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김종해 지음 / 북레시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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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으므로 세상은 따스하다 - 김종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김종해 시인이 41년생이고 시단에 등단한지 60년이 되었다. 책에서도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면 된다고 산문집은 마지막일거라는 결심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산문을 내긴 하지만 여러 번 갈고 닦고 정제해야하는 시어가 무뎌질 것을 걱정하는 시인의 엄격한 언어의 자기통제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도 나이가 40이 넘었지만, 교과서에서나 배우던 박목월시인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이 책을 읽으며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시만으로 만난 목월선생의 말투가 경상도 사투리였다는 것을 이 책이 아니면 어떻게 알았겠는가. 평범하게 후배시인들과도 어울리시고 술도 드시고 하는 그때 문학인들의 모임이 책으로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로새겨졌다.

책의 초반1부는 시에 대한 감상들이 나오고 2부는 박목월, 박남수 등 문학적 만남에 대한 이야기, 3부는 유년시절의 이야기 4부는 최근의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시인은 필명(남궁해)으로 자유문학사가 주관하는 신인문학상에 당선되었다가 63년 자유문학이 폐간하면서 남궁해로서의 시절은 마무리 된다. 이후 65년 경향신문의 신춘문예에 <내란>이란 시로 당선되어 김종해 시인(아들 김요일 시인의 이름으로 투고)으로 다시 등단한다. 평생에 한 번의 도전으로도 될까말까한 일을 한두 해 사이로 모두 너무 쉽게 해내시는 걸 보고 이렇게 겸손하게 적어두셔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60년간을 시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파격적인 형식과 전개가 돋보이는 시면서 내용은 독재자 권력과 인간의 비애가 잘 드러난다.

대우에서 주관한 40인 문인들과 세계 유람을 다닌 에피소드에서는 나와 대우가 또 이렇게 연결되나 싶었다. 실제로 대우회장님을 거의 마지막까지 모신 분과 같이 일했었는데, 대우라는 기업이 여러모로 문화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데 한 몫 했다는 것도 말이다. 시인의 책에서는 전형적인 한국형 입맛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에피소드에 인간적인 면이 드러났다. 내가 아무리 객지로 도는 것을 좋아해도 먹고사는 일이 안맞으면 밖에서 살 수 없다. 나도 외국생활 할때 결국 사람이 먹는 것은 한민족의 정체성이구나 하고 느꼈을 만큼 한식을 해먹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던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년 시절의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버님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그만큼 더 힘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일 마저도 시대를 탓해야 할까. 형님을 따라 배도 타보고, 배도 고쳐보고 이 경험이 토대가 되어서 우리가 아는 시인의 <항해일지>가 탄생했다고 하니 사람에게 경험이라는 것이 정제되어 나오면 어떤 귀한 것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도 역시 시를 좋아한다. 시인의 말처럼 아침에 한 번 들었는데,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런 시를 좋아한다. 시인의 책 초반에 모든 계절이 봄이면 봄을 원하는 이는 없을거란 말이 있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게 겨울 시베리아의 한파같은데, 몇 달만 지나면 진짜 꽃이피는 봄이 온다. 실제의 봄과 내가 원하는 인생의 봄이 한꺼번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를 읽으면서 그 기간 여물진 뿌리처럼 강건하게 지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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