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 절세법 - 알라두면 쓸모 있는 세금 상식사전
최용규(택스코디) 지음 / 다온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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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 절세법 - 텍스코디(최용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벌써 텍스코디의 책을 네 번째 만나는 것 같다. 공저도 있고, 단독도 있지만 언제나 읽으면 세금에 대한 쉬운 내용을 간명하게 설명해주어서 마음에 든다. 지금 당장 상속이나 증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절세를 하고 싶다면 증여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자녀에게 10년마다 적정한 자금을 증여하는 플랜을 짜두라고 말이다. 물론 나같이 자녀가 없는 사람에게도 증여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다. 내가 증여받을일이 또 있을 지 아는가? 사람일은 모르니까. 또한 내가 죽었을 때 내 자산을 물려줄 사람을 지정하고 싶거나 방법까지 적정하게 알아두려면 유언에 대한 적법한 절차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자필증서에 따른 유언 방법은 반드시 자필로 작성한 후 도장을 찍어야 하며 사망 후 법원의 검인을 받아야 한다. 보통 위변조나 적법한 절차가 빠지는 경우가 많기에 유언의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제외하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 좋아 보인다. 공증인이 작성하고 유언자와 2명의 증인이 그 정확함을 확인한 후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하는 방식이다. 공증인이 유언장을 20년 보관하고 가정법원의 검인 절차도 필요 없다.

책의 초반은 자산가인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상속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60억을 반씩 물려주는데, 사업가 기질이 많은 둘째가 상속받은 재산으로 사업을 했다가 상속받은 재산 모두를 탕진한다. 첫째아들은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상속분을 잘 지키고 있었는데, 상속세의 연대 납세 의무가 있기에 상속세에 해당하는 금액 전부를 첫째아들이 내게 되었다는 말이다. 같이 상속받았을 뿐인데, 한쪽에서 상속세를 확실하게 납부해야 하는 것 인지 까지를 마무리 지어야 상속이 원만하게 마감되었다 할 것이고, 이래서 상속에 대한 지분 뿐만아니라 잡음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말미에 아버지가 죽고 충분한 재산이 있는 어머니와 자녀들이 상속 받을 때 어머니가 상속세를 납부해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기에 유류분과 상속세에 따른 증여부분을 면밀하게 따지면 절세할 수도 있다. 어머니가 상속받은 재산이 10억이고 총 상속세가 14억이 나왔을 때 어머니가 모두 상속세를 대납한다면, 4억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된다는 것이다.

상속세는 30억 이상이면 50%까지의 세율이 부과되는 높은 세금이다. 그렇기에 최근 자산가치가 떨어진 주식이나 펀드 등을 저평가된 시점에서 증여하는게 핫하다고 한다. 국내 상장주식의 경우 세법에서는 증여일 현재를 기준으로 재산을 평가하고, 주식 증여 시 일반적으로 계좌 대체 입고일이 증여일이 된다. 그리고 세법에서는 증여로 인해 취득하는 재산을 증여일 현재 시가로 평가하되, 시가 파악이 어려운 경우에는 재산의 종류,규모,거래 상황등을 고려해서 규정된 방법인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평가하게 되어 있다. 국내 상장주삭의 보충적 평가방법은 증여일 이전,이후 2개월 간 종가 평균 가격이다. 최근 많이 녹아내린 코인의 경우는 증여일 전,이후 1개월 간 월평균가액 평균임을 알아두고 증여 플랜을 짜면 좋겠다. 주식을 증여함에 따라 받은 자녀가 증여세를 부담하고, 이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은 자녀에게 귀속되므로 건보료가 오를 수 있음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주식을 차후 양도 시에도 취득가액이 낮아서 양도세가 높아질 수 있음도 주의사항이다. 그렇지만 최소 10년 이상 가지고 있을만한 블루칩이라면 증여플랜의 선택지로 생각해볼 만 하다.

서울 집값이 10억을 넘으면서 이제 집 한채만 가지고 있어도 상속세에 대한 우려를 가져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똑똑한 절세플랜은 미리미리 대비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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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처녀 -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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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처녀 - 김승옥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유명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현대문학의 작가 김승옥의 시나리오 작품이다. 무진기행이라는 책이 제일 유명하지만 영화 각본도 썼다는 말에 읽어보았다. 책의 소개처럼 자동차노조연맹과 안내양들의 항의로 상영 중단된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198112월 개봉한 도시로 간 처녀2억원이라는 많은 제작비를 들였고, 동시녹음한 영화라고 한다. 당연히 개봉당시에 볼 수는 없었고, 작품을 찾아보면 볼 수 있는 곳이 아직도 있으니 참고해보기 바란다. 시나리오가 영화로 옮겨지면서 80년대 그대로인 거리 미아운수 27번 버스, 안내양의 복장, 해야하는 일들을 보면 추억여행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읽어보고 난 2020년대의 눈으로 보면 한 직업과 여성들을 대단히 비윤리적인 것으로 그려서 솔직히 좀 불편했다. 물론 지금은 없어진 버스안내양이라는 직업이 아무리 현찰을 만지는 일이라 해도 직업군 전체가 공공연하게 <삥땅>이라는 것을 해서 뒷주머니를 차고 그걸 감시하기 위해 매번 몸수색을 하고, 극의 후반에서는 알몸수색을 한다는 것에 치가 떨렸다. 작중 문희처럼 정말 정직하고 성실하게 근무한 직원들에게 있어서 이런 인권유린은 근무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까지 부숴버리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문희가 투신하기까지의 감정이 크게 일어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물론 성토하는 내용에서 기업이 의심해서 알몸수색을 한 것보다는 안내양들이 삥땅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부분이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문희가 당한 미수강간에 대한 사건에 대한 회사내부 징계회의가 열린 것은 매우 현대적이면서도 거기에서 조차 문희가 대답하는 씬은 없고, 어쩌면 아무도 아닌(끝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광석이 나서서 대변해 준다는 것도 그당시 여성인권이나 발언권이 약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보이더라. 징계회의의 결과 각자 기사한테 뺨을 때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경찰에 보내서 강간미수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하는데, 인민재판처럼 뺨 여러대 맞고 끝낸다는걸 보면 또 참 이상하기도 하고, 이 정도는 이쯤에서 봐준다는 느낌이 강했달까. 이렇게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생기면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고, 지금은 그래도 바뀌어가는 더 좋은 시대로 나아가는 방향에 있구나 하고 말이다.

각자 다른 성격의 3명의 안내양이 나온다. 문희, 영옥, 성애. 극의 내내 소심하던 성애가 짝사랑에서부터 순애보를 가져서 해피엔딩을 바랬지만, 계층간의 위화까지 책은 여실히 드러내 준다. 그나마 택시도 갖고, 그 당시 기술직인 운전기술도 얻어내고(?) 택시기사가 된 영옥이 조금 괜찮아 보인다. 주인공인 문희는 광석과 해피엔딩일지는 모르겠다. 원양어선 타고 와서 그나마 정신 차린 광석이 문희를 잘 보살피기를. 이 책에서 사라진 단어 중에 가바이 (버스에서 물건 파는 사람) 라는 것을 배웠다. 지금도 안내양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지만, 책에서처럼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와 처우를 받는 직종은 아직도 있다. 갑질하는 사람, 고용주, 등등 40년전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내 전부를 걸겠다. 그렇지만, 상경해서 돈을 벌려는 청춘들의 순수한 마음은 그대로다 그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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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최경원 외 지음, 홍경수 엮음 / 북카라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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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 홍경수외 4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부여 어렸을 때 수학여행 패키지로 가본 이후로 내가 따로 들러보지는 못한 곳이다. 그렇지만 최근 읽은 문화유산기에서 금동대향로의 사진을 보고 끌렸던 건 아마 부여와 나를 이어줄려는 계시가 아니었을까.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 서울에서 2시간 이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이점이 크게 다가왔다. 물론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우리집에서는 거기에서 30~40분은 더해야 도착시간이 나오지만 확실히 편도 2시간이라는 물리적 거리는 여차하면 당일치기로도 가능하고 부담 없이 갈만한 거리임이 분명하다. 친한 친구가 사는 경기 남부에서 픽업해서 23년에는 ktx가 정차하는 공주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부여로 마음을 바꿨다. 하늘이 제일 넓은 마을 그리고 고즈넉하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강점인 것 같다. 그리고 진품으로 보관되고 있는 백제의 금동 대향로를 보러 국립 부여박물관만 들른다고 해도 아쉽지 않은 여행으로 기록될 것 같다.

책의 장점은 백제시대의 부여와 현재 부여의 만남을 잘 풀어냈다는 점에 있다. 아마 이 책이 아니었다면 한옥에서 하루 묵고 박물관 들러서 맛집 한군데 정도 들러서 바로 집으로 갔을 것이다.

최근 다시 이주해온 청년들이 꾸며놓은 규암이라는 동네의 자온길의 면면이 나에게 부여를 가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주었다. 계속 핫플레이스와 가게의 이주스토리 사장님들의 인터뷰가 부여의 매력을 계속해서 나에게 속삭여주고 있었다. 예전 적산가옥들이나 구한옥 요정건물 등 근현대사에 속하는 건물들을 보존하고 개조해서 요새의 핫플들을 만들어냈다. 옷가게로, 카페로, 서점으로, 음식점으로, 염색공방으로 말이다. 지금은 백제교가 놓여있어서 꼭 나루터(백마강 유람선 선착지) 등이 아니라도 쉽게 도심과 인접해서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시간여행 컨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플레이스다.

그리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성흥산의 일몰을 추천한다.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드라마를 통해 많이 소개된 낙조의 명소다.

낙화암이나 궁남지 정림사지5층 석탑을 보는 것 또한 역사덕후들에게는 많은 선택지가 되어 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옛스러운 부여보다는 사람의 온기가 다시 스미고, 농산물로 흥하는 부여, 충청도의 슴슴한 맛집들도 그리고 사장님들의 개개인의 스토리 텔링도 다 풀어내주어서 추천해주는 집들을 지도에 표시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다. 그리고, 20대 혹은 박사가, 현지인이 추천해주는 나만의 부여 12일 여행코스가 각 장마다 엑기스로 나와있어서 내가 원하는 장소들을 선별해도 좋고, 이대로 코스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이번주에는 부여로 떠나야겠다. 혹시나 부여를 가자고 하는 내 손을 잡아줄 일행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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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인간혐오자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5
몰리에르 지음, 김혜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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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혐오자 - 몰리에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616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희곡이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을 지 몰랐다.

실제로 장 라신, 피에르 코르네유와 더불어 17세기 프랑스 3대 고전 극작가라고 한다. 이번에 시카고 플랜의 5번 시리즈가 <인간혐오자>이고, 4번 시리즈가 <타르튀프>라서 다음번에 같이 읽어볼 생각이다.

지금도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사람들의 위선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고 또 꼬아서 드러나있다고 보면 된다.

1막의 시작은 주인공인 알세스트와 친구 필랭트의 대화로 시작된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는데, 잘 모르는 것 같은 필랭트. 그에 대해 왜 그런 가식을 떠냐면서 유난을 떤다. 등장인물 안내도가 책 앞에 나와있을 정도로 친절한데, 희곡의 양이나 등장인물이 명확하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 고전 그 자체는 얼마나 어렵거나 비유적인 말로 되어있는지 모르겠지만, 현대어판으로 읽기 쉽게 풀어 쓴 덕분에 인간의 보편 정서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늘 회사나 학교를 가면서 생각하지 않는가? 나의 본성이나 자존심은 집에 두고 나가서는 자본주의에 입각한 사회생활을 하기로 말이다. 그리고 늘 두려워 하지 않는가. 씹을 사람만 빼고 단톡방을 만들어서 신나게 씹고 뜯고 맛보는 것을 말이다. 뒷담화를 한 번도 해본 사람이 없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란 가식과 친절이 두루 있어야 인간관계에서 실패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 희곡의 사람에게로 빗대본다면 그래도 필트에 제일 가깝지 않을까. 어지간 하면 좋게좋게 말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희곡에서는 아주 단역으로 나오지만 아카스트 후작의 자존감을 닮고 싶기도 했다. 본인의 가장 긴 대사로 내가 얼마나 잘난집아들에 외모도 빼어나고 명망이 좋은지 읊는 구석인데, 그래도 셀리멘의 사랑이 없어서 힘들다고 토로하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아카스트와 클리탕드르는 둘이 셀리멘의 사랑은 자기것이라고 생각하며, 연적이 사랑을 쟁취하면 서로 쿨하게 떠나가기로 하등 의미없는 동맹조약도 맺는다. 이런걸 보고 김치국 마신다고 하는걸까 생각했다.

요즘 시대상으로는 알세스트 같은 인간혐오자이면서 나만 솔직하고 곧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사이버 모욕죄랑 댓글 창 다 막혀서 지독한 악플러로 재탄생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17세기에도 자기에게 다가온 우정을 모욕하여 오롱트와 재판까지 가게 된다. 이 역시 패소. 2만 프랑이나 썼지만서도 자신이 맞고 오롱트와 모든 사람들이 틀린걸 다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쯤되면 참 알세스트도 중증이다. 이 옆에 붙어있는 친구인 필랭트가 참 보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와중에도 여러 남자들의 구애와 스무살이라는 젊음에 기대 어장관리를 하는 셀리멘을 향한 알세스트의 마음은 직진한다. 결국 알세스트 외 모든 사람들의 인민재판이 열리는 희곡의 마지막이 제일 재미있다. 어떤 진실이 밝혀지고 어떤 망신과 사실이 남는지를 가늠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셀리멘은 그래도 마지막 양심으로 가식을 떤 부분을 인정하는 것 그점만이 괜찮았다. 자의식 과잉의 캐릭터지만 또 20살이니까 그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필랭트와 엘리앙트의 사랑은 안온하고 서로의 배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아마 필랭트의 처신 기술이라면 말썽은 안부릴 것 같다. 엘리앙트의 성정이면 하얀 거짓말도 넘어갈 것이고 말이다.

고전희곡의 재미를 느꼈던 작품이었다. 현대 드라마로 옮겨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게 역시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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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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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 서경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서경희 작가의 책은 <옐로우시티> 이후로 두 번째다. 몽환적인 중간계를 떠돌아다니는 캐릭터들을 만나본 책에 비해 이번 작품은 매운맛이었다. 비단 미혼모를 다루고 있다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제 열여덟인 하리는 원치 않는 괴물을 가지게 된 노숙자다. 어쩌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무허가 미혼모 쉼터를 알게 되고 인가도 별로 없는 북단으로 원장을 만나러 터미널에 앉아있는 것으로 시작된다. 책에서 묘사되는 하리의 얼굴이나 몸의 상태에 비해 요새 일러스트로 너무 예쁜 친구가 그려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책의 판매량을 생각하면 멋진 표지가 필요하고, 그렇지만 내용은 가난에 못이겨 인간이기를 포기할 정도의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버려지고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소설의 표지치고는 너무 <예쁘다>고 생각한다. 미혼모의 이야기여도 예뻐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이 씁쓸한 것이다.

부어버린 발에 추운 날씨인데도 얇은 옷만 걸친 하리는 원장을 만나서 스타렉스에 몸을 싣는다. 분홍하마의 집에는 마마와 다른 임산부들 초련, 예나 등이 먼저 와있다. 오자마자 노숙하던 냄새 때문에 눈총을 받고 하리는 마마와 같은 방을 쓰게 된다. 조금은 심리치료 같기도 연극같기도, 거울치료 같기도 한 고백의 시간에 낯설어 한다. 연극배우를 꿈꿨지만 사투리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마마의 상처치유 프로그램이 낯설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할 생각을 한다.

사기와 계속적인 죽음이 등장한다. 그리고 허기와 범죄가 등장한다. 그렇지만 그 어떤 사람을 원망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뉴스에 낼만한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킹벤자민 잎을 샐러드로 먹든, 무쳐먹든 놀랄일이 아니다.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먹어야 한다.

<하리>를 읽으며 임산부로 쉼터에 왔지만, 관리자로 변모하는 모습 그리고 다 무너져내리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혹은 나만 살기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처절했다.

 

올초에 읽었던 비슷한 설정으로 시작하는 <베이비팜>이 생각났다. 여기는 임신부터가 아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팔기위한 대리자궁을 제공하는 대리모들의 이야기라는게 좀 다를까. 그래도 낳은 아기를 보내야 할까 고민하는 내용은 비슷한 줄거리가 조금 있다. <하리>를 읽고 독한 내용에 힘들다면 이 이야기도 비교해서 읽어보길 바란다.

하리의 마음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떠나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100%의 선의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계속적으로 눈만 녹으면, 어떤 이유만 지나가면 이 지긋지긋한 곳을 탈출할려고 계속 맘먹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면사무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하리의 노력은 그녀를 많이 성장시킨 것 같다. 늘 될대로 되라는 식이었던 그녀의 말에 의미가 부여되고, 목적이 생겼다. 같이 살아가기 위함이라는 뜻을 가진 것 부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게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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