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들이 온다 - 하드캐리 MZ 생활 사전 생각하는 10대
이치훈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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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들이 온다 이치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새로운 것들이 온다는 MZ세대들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가지 키워드를 담고 있는 책이다. 가족구성원, 부캐, 구독, 비건, 편도족, 재난, 분노 등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회, 문화현상들을 분석한다. 각 장의 첫머리에는 요새 세대들이 썼을법한 가상일기로 진짜 얘네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일게 만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조차 꼰대이며 틀딱이기 때문이겠지.

처음에 등장한 가족구성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에서처럼 가족에 대해 유연한 제도를 도입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고무되었다. 바로 팍스(시민연대협약) 같이 폭넓지는 않아도 20234월에 드디어 국내 최초로 <생활동반자법> 발의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기존 가족의 해체라는 완강한 입장들 때문에 결혼이라는 법적제도로 묶이지 않는 같이 사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 완충장치가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가족구성원은 이 법으로 인해서 더 폭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럼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가 엄마에게만 할 수 있었던 <이건 나만할 수 있는 거야>라는 말은 성립 안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비유를 좀 식겁하게 들었지만, 특히 중대한 병의 발생 시 법적보호자만이 사인할 수 있는 부분이 걱정되는 나로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의 가이드라인이 다시 제정되길 바란다.

이 책에서 내가 제일 공감과 내가 제일 많이 하는 활동을 정의내릴 만한 개념을 발견했다. 바로 <휘소가치> 라는 것이다. MZ세대의 소비 경향을 대표하는 단어라고 하는데 나는 이 책에서 처음 들어봤다. 바로 날아가고 없어지는 것과 가치가 같이 들어가 있다니 무슨 말일까. 이는 다른 사람에게는 곧 날아가버릴 휘발적인 소비로 보일지라도 자신의 만족감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아마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말을 좀 더 있어보이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남들이 봤을 때는 그냥 로고가 달라진 것 뿐이라도 내가 디올 운동화를 신고 싶으면 신는 것 이런 것도 휘소가치가 아닐까. 남들에게는 허영으로 보일지 몰라도 나의 정서적 만족감을 최우선으로 치는 것 말이다. 결국 소비라는 것은 내가 생각할 때 돈을 낼 만한 가치가 하나라도 있으면 지불하게 되는 것인데 이를 콕 찝어 잘 설명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분란이 될 소지가 있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택시비가 휘소가치 일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안락한 귀가와 시간을 절약해주는 필수소비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 가진 재화는 한정되어 있으니 휘소가치만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말고 합리적인 소비의 소비자도 되어야 하겠다. 합리적인 가격인지, 구입으로 인해 진정으로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지 말이다. 혹은 사고 나서 사는 행위에만 취해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참고할만한 사회현상으로는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베블런이 자신의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상류층 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지각없이 행해진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의 장점이란 각각의 개념들의 레퍼런스를 상당히 정확하게 실어놓았기에 기존에 알고있던 개념도 다시 한 번 인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막연히 베블런효과도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것 이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어떤 책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고 다시 생각해볼 점은 무엇인지까지 시사해서 청소년들부터 어른들까지 읽으면 도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불고 있는 <부캐>열풍, 입체적인 나를 다면적인 1명에서 n명으로 분해하는 일이다. 각각의 페르소나를 각 단체의 컨셉에 맞춰 분리할 수도 있고, 완전히 공과 사가 다른 사람으로 분리할 수도 있다. 나만해도 회사에서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읽고 쓰고,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인 줄 모른다. 그냥 회사에서는 술도 안마시고, 어디 나가지도 않는 재미없는 사람인데, 웹상의 나는 책이라는 바다에서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는 탐험자가 부캐다.

늘 새로운 세대는 있어왔고 세대갈등이라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간극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긴다. 각각의 트렌드가 생겨난 이유를 읽어보면서 예전과 지금의 달라진 사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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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을 높이는 말의 기술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지음, 최화연 옮김 / 북스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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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을 높이는 말의 기술 후지요시 유타카 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요새 사람들은 참 요약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나라고 다르지 않고 말을 잘하는 대화법에 대한 명저 100권을 분석한 후 우선순위로 다시 집대성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요새는 수험서를 보면 우선순위로 출제빈도가 높은 문제들을 추려서 먼저 보여주는 형식을 취한다. <품격을 높이는 말의 기술>100권의 책에서 동일하게 언급되는 베스트 7을 먼저 실었다. 이름하여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기본법칙이다. 이것만 잘 습득해도 기본을 닦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 상대 중심으로 대화하기.

2. 말하는 순서를 잘 활용해 깊은 인상 남기기.

3. 완급 조절하며 말하기.

4. 좋은 질문으로 이야기 끌어내기.

5. 단골 소재로 막힘없이 잡담하기.

6. 칭찬으로 대화를 매끄럽게 이끌어가기.

7. 상대의 눈을 보면서 말하기.

 

특히 상대 중심으로 대화하기의 포인트는 잘 들어주는 것이다. 말을 잘하는 기술의 첫 번째 비결이 바로 <듣기>라는 것이 놀랍다. 그렇지만 잘 들어주는 <경청>이 바로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면서 내 말의 베이스를 넓힐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보면 결국은 말을 가로채서 자기 위주의 대화로 흐름을 바꿔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내가 그런 편인데, 매끄럽게 상대의 이야기와 내 이야기가 핑퐁이 되도록 마지막 질문이 나는 어떤 걸 좋아해. 너는 어떠니 하는 식의 의향 묻기로 가야한다는 점과 같이 상기시키면 시너지가 나올 것이다. 이는 좋은 질문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기술과 접목하여 처음에는 닫힌 질문으로, 나중에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열린질문 순으로 질문하는 것과 붙여서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네, 아니오로 끝나는 닫힌 질문이 아니라 의견 전체를 말해보라고 하면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 좋아하세요? (닫힌 질문) 상대방의 답변에서 네 혹은 아니오가 나오면. 그에 따라 그럼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는 어떤 종류세요? (열린 질문) 순으로 진행해 나가면 적절하다.

그리고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서 상대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고수의 방법이다.

아이스 브레이킹으로는 진지한 대화 전 몸풀기로 해볼 수 있는 대화이다. 여기에는 음식, 출신지나 지역, 여행, 날씨와 계절, 스포츠, 반려동물, 업무, 건강, 최근 뉴스, 나나 상대의 근황, 엔터테인먼트 등의 질문으로 시작하면 좋다. 전에 우스갯 소리로 들은 내용을 하나 추가하자면 나이 많은 어르신과의 대화에 물꼬를 트고 싶으면 요새 어디 편찮으신 데는 없으세요?”하고 물어보면 상대방이 본인의 건강을 비롯 건강고민, 요새 어떻게 자고 일어나는지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군데도 안 아프게 팔팔한 사람은 없을테고 (있다고 하면 기본법칙 6으로 그 연세에 너무 건강하셔서 좋겠어요 라는 칭친으로 시작하면 된다) 나머지 이야기는 공감으로 시작해서 주가 되는 이야기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눈을 보면서 말하기는 일대일 대화라면 눈썹 사이. 코끝, 인중사이 등의 한 점을 정해두고 이야기 하면 부담스럽지 않게 아이 컨택을 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일대다로 청중에게 말한다면 구획을 나눠서 지정인에게 눈을 맞추거나 상하좌우의 패턴화로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는 인상으로 눈 맞춤을 하면 좋다.

기본법칙 이외에도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길게 이야기하면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짧게 말하기가 인상 깊었다. 거기에 웃는 얼굴로 대화하기까지 들어간다면 비언어적 표현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특히 상대의 말을 끊지 않기 이다. 상대방의 말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라도 3초정도는 더 기다렸다 말하는 것 이것을 나는 유의해야 하겠다. 그리고 혹시라도 이야기가 다 끝났는지 물어보면 좋을 것이다. 가능하면 부정적 표현보다는 신경가소성을 이용하기 위해서라도 긍정적 표현으로 뇌리에 박히게 하면 좋다. 책의 말미에는 참고한 100권의 저서들의 목록이 있어서 궁금한 경우 많은 책들이 번역되어 있으므로 자세하게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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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이는 윈드서핑
정상대.우영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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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설레이는 윈드서핑 정상대 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더운 여름에 7호선을 타고 뚝섬유원지 역을 지날 때면 윈드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보기만 하고 한 번도 일반인도 배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해보지 않았다. 의외로 바람이 아니라 모터보트를 이용한 수상스키는 타본 적이 있는데, 왜 윈드서핑은 그 생각을 안해봤을까. 확실히 요트처럼 자기 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생각외로 수트를 입고 타기 때문에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윈드서핑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윈드서핑 협회장을 무려 12년간 해오신 산증인이 윈드서핑의 매력을 전파하는 책을 읽어서인가 운동신경이 별로 없는 나도 한 번 쯤은 배워볼까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이든 사람도 윈드서핑을 배우면 젊은 오빠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재미난 소개도 많았다. 확실히 일어서서 밸런스와 근력을 함께 사용하는 운동이라 몸매가 탄탄해질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코어근육을 많이 사용한다고. 그리고, 자기가 타는 장비운반은 본인이 해야하니 기초체력도 길러지는 듯하다. 책에서는 배우는 국내 지부까지 친절히 알려준다. 물가가 근처에 없는 내륙지방은 호수에서도 탈 수 있다.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전국에 다양한 윈드서핑 지구가 이렇게 많은줄은 몰랐다. 뚝섬유원지에만도 몇십개의 클럽이 있다고 한다. 금액은 각다 다를테지만, 책에서는 체계적으로 지도를 받기를 권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같은 뜨내기가 기웃거릴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를 한 두 개 검색해보니 하루 수트와 보드를 포함한 장비대여료에 강습비 그리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촬영까지 12만원선이면 배워볼 수 있는 듯하다.(202305월 기준) 이후 재미를 붙이고 장비만 사게 되면 특별히 물값, 바람값을 내지 않기에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고 하니 내년 여름에는 한번 도전해볼까 싶다.

책의 후반파트에는 신기한 윈드서핑의 기록들에 대해 나와 있다. 특히 산에서 윈드서핑을 타고 내려오는 기록과 찰스황태자의 윈드서핑모습 등 재미있고 진기한 기록들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실려 있는 사진들이 활력 넘치게 보이는 것이 확실히 윈드서핑이란 물과 바람과 사람이 혼연일체가 되며 즐거움이 있는 스포츠라 그런 것 같다. 예전에 밤의 라디오를 진행했던 디제이 이종환님이 별밤에서를 비롯 무척 오랫동안 윈드서핑 예찬을 펼치셨다고 한다. 나는 물론 이문세 별밤지기의 세대로 그 육성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 이외에도 마지막 파트에서는 태권도처럼 올림픽 출전권을 매번 놓치지 않고 따냈다는 윈드서핑의 스포츠로서의 눈물과 땀을 알려주었다. 실제로 윈드서핑이 올림픽 출전 종목인줄도 나는 몰랐다. 유유자적하며 즐기는 레포츠의 느낌이 강해서랄까 조정처럼 분초를 다투는 느낌이 없어서 실제메달이 이렇게 꾸준히 주어지는 경기였다는 게 놀라웠다. 그렇지만 1984LA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역사 있는 종목이다. 바다 위에 3각 지점을 선정하여 부표를 띄워 놓고 차례로 그 지점을 돌아오는 경기 방식이다. 일곱 차례 주행을 하여 잘한 여섯 차례 주파 기록으로 순위를 가린다. 그리고 고의적인 반칙이나 비신사적 행위나 다른 윈드서퍼를 방해하는 행위는 처벌받거나 실격될 수 있다. 그만큼 매너를 중요시하는 스포츠이다. 저자는 국제 요트심판의 꿈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는 소회도 내비쳤다. 나만큼 윈드서핑에 무지한 사람들이 많아서 윈드서핑 대중화를 위해서는 레저인구 뿐만 아니라 심판, 선수 등 후학양성을 위한 더 큰 발판이 마련되어야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저자가 훨씬 더 국제심판 자격을 원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나처럼 한강에서 즐기는 사람들만 보고 부러워했던 사람들이 윈드서핑에 다가설 수 있는 좋은 입문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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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김도희 지음 / 모놀로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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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김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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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다가 문득 더 배우고 성장하고 사랑할만한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난 저자다. 본인이 대입까지 모범생 반열에 들 정도로 시간을 아껴 공부하고 엄청나게 국내의 테크트리를 따랐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다가 스웨덴에 가게 되면서, 스웨덴을 비롯 여러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되면서 삶과 소중한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가 싫은 점이 있으면 바꾸려고 하거나 떠나보라는 유시민 작가 책의 충고에 따라 먼저 밖에서 찾아보려고 했던 것은 아마 젊어서였기 때문에 더 빠르게 행동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유학이든 워홀이든 서른이 넘어서 기반이 어느 정도 잡힌 상태에서 떠나는 건 더 쉽지 않다. 물론 나도 서른이 넘어서 떠났었고, 주변에서도 서른 넘어서 나만의 나나랜드를 찾아 떠났던 친구들이 있다. 그랬기에 할 수 있는 말. 스웨덴에서 지내면서 친구들과 교수님이 정해주는 주제에 따라 공부하지 않고 나의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가 막막했다는 게 이해되었다. 물론 교수님으로 존칭해야 하는 대신 이름을 불러 달라는 교수님의 청도 유교걸로서 깨부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말이다. <피카> 라고 불리는 커피타임으로 사람들과의 연결고리와 대화를 삶에 녹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스웨덴 문화가 인상 깊었다. 내가 썩은 걸지도 모르지만 전 회사에서 피카가 진행되면 어차피 윗분들만 스몰토크를 가장한 개인 사생활이나 캐물을게 뻔하군 이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거기에 이런 거 할 시간에 일을 하게 놔둬라 라는 생각을 더 할 것이라고 속으로 피식거렸다.

그리고 지금은 나도 개인 정수기나 생수를 사먹는 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웨덴에 도착해서 갈증에 시달린 에피소드는 웃펐다. 정말 청정국가라서 수돗물이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같은 유럽대륙이라도 석회질이 너무나도 풍부해서 계속 수돗물을 먹다간 질병 위험까지 있다고 알려진 곳에서 지냈어서 그런지 물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부러웠다. 거기에 제일 충격이었던 것은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고, 아이 낳고 공부 계속 할 거라는 인생계획을 당황하지 않고 세우더란 이야기였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 친구의 아이들이 자라날 동안 시간은 더 흘렀는데, 나라는 사람의 갇힌 사고는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아직도 어느 정도 캥거루처럼 지내지 않는가. 나는 진정 이네들보다 나이는 더 먹었는데 내 삶을 파트너와 온전하게 둘이서 상의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물론 결혼했지만, 동거를 당당하게 가족에게 밝히고 지지받았던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집이라는 공간과 삶을 지속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등을 알기위해선 역시 살아보는 방법이 제일이지 싶다. 물론 이게 안맞을 경우를 대비해서 동거 비추천주의들은 우려하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딱히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려서 그런진 몰라도 내 기준이 있다면 그것대로 선택하는 것부터가 나나랜드에서 행복하게 사는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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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골드러시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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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골드러시 - 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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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아마 증조부가 남기신 112억원 어치의 금괴가 있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며 읽었다. 재미있어서 읽고 나서 바로 재독했다. 처음에는 빠르게 금괴를 찾는 여정에 몰두했고, 재독에서는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에 더 집중해서 읽었다. 비슷한 내용은 아닌데, 원래 자기에게 갈 물건이 갈 곳으로 갔다는 점에서는 <N분의 1은 비밀로>라는 책도 생각났다. 갑자기 생긴 재물에 대한 각자의 욕심으로 참여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결국 물건도 인생도 필연적인 만남이 있는 건가 하는 이야기로도 들렸다. 돈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들러 붙고 들러붙는데, 다 거기에도 사연이 있다는 것.

아무튼 할머니의 옛날 옛적 라떼 자랑이라고만 여기기에는 환율이나 썩어버릴 위험 없는 금괴가 아른아른 하다. 이미 이 좌표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 (38세 경찰 10년차)만 아는 곳에 고이 잠들어 있는 상황. 물려버린 주식 덕에 할머니 유산으로 받은 임야 때문에 여동생과 정보를 공유했다. 자꾸 동복드립 나오는데, 동복드립과 동포드립이 얼마나 웃기던지. 지금까지 70년 넘게 정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건 제목 그대로 금괴의 소재지가 평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난다. 평양으로. 금을 캐러. 달랑 두 명이서 1 키로 금괴 150개를 어떻게 들고 오는 것인가 했는데, 이건 반전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밝히겠다. 사정이 있는 브로커 원씨, 꽃제비들의 수장 애꾸, 토대가 뒤집혀버린 손향 각 인물들이 각자의 인생을 풀어낸다. 생각해보면 다들 각자의 몫으로 원하는 바가 분명하다. 내 동복동생 인지도 패리스 힐튼이 쓰는 냉장고도 사고 싶고, 아프리카 여행도 갈 것이라고 한다. 원씨도 압록강 보이는 아파트를 칠억 주고 재테크 하겠다는 열망이 있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이 골드러시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돈이란 것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할 수 있는 토대가 되니까 그 자체로 좋은 것이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기차로 평양 땅을 밟고, 아파트에 잠입하고, 땅을 판다. 그리고 결국 그 자리에는 금이 있었다. 나도 나중에 뭔가 파뭍을 일이 있으면 이제는 구글 지도를 통해서 위도 경도를 잘 찝어서 메모해둬야겠다는 생각을 철없이 해봤다. 물론 파묻을 만한 건 금반지 정도의 금이겠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북한에서의 총격전과 인물들 간의 배신과 배신으로 재미있었다. 인지에게 배달 온 그 비싼 냉장고가 허황된 꿈은 카드값으로 남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려줬다. 매주 로또를 사는 게 현명할지, 금테크로 0.001g 이라도 금을 사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한주의 희망을 사는 편이라면 로또일 테고, 복리에 희망을 걸려면 금이겠지만. 이 소설 역시 드라마화 되어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고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드라마화 된다고 해서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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