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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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 황지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일어난 참사에 비통함을 느끼며 이 책을 같이 읽었다고 하면 그 마음이 전달될지 모르겠다. 아직 시간이 흐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너무나 많이 남아있는 고울이들에게 미안해서 말이다.

양고울. 표지에 그려진 잉어빵을 들고 있는 소녀다. 지금은 예담이의 사고 이후 밥은 안 먹고 아삭거리는 과자만 먹는 비만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먹는것과 담을 쌓고, 친구들과도 담을 쌓고, 집안에서 칩거생활을 하다가 겨우 중학생이 되었다. 읽는 동안 고울이 울이, 우리 등으로 이름이 여러 버전으로 불리는데, 나는 왜인지 고울이가 소울이로 느껴져서 계속 그 이름으로도 불러보았다. 아마 울이의 소울이 제일 걱정되어서 나만의 작명이 시작된게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은 청소년문학이지만 생각보다 인터넷 세계 혹은 유튜브의 세계에서 원치 않는 노출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원치 않았는데 퍼져나가는 나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그게 가능은 한 것 인지에 대한 생각을 제일 읽으면서 많이 해보았다.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피해자를 향한 악의 있는 비난, 악의는 없더라도 다른 관점에서의 비난이 넘쳐나지 않는가.

그래서 고울이도 예담이의 사고 이후에 특히나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슬펐다. 그나마 고울이를 보호해주시려는 부모님과도 생각이 달라버리니 자꾸 평행선을 긋는 상태가 되고 말이다. 당사자와 또 그의 가족들에게 향한 2차 피해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결국 자발적으로 혼자지내는 고울이에게 북튜브를 매개체로 삼아 민서와 태린이가 힘을 합친다. 골키퍼가 공을 막지 못하다가 결국은 그 어려움에 맞선다는 줄거리로 고울이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끝은 닮아있다. 대신 골키퍼도 완전히 떨쳐냈다라고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적절한 맺음도 좋았고, 실제 이 책의 밖의 주인공인 고울이도 예담이네와 민서와 태린이와도 솔직한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까지만의 결말이라서 더 마음에 들었다. 갑자기 모두와 얼싸안고 그동안의 나는 이랬다, 너를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는 뜨거운 눈물의 화해가 있었으면 나는

솔직히 이 책이 조금 가식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요새는 대부분 차갑고, 각자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양똘이라고 부르는 친구도, 프리미어리그 직관이 목표인 민서도, 유튜버로서의 자기계발을 원하는 태린이도 다 자기가 우선인 그런 초 개인주의의 시대이기 때문에. 그리고, 피해자가 원치 않는 화해는 또 하나의 가해라고 생각하기에 억지로 너무 큰 기대감을 불어넣지 않는 고울이의 정체를 아는 그 사람의 솔직한 마음 고백도 마음에 들었다(스포가 될까봐 최대한 돌려서 씀을 양해바랍니다)

실제로 고울이가 겪은 일은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있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한 것이니 조금씩 한발을 내딛었음 한다. 잉어빵의 비린내가 느껴지지 않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고, 친구들과도 웃게 될 수 있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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