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셰익스피어 카운슬링 - 인생의 불안을 해소하는 10번의 사적인 대화
체사레 카타 지음, 김지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셰익스피어 카운슬링 - 체사레 카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완전히 다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 5대 희극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한여름 밤의 꿈, 뜻대로하세요) 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 완독한 작품으로는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소개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책은 인간사에 녹아있는 희노애락 중에서 셰익스피어의 글과 매칭시켜 봤을 때 해답을 얻을 만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희곡으로서 연극으로서의 그의 글을 만나는 것을 넘어 카운슬링을 받는 것처럼 작가와의 대담을 연결시켜주는 소개글이다. 짧막하게 총 10가지로 나눠져 있고,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어떤 편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는 <서적점>스타일로 읽어도 무방하다 하여 나도 7장과 9장을 먼저 읽고 나서 다시 앞으로 돌아와 순차적으로 읽었다. 서적점은 고대부터 내려오는 점성술 중 하나로 책에서 고민의 해답을 찾는 점의 일종이다. 책이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고 책이 내게 전하는 바를 그대로 믿는 것이다. 내면의 질문에 집중해 본 다음 책을 펼친다. 그리고, 그 순간 들어오는 구절, 단어, 등이 우리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내려준다고 믿는 것이다. 아마 여러 서적점 스타일의 책을 봤을 때, 나에게 제일 필요한, 혹은 끌리는 단어가 제일 원하는 조언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7장은 이별의 상처로 그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다면 이었다. 클레오 파트라의 이야기였는데, 두 주인공이 욕망으로 만나서 파멸에 이르게 되는 내용과 나르시즘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온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도 필요에 의해서 만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영원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다른 시각에서 보면 또 달리 보이는 법이다. 그리고 관계의 끝이 나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은 감정의 찌꺼기로 남고 마음속에 남은 고통의 베이스가 된다고 한다. 이 감정의 찌꺼기가 남긴 고통을 끝까지 마주하고, 이겨내야 이것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아무튼 끝나버린 관계에서 어떻게든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것 보다는 바닥을 찍어봐야 나에게 아물만한 상처로 남게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최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있어서 1장인 <하는 일마다 족족 꼬인다면>부분을 인상 깊게 읽었다. 책에서는 요정 퍽이 끼어들어 사랑을 족족 꼬이게 만든다는 재미있는 비유였는데, 인간사 요정의 꽃 즙으로 사랑에 빠진다면, 혹은 마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일들 투성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엉뚱한 사람에게 사랑에 빠졌더라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신박함이라니!! 사람들은 하는 일마다 꼬인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기중심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 원인을 내부적 혹은 외부적으로 찾기 때문이란다. 이런 원인을 찾을려는 행동은 살면서 너무 쉽고 흔하게 하지만, 쌓이다보면 분노에 이를 수 있다. 늘 내 인생도 초연하는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요정의 마법 실수처럼 <그냥>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는 점에서 이 책이 가진 강점을 발견했다. 그 어떤 작가가 요정의 실수와 인간사의 커넥션을 만들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한여름밤의 꿈을 읽어보면 아, 그게 가능하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외에도 욕망을 부추기는 맥베스와 특히 맥베스의 부인, 미성숙하지만 사랑하는 연인 로미오와 줄리엣 등 널리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도 만나면서 인생조언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이로써 또 완독하고 싶은 작품들이 생겨났다. 특히 <뜻대로 하세요>가 다음에 읽고 싶어졌다. 고전과 삶의 방식을 논할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