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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 황지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일어난 참사에 비통함을 느끼며 이 책을 같이 읽었다고 하면 그 마음이 전달될지 모르겠다. 아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 고울이들에게 미안해서 말이다.

양고울. 표지에 그려진 잉어빵을 들고 있는 소녀다. 지금은 예담이의 사고 이후 밥은 안 먹고 아삭거리는 과자만 먹는 비만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먹는것과 담을 쌓고, 친구들과도 담을 쌓고, 집안에서 칩거생활을 하다가 겨우 중학생이 되었다. 읽는 동안 고울이 울이, 우리 등으로 이름이 여러 버전으로 불리는데, 나는 왜인지 고울이가 소울이로 느껴져서 계속 그 이름으로도 불러보았다. 아마 울이의 소울이 제일 걱정되어서 나만의 작명이 시작된게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청소년문학이지만 생각보다 인터넷 세계 혹은 유튜브의 세계에서 원치 않는 노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원치 않았는데 퍼져나가는 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그게 가능은 한 것 인지에 대한 생각을 제일 읽으면서 많이 해보았다.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피해자를 향한 악의 있는 비난, 악의는 없더라도 다른 관점에서의 비난이 넘쳐나지 않는가.

그래서 고울이도 예담이의 사고 이후에 특히나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펐다. 그나마 고울이를 보호해주시려는 부모님과도 생각이 달라버리니 자꾸 평행선을 긋는 상태가 되고 말이다. 당사자와 또 그의 가족들에게 향한 2차 피해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결국 자발적으로 혼자지내는 고울이에게 북튜브를 매개체로 삼아 민서와 태린이가 힘을 합친다. 골키퍼가 공을 막지 못하다가 결국은 그 어려움에 맞선다는 줄거리로 고울이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끝은 닮아있다. 대신 골키퍼도 완전히 떨쳐냈다라고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적절한 맺음도 좋았고, 실제 이 책의 밖의 주인공인 고울이도 예담이네와 민서와 태린이와도 솔직한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까지만의 결말이라서 더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모두와 얼싸안고 그동안의 나는 이랬다, 너를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는 뜨거운 눈물의 화해가 있었으면 나는

솔직히 이 책이 조금 가식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요새는 대부분 차갑고, 각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양똘이라고 부르는 친구도, 프리미어리그 직관이 목표인 민서도, 유튜버로서의 자기계발을 원하는 태린이도 다 자기가 우선인 그런 초 개인주의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리고, 피해자가 원치 않는 화해는 또 하나의 가해라고 생각하기에 억지로 너무 큰 기대감을 불어넣지 않는 고울이의 정체를 아는 그 사람의 솔직한 마음 고백도 마음에 들었다(스포가 될까봐 최대한 돌려서 씀을 양해바랍니다)

실제로 고울이가 겪은 일은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것이니 조금씩 한발을 내딛었음 한다. 잉어빵의 비린내가 느껴지지 않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친구들과도 웃게 될 수 있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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