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지음 / 열림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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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분명 나는 이능력자인 발현자와 잠재자의 세상인 SF물을 읽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이건 작가가 설계한 세계이기도 하지만 지금 지나가고 있는 지금의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더 짙게 들었던 작품이다. 주인공인 마미르는 이능력 척도가 8에 달하는 엄청난 발현자다. 8은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다. 본인은 열역학 2법칙을 이야기하며 열을 옮기는 능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미르가 고등학생이던 2018년에는 친구들과 물을 갑자기 시원하게 얼음을 만들거나 떡볶이를 먹을 때 장난친다고 뜨거운 단무지를 만들거나 하는 일정도로 만족하는 친구였다. 굴러가는 나뭇잎만 봐도 까르르 웃는 고등학생. 그러나 이능범죄가 사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발현자들 중에는 나쁜 마음을 먹고 사회를 파괴하고자 하는 자들도 많은 법이다. 원래는 언제나 그런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능력 발현으로 그런 기회를 더 수월하게 얻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를 눈치 챈 미르는 학교로 돌진하는 트럭을 막기 위해 애썼고, 다친 미르를 구해주다가 10년 지기 친구인 건은 교란이 된다. 교란은 이능력자의 혈액에 노출되었을 때 생긴다. 사람들 마다 10년 정도의 시한부 삶을 살아가게 된다. 면역체계가 교란되면 항원농도가 높아지고 사이토카인 증가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교란>치료법도 없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무시무시한 병인 것이다. 이런 교란을 연구하기 위해 미르는 라이모스에 들어가서 무효이론을 연구한다. 책의 마지막에 도대체 왜 이놈의 이능력이 발현되는가에 대한 짧은 결론이 나온다. 무언가를 갈망하는 마음에서 발현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발현자가 될 수 있고 잠재자의 욕망에 따라 다른 것일 뿐이다. 그러니 발현자와 잠재자는 한 끗 차이다. 그런데 왜 이미 발현한 욕망이 희석되면 죽음으로 이끄는 구조를 설정했을까. 각자의 마음은 다 다르고, 닿고자 하는, 이루고자 하는 그 많은 점이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미르는 계속 무효이론을 연구하며, 라이모스의 복지혜택 중 하나를 누리기 위해 건과 결혼해서 병원에 머물게 한다. 그러며 교란으로 사망한 라이모스의 직원이었던 엄마 <서현주>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해수>를 만난다. 서현주의 연구이론에서 더 나아가 연구노트와 무효이론에 대한 연구와 진실에 다가간다. 그러면서 직접 바이알을 깨는 장면에서 얼마나 처절하던지...결국 미르가 세상을 구하는 지, 자기가 제일 구하고 싶은 <>을 구해내는지 봐줘야한다. 읽어내야만 한다.

덧붙이자면, 짧게 등장하는 건의 부모님과 원망하는 마음과 미르의 마음이 묘사되는 신에서 같은 재난을 겪었더라도 이렇게 아물기를 누구를 원망하기를 지속하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 사람의 골들을 다 이어주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는가. 많은 사건사고를 떠올리게 되며 우리가 가져야 할 단 하나의 이론은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더 많이 기억하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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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 국제 문학 에이전트, 대한민국에 빠지다
바버라 지트워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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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느낀 행복들 바버라 지트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국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는 이 작품을 발견하고 번역하고 출판해주는 국제적인 문학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보고 활동한 1세대가 저자인 바버라 지트워다. 신경숙의 작품을 비롯 다양한 한국 작가를 외국에 알렸다.

개인적으로는 신경숙 작가의 이슈 때문에 좋아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친구라서 저자와 신경숙은 자주 등장한다. 이렇게 한국과의 인연이 많은 그녀가 한국에서 느낀 행복들이라는 제목으로 뉴요커가 바라보는 한국과 문화의 여러면을 담담하게 써냈다. 한국인이지만 이 문화에 이런 이야기까지 숨어있었다고? 하는 것들도 여러 가지 있었다. 원래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은 잘 모르고, 늘 있어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책의 구성은 하나의 소주제와 여행지에 대한 단상. 각 장의 마지막에는 한식을 조리하는 조리법까지 나와 있다. 한국 사람이 내가 읽기에 조리법은 레시피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까지 한 쪽 소개되어 있어서 외국 독자들이 시도해 보기에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경우 다시마를 어느 정도 분량으로 잘라내야 하는지 모를 독자를 위해 1장은 신용카드 크기라고 적어놓은 직관적인 설명에 탄복했다. 역시 세계 공통의 사이즈라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아마 나라면 늘 알죠? 너구리 다시마 크기! 했을텐데 말이지.

서울 명동, 제주도, 남양주, 진도, 특히 작가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부산 등 여러곳이 소개된다. 특히 외국인이 소개하는 책을 통해서 센텀시티에 탕이 18개가 있는 찜질방이 국내 최대 크기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기분이 묘했다. 나름대로 여러 군데에서 온천욕을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국내 최대를 가보지 못했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K뷰티를 소개하면서 세럼과 에센스가 2번에 걸쳐 나오는 무려 11가지 스텝의 기초화장법에 또 놀라버렸고 말이다. 그런데, 에센스를 2번 바르는 동안 크림은 레이어링 하지 않는 건가 싶었다. 외국사람들이 상술이라고 비웃는다는 아이크림까지 등장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화장품으로 무려<해마>가 쓰인다는 것은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수족관에서나 보는 그 해마가 사용되는 제품이 있다니. 뷰티를 위한 열정과 소재의 다양성은 정말 넓구나. 그런데 이걸 또 K뷰티의 나름 신봉자인 내가 외국인을 통해서 알다니. 또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달팽이크림은 알고 있어서 어느 정도의 체면치레는 했다고 내심 생각했다.

전에 외국 여행을 다녀온 후 무려 서울에서 살고 있을 때 동대문 근처 게스트하우스에 묵은적이 있었다. 외국 사람들은 어떤 걸 구경하러 오는 걸까 했는데 (무려 한 9년정도 전이었다) 비무장지대 투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전후무후한 독특한 곳이 비무장 지대구나. 그 걸 <관광>이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은 방문하는구나 했는데, 바버라의 여정에도 등장한다. 혹시 가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외국인을 위한 단체투어도 있지만 개별적으로도 DMZ평화관광도 가능하다. 이 관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분증이다. 내국인은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의 경우에는 (여권, 외국인등록증, 미군ID)가 필요하다. 글로벌한 시대에 맞춰 모바일 신분증도 인정된다. 이것은 꼭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실물로 가져가서 방문하는 게 제일 안전하다. 또한 서울 관광에는 케이팝 스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덕심의 여정은 꾸준히 존재한다.

작가가 힘들 당시 (남편의 건강문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스님과의 차를 마시는 시간에 들은 우리는 지금 행복합니다라는 대목에서 나도 템플스테이가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5년 전 일 때문에 번 아웃이 왔을 때 추천받은 것이 템플스테이였는데 아직도 못해봤다. 새해맞이로 근심 걱정이 있거나 조용한 사색이 필요할 때 도전 해볼만한 코스다. 작가는 아직도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며 지금의 행복에 대한 고마움을 상기시킨다고 한다.

내가 다녀온 코스 중에 하나인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도 추천한다. 서울에서 2시간 이상 가야하긴 하지만 제임스 터렐의 작품과 안도 다다오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고즈넉하며 상당한 입장료를 자랑하기 때문에(3만원 가량) 서울의 박물관보다는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에 다녀온 뮤지엄 산만 알고 있는데, 초록이 무성할 때 여름비가 내리는 날 또 가봐야겠다. 작가는 명상관이 생기기 전에 다녀와서 아쉽다 하더라. 특이한 명상관에서 음원으로 들려주는 싱잉볼과 함께라면 걸어 다니느라 고단했던 몸을 20분 동안 충분히 이완할 수 있다. 국내 독자라면 내가 알고 있는 지역에 이런 것이 있다니 하는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외국인들은 이런 것을 독특하게 여기는구나 하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도 한국 와서 가봤는데, 내가 아직 못 가봤다니 하는 부끄럼에 몇 가지 여정을 추가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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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패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
건설기계 R&D발전소 지음 / 골든벨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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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패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 - 건설기계 R&D발전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올해의 첫 자격증 도전은 <지게차 운전 기능사>로 점찍었다. 참고로 나 같은 2종 오토면허만 있는 사람이 지게차기능사를 따기 위해서는 선작업이 필요하다. 1종 면허를 먼저 따야하는데, 면허시험장에서 연습면허를 발급받고 1종 면허를 취득한 뒤에 지게차기능사에 도전할 수 있으니 이 점 참고했으면 좋겠다.

지게차는 회사에서 매번 도움을 청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 취득하려는 것이다. 3톤 이하의 지게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격증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어디 그런가. 실무를 배우며 같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써먹을 만한 곳은 언제나 생긴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는 총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특히 필기 수험서를 통해서 만나는 제일 강점이라면 출제비율 분석이 있겠다. 그냥 기본기만 가지고 어느 필기시험이든 응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험에 자주나오고 많이 나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암기해야 합격비율이 높아진다. 지게차 기능사는 특히 그 출제비율 중 장비구조가 50%에 가깝다. 그렇기에 안전관리를 비롯해서 화물운반작업, 도로주행, 응급대처 등 8가지에 달하는 주요항목은 조금 덜 보더라도 장비구조에만 특별히 집중하면 최소 28문항 중 많은 점수 취득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장비구조를 외우지 않고 시험 보면 백퍼 떨어진다는 소리다. 우선순위를 특히 장비구조론에 두길 바란다. 엔진구조, 전기장치, ,후진 주행장치, 유압장치, 작업장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2024 패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책으로 CBT 응시요령과 큐알코드로 CBT셀프테스팅으로 모의고사 1회를 풀어볼 수 있는 것은 최종점검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대신 도서구매 인증을 해야 하는 것은 잊지 말자. 자격증 시험을 최근에 보지 않은 사람들은 CBT시험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꼭 안 푼 문제 다시확인을 통해서 아는 문제도 놓치지 않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

도로주행과 응급대처 파트는 도로주행법과 건설기계관리법이 등장하여 긴장할 수 있지만 2가지 파트에서 8문제 정도 출제되니 어렵다면 건기법만 패스하고 안전운행 파트는 버리지 말고 보너스 문제라고 생각하고 점수를 획득하면 좋을 것 같다. 공부하면서 도대체 유압실린더 및 모터 구조와 기능이 무엇인가 잘 몰랐는데, 때마침 골든벨에서 적절하게 유량제어밸브에 관한 강의가 qr코드로 이어져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강의에 적당한 자막이 등장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지게차의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뭔가 했는데 그 이름도 정겨운 <포크>. 2024 패스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로 한 번에 쏙쏙 합격할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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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대한민국 도슨트 13
이지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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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 이지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포천에 대해서 꽤 잘 안다고 생각했다. 차로 30분만 가면 접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제법 가본 곳도 있으리라고. 대한민국 도슨트에 대한 책은 포천편이 13편이다. 속초를 비롯해서 전국의 많은 곳이 진행되고 있는 시리즈다. 지역에 대해 잘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먼저 책의 표지에 등장한 화적연을 몰랐다. 이 바위 아래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한다. 한탄8경 중 3경으로 국가 지정문화재 명승 제9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책에서 등장한 지역 중 가본 곳 중 추천하고 싶은 곳은 단연 비둘기낭 폭포다. 여느 때처럼 재인폭포를 가는 길에 발견한 표지판을 따라 가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서 생사초를 찾아 헤매던 의녀 서비가 약초를 캐던 엉골을 발견할 줄이야. 지금은 데크와 나무계단으로 잘 조성된 지질공원의 가운데에 있다. 특이하게 아래로 한 참 내려와야 만날 수 있는 신기한 폭포다. 갔을 때 동네 주민이 이렇게 폭포로 다가갈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어렸을 땐 여기 와서 삼겹살도 구워먹고 했다는 추억담을 이야기한 것을 들었다. 하긴 나도 지금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건원릉에서 매일같이 굴러다니며 놀았으니까. 비둘기낭 폭포의 특이함과 신비스러움 때문에 특히나 드라마와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근처에 걸어서 바로 보이는 한탄강 하늘다리까지 가면 지질공원의 백미를 다 본 것이니 빼놓지 말고 가보길 바란다. 나처럼 고소공포가 있는 사람은 한탕강이 너무나 잘 보이는 유리 구간에서는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이 참 대단한 게, 가족들과 같이 갔을 때는 그렇게 무서웠는데 사진을 찍어드리느라 움직이게 되더라. 그만큼 사진을 안남기고는 못 지나갈 명소다. 정말 높고, 흔들리고, 강은 천길 낭떠러지처럼 아래 있다.

책에서 추천하는 곳 중에 가보고 싶은 곳은 포천 화강암을 채굴해낸 채석장에서 탈바꿈한 포천 아트밸리다. 이름만 들어보고, 사진을 봤을 때 절벽과 물이 있길래 여긴 뭐하는 곳이지 했는데, 이런 산업화에 얽힌 곳인 줄 몰랐다. 최근에 문화관련 이주한 급조한 문학동네인 줄 알았지 뭔가. 또한 용문사 천년 은행나무 형님 때문에 밀려난 포천 지동 산촌마을 은행나무를 찾아 봄부터 가봐야겠다.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좀 근엄한 편인대, 지동 은행나무는 동글동글 하니 귀엽게 생겼다. 왜란에 호란에 동란까지 겪고도 주변에 850, 650, 500년 된 합치면 수천년이 되는 동생들까지 거느리고 있다고 하니 한번에 나무의 정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좋아하시는 작가님 덕에 내가 가고 싶었지만 폐업해서 가지 못했던 <무아의 계절>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이 나오는 동안 문을 닫아버려서 아쉽다 생각하고 다시 검색했더니 예전 직동리에서 시내로 옮겨왔다. 지금은 소흘읍 소우리에 있는 소수상점 내에 샵인샵으로 재개장했다고 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책에서 소개한 만월의 책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작은 무아의 계절은 다시 생명력을 얻었다.

가까운 포천에 가보고 싶은 곳들이 잔뜩 늘어서 나남수목원, 화폐박물관, 김종삼 시비도 만나봐야 하고. 이야기가 풍성해진 포천여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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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
한수정 지음 / 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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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어 - 한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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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의사인 주인공 남유진. 병원에서 어머니의 수술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1년째 메스를 잡지 못하고, 대면 진료만 보고 있다. 사람들의 구설수에 병원에서의 입지도 좁아진 상태다. 병원에서도 이제 짤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주인공은 직업이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심점을 잃어버린 상태라 삶을 놓아버릴 계획을 세운다. 다른 방법들은 좀 무섭고, 생각보다 의사라서 좋은 점은 모르핀으로 자살 계획을 세운다. 쉽게 가자면서.

병원에서는 트라우마에서 극복하지 못하는 남선생을 위해 아는 정신과 과장도 붙여줬다가 다시 모르는 정신과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아보라는 배려를 해준다. 결국 그 어떤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유진. 엄마와의 추억이 서린 집보다는 병원 당직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반복한다. 거의 먹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오는 유진이 측은하다. 나도 그래봤기 때문에. 살아도 산 게 아닌 것 같은 기분 알지, 그럼.

찬스처럼 상면 병원 의사로 내려가게 되는데, 거기 또 연명치료를 위해 모르핀이 필요한 환자가 있다고 하니 그래, 죽을 자리는 역시 병원이 좋겠다며 상면으로 내려간다. 가기 전 집 정리를 하며 동창인 지훈이 많이 도와준다. 엄마의 추억이 담긴 방의 가구를 차마 정리하지 못하는 기분은 너무 짠했다.

이제 신나게 마지막 남은 하루를 생각하며 병원 개원 전 모르핀을 비롯 폐교를 개조한 병원에서 하루를 버티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필요 없을 것 같았던 CCTV를 꺼두자마자 마을에서는 환자가 발생한다. 쌍욕을 해대는 환자를 향해 시원하게 뼈를 맞춰주고, 혹시 모를 골절 대비해 상급병원에 데려다 주었다. 응급차가 없고 마을에서 활용할 수단이 유진의 차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슬슬 삶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해 볼까 하고 금고로 모르핀을 찾으러 가는데, 어라, 향정이자 내 자살도구가 사라졌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도난 당한지 5일 안에 신고하면 된다. 5일 안에 범인을 찾아서 모르핀을 돌려받기로 계획하고 본인의 생명 연장 5일을 마음먹는다. 하루에서 조금 더 늘어난다고 별일이야 있겠냐는 생각이다. 그 뒤로 얼마나 과로사로 이리 뛰고 저리 뛸지 모르는 유진. 새벽 7시 반부터 병원에 줄을 선 환자들 때문에 기함한다. 상면 출신이자 스위스에서 자살 조력자 이력이 있는 미경 간호사의 활약도 대단하다. 둘은 삶과 죽음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이 책에서 모르핀 도둑을 찾는 여정도 한 축이지만, 이 두 여자가 삶에 대해 서로 이해하는 방향에의 대화가 제일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의사를 존중했기에 스위스까지 따라간 사람과 준비하지 못했는데 자책하며 자기 탓이라 생각하는 사람.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은 정말 우주만큼 멀지만, 또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한다. 계획대로 술술 풀릴 것 같던 유진의 자살계획은 잘 실현될 수 있을까.

마을의 수 많은 사람들의 저마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또한 벽지의 의료 관련한 불편함이 이런거겠구나. 소외계층의 사정은 또 이런 의미에서 겠구나 하는 생각도 같이 가지게 되었다. 이래서 나이 들수록 집의 명당자리는 큰 병원 옆이라고 하는 게 맞나보다. 무거운 주제지만 속도감 있게 읽혀서 즐거웠다. 삶의 의지가 없을 때 또 한 번 읽으면 다르게 보일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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