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간 처녀 -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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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처녀 - 김승옥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유명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현대문학의 작가 김승옥의 시나리오 작품이다. 무진기행이라는 책이 제일 유명하지만 영화 각본도 썼다는 말에 읽어보았다. 책의 소개처럼 자동차노조연맹과 안내양들의 항의로 상영 중단된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198112월 개봉한 도시로 간 처녀2억원이라는 많은 제작비를 들였고, 동시녹음한 영화라고 한다. 당연히 개봉당시에 볼 수는 없었고, 작품을 찾아보면 볼 수 있는 곳이 아직도 있으니 참고해보기 바란다. 시나리오가 영화로 옮겨지면서 80년대 그대로인 거리 미아운수 27번 버스, 안내양의 복장, 해야하는 일들을 보면 추억여행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읽어보고 난 2020년대의 눈으로 보면 한 직업과 여성들을 대단히 비윤리적인 것으로 그려서 솔직히 좀 불편했다. 물론 지금은 없어진 버스안내양이라는 직업이 아무리 현찰을 만지는 일이라 해도 직업군 전체가 공공연하게 <삥땅>이라는 것을 해서 뒷주머니를 차고 그걸 감시하기 위해 매번 몸수색을 하고, 극의 후반에서는 알몸수색을 한다는 것에 치가 떨렸다. 작중 문희처럼 정말 정직하고 성실하게 근무한 직원들에게 있어서 이런 인권유린은 근무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까지 부숴버리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문희가 투신하기까지의 감정이 크게 일어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물론 성토하는 내용에서 기업이 의심해서 알몸수색을 한 것보다는 안내양들이 삥땅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부분이 더 부각된 것 같아서 아쉽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문희가 당한 미수강간에 대한 사건에 대한 회사내부 징계회의가 열린 것은 매우 현대적이면서도 거기에서 조차 문희가 대답하는 씬은 없고, 어쩌면 아무도 아닌(끝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광석이 나서서 대변해 준다는 것도 그당시 여성인권이나 발언권이 약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아 보이더라. 징계회의의 결과 각자 기사한테 뺨을 때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경찰에 보내서 강간미수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하는데, 인민재판처럼 뺨 여러대 맞고 끝낸다는걸 보면 또 참 이상하기도 하고, 이 정도는 이쯤에서 봐준다는 느낌이 강했달까. 이렇게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이 생기면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고, 지금은 그래도 바뀌어가는 더 좋은 시대로 나아가는 방향에 있구나 하고 말이다.

각자 다른 성격의 3명의 안내양이 나온다. 문희, 영옥, 성애. 극의 내내 소심하던 성애가 짝사랑에서부터 순애보를 가져서 해피엔딩을 바랬지만, 계층간의 위화까지 책은 여실히 드러내 준다. 그나마 택시도 갖고, 그 당시 기술직인 운전기술도 얻어내고(?) 택시기사가 된 영옥이 조금 괜찮아 보인다. 주인공인 문희는 광석과 해피엔딩일지는 모르겠다. 원양어선 타고 와서 그나마 정신 차린 광석이 문희를 잘 보살피기를. 이 책에서 사라진 단어 중에 가바이 (버스에서 물건 파는 사람) 라는 것을 배웠다. 지금도 안내양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지만, 책에서처럼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와 처우를 받는 직종은 아직도 있다. 갑질하는 사람, 고용주, 등등 40년전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내 전부를 걸겠다. 그렇지만, 상경해서 돈을 벌려는 청춘들의 순수한 마음은 그대로다 그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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