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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김도희 지음 / 모놀로그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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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나나랜드 – 김도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다가 문득 더 배우고 성장하고 사랑할만한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난 저자다. 본인이 대입까지 모범생 반열에 들 정도로 시간을 아껴 공부하고 엄청나게 국내의 테크트리를 따랐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다가 스웨덴에 가게 되면서, 스웨덴을 비롯 여러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되면서 삶과 소중한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가 싫은 점이 있으면 바꾸려고 하거나 떠나보라는 유시민 작가 책의 충고에 따라 먼저 밖에서 찾아보려고 했던 것은 아마 젊어서였기 때문에 더 빠르게 행동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유학이든 워홀이든 서른이 넘어서 기반이 어느 정도 잡힌 상태에서 떠나는 건 더 쉽지 않다. 물론 나도 서른이 넘어서 떠났었고, 주변에서도 서른 넘어서 나만의 나나랜드를 찾아 떠났던 친구들이 있다. 그랬기에 할 수 있는 말. 스웨덴에서 지내면서 친구들과 교수님이 정해주는 주제에 따라 공부하지 않고 나의 관심사를 찾는 것부터가 막막했다는 게 이해되었다. 물론 교수님으로 존칭해야 하는 대신 이름을 불러 달라는 교수님의 청도 유교걸로서 깨부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말이다. <피카> 라고 불리는 커피타임으로 사람들과의 연결고리와 대화를 삶에 녹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스웨덴 문화가 인상 깊었다. 내가 썩은 걸지도 모르지만 전 회사에서 피카가 진행되면 어차피 윗분들만 스몰토크를 가장한 개인 사생활이나 캐물을게 뻔하군 이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물론 거기에 이런 거 할 시간에 일을 하게 놔둬라 라는 생각을 더 할 것이라고 속으로 피식거렸다.
그리고 지금은 나도 개인 정수기나 생수를 사먹는 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웨덴에 도착해서 갈증에 시달린 에피소드는 웃펐다. 정말 청정국가라서 수돗물이 괜찮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같은 유럽대륙이라도 석회질이 너무나도 풍부해서 계속 수돗물을 먹다간 질병 위험까지 있다고 알려진 곳에서 지냈어서 그런지 물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부러웠다. 거기에 제일 충격이었던 것은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고, 아이 낳고 공부 계속 할 거라는 인생계획을 당황하지 않고 세우더란 이야기였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 친구의 아이들이 자라날 동안 시간은 더 흘렀는데, 나라는 사람의 갇힌 사고는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다. 아직도 어느 정도 캥거루처럼 지내지 않는가. 나는 진정 이네들보다 나이는 더 먹었는데 내 삶을 파트너와 온전하게 둘이서 상의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그렇기에 지금은 물론 결혼했지만, 동거를 당당하게 가족에게 밝히고 지지받았던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집이라는 공간과 삶을 지속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등을 알기위해선 역시 살아보는 방법이 제일이지 싶다. 물론 이게 안맞을 경우를 대비해서 동거 비추천주의들은 우려하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딱히 남의 눈을 신경 쓰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려서 그런진 몰라도 내 기준이 있다면 그것대로 선택하는 것부터가 나나랜드에서 행복하게 사는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