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식물과 열애 중 : 베란다 정원으로의 초대 : 강경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0년차 베란다 가드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왜냐 나도 식물은 잘 못 기르지만 엄청나게 열정만은 가득한 가드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2주 전에 사온 토분들과 상토와 황금배합한 커피박을 말리느라 거실 한 켠은 공사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실은 흙은 진즉 건조되었는데, 그냥 흙을 보는 게 좋아서 내버려두고 있다. 가드너님도 한때는 이천까지 왕복하던 때가 있었다고 하시는데, 나도 몇 달 앓이를 하다가 몸이 괜찮아 지자마자 토분쇼핑에 나섰던 과몰입러다. 이유는 유약토분보다 테라코타 토분이 물마름이 좋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플렌테리어의 완성은 화분이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그런데 반려화분만 사오고 아직 식재를 못해준 녀석들도 있다. 그리고 계속 생겨난다. 가드닝 용품을 찾아보는 습관과 찜해둔 스토어에서 화분 티켓팅을 해야 할 때면 엄두도 안나지만 관전은 해본다. 이렇게 가드닝이 좋은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흙과 초록이 함께하는 삶은 가드너들에게 힐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할테다.

책을 통해 베란다에서 300여종의 식물을 키우며 식물과 인생에 관한 에피소드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나는 읽으며 내가 초록별에 보냈던 수많은 식물들에 대한 반성과 한편으로는 우리 집에 입양해올 만한 녀석들이 뭐가 있을까 군침을 흘리며 읽었다. 내가 보내버린 양반들로는 더피 고사리, 마오리 소포라와 비슷한 코로키아 실버, 알로카시아, 네펜데스, 레드스타 피토니아 등이 있다. 흙이 없어도 키울 수 있는 틸란드시아까지. 얼마 전 다녀온 화분가게에서는 어떻게 하면 틸란드시아를 죽일 수 있는지 궁금해 하셨다. 변명하자면 일주일에 한번 물에 담그는 걸 까먹고 일터와 집을 반복하면 어느덧 초록별로 가있더라. 지금 나도 키우고 있는 식물로는 떡갈잎고무나무, 수채화고무나무, 아이스크로톤 사촌쯤인 점박이 크로톤과 맘크로톤이 있다. 눈독들인 식물로는 3년째 고민 중인 올리브나무(수형 예쁜 외목대로)와 다시 벌레잡이에 도전해보고 싶은 네펜데스, 뾰족한 잎이 매력적인 드라세나 종류다. 관엽식물이라면 잎이 좀 독특한 버전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다. 매력적으로 알록달록 하다든지, 점이 있다든지. 떡갈잎고무나무처럼 작은 잎이 새로나면 거북이 등딱지처럼 앙증맞고 딴딴해 보이는지 식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 제각각이다. 책을 읽으며 10년차 가드너의 후반 팁에서 여름 겨울과 봄가을 정도 나눠서 관수 시기 정도는 자세히 표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나 같은 물시중에만 열심이고 그 간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며칠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잘 지키는 편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관심이 과할 때는 프로 과습러. 일이 조금만 바빠지면 잎이 말리는 것도 체크 못할 정도로 신경을 못쓰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그나마 생각나서 아보카도 나무들에게 흠뻑 물시중을 들었다.

책의 장점이라면 만나게 된 식연과의 독특한 에피소드들이 있다. 특히 시어머니께 대물림 받게 되어버린 아이비의 사연에서 떠난 사람과 남아있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식물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계속 돌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시어머니에게 데려가 달라고 텔레파시를 보냈던 그 아이비는 어떤 식으로 가드너의 마음에 와 닿은 걸까.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공감하며 읽을 것이고, 전문적으로 식재 방법이나 정보를 얻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렇지만 아파트에서 이정도로 식물을 키울수도 있구나 하는 광범위한 사진들을 보면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한다. 물론 나는 이미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단골화원에 가고 싶은 마음으로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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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두 얼굴 - 인공지능이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금준경.박서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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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의 두 얼굴 - 금준경, 박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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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의 두 얼굴>을 읽으며 이 녀석은 뻔뻔하고 그럴싸하게 거짓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임을 알았다. 사람들을 따라하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하고, 제법 똑똑하다. 예시로 여러 번 등장한 사람의 이 질문에 챗GPT는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세종대왕이 맥북 던진 사건>에 대해 알려달라고 질문하면 챗GPT<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던 중 맥북을 던진 사건>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번 질문은 조선시대에 컴퓨터는 물론 맥북이 있을리 없다는 당연함을 누구나 알고 있으니 페이크라는 것을 알지만, 교묘하게 가공된 정보에 대해서는 걸러낼 수 있는 사람이 적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허위 정보> <GPT의 환각현상>이라고 한다. 이것이 제일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말을 그럴듯하게 하며 확률적으로 적절한 표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서 이것이 거짓말이냐 아니냐는 이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말을 지어내는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적인 인공지능 맹신은 지양해야 한다. 계속해내서 생성하는 페이크 뉴스 (책에서는 여러 페이크뉴스들에 대한 정의 때문에 허위정보라는 말을 쓰고 있다)들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가 져야 할까. 부제는 <인공지능이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그리고 <우리에게는 인공지능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이다. 리터러시란 읽고 쓰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리터러시라고 하면 인공지능과의 소통을 위한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이제는 말뿐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개인의 정보를 침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의 사생활 블로그 정보, 소설 등의 창작물 등 닥치지 않는다.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는 말에 반고흐 화풍의 색다른 그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여기에서도 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쏟아진다.

유발 하라리의 10년 기념 <사피엔스> 머릿말에서 챗GPT에게 서문을 적어보라고 시켰더니 꽤 그럴싸하게 적었지만 아직은 내가 필요하겠다는 말을 책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어서 의아하긴 했다. 실제로 서문을 다 읽어본 결과 유발 하라리가 썼다고 해도 될만큼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좀 더 사유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본인이 보기에는 커트라인 미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제는 창작물 경연대회에서 챗GPT를 사용했는지 유무에 대한 내용도 들어가야 할 것같다. 웹툰시장에서도 배경이나 노가다가 필요한 그림들에 대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한다. 획기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노동력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도 독자의 한명으로서 아직은 사람이 그린 순수한 창작물을 보고싶은 마음이다.

특화된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때문에 사람들이 읽고 사유하고 쓰기를 하지 않고있다. 심지어 숙제나 리포트, 기사를 쓰는 사람들 마저도 읽기 조차 하지 않고 바로 개요나 목차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쓰기로 바로 넘어가는 실정이다. 특히 교육계에서 아이들의 사고능력 함양을 위해서라도 어떤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할지 같이 고민되었다. 책을 읽으며 네이버에서도 <>라는 시스템이 등장한 것을 알고 실제로 사용대기 등록까지 해서 사용해보았다. 내가 질문하고 답을 읽으면서도 참 기깔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내가 베타테스터로 참여하면서 (실제로는 내가 하는 노동) GPT의 현주소를 알 수 있어서 기술의 발전을 체감했다. 어떻게 더 잘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챗GPT에게 질문하지 않고는 못 사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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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달에 간다 - 로켓부터 화성탐사까지 - 우주 탐험의 역사와 미래
최기혁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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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달에 간다 - 최기혁 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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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달에 간다>는 지금 매진중인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소개한다.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약 5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유인 달탐사가 왜 이루어졌는지 어떤 목적인지 다양한 저자가 분석해준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닐 암스트롱이 진짜로 달에 갔는 게 맞는지 음모론을 믿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1969721일에 사람이 달에 갔었는데 그 뒤로는 안가는게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책에서는 냉전시대 유리 가가린이 먼저 우주로 나가버린 탓에 우주산업에 밀린 미국의 고군분투가 담겨있다. 워낙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들여야 하는 탓에 항공우주 산업이 정권마다 밀어줬다 포기했다 하는 자국 내 사정으로 다시 사람이 달에 가는 것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것이다. 거기에 늘 미국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중국이 2019년 무인 달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이어 21년에 티안웬 1호가 화성까지 가게 되면서 미국은 다시금 항공 우주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대로 가다간 중국에게 선수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역시 선의의 경쟁자가 있어야만 서로 발전하는 것은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책에서는 거의 미국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결국 수많은 자본의 등장과 라이벌의 등장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우주계획은 다국적 참여로 변환되었다. 우리나라도 우주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가지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고 예산도 그에 따라 더 지정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대한민국도 당당하게 참여중이다. 등장했던 중국의 우주계획 발전사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혀 다시 중국으로 귀환한 천췌썬 박사에 대한 내용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천재 우주공학자로 과학연구 생산 연합체를 만들어 연구와 행정이 공조하는 시스템도 만들어냈다. 미국에서 당한 경험 때문에 관료들이 연구에는 적절히 손대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도 만들어 뒀다고 한다.

책에서는 아르테미스 계획이나 발전한 과학기술 만큼이나 우주인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다루고 있다. 책의 말미마다 사람들이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질만한 영화도 소개해주고 있어 읽는 동안 영화 요약 동영상을 보면서 더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었다. <히든피겨스>에서 흑인만 이용해야 하는 화장실을 다녀오기 위해 800m를 질주해야 했던 캐서린을 도와준 내용이 실화라는 게 아득해진다. 이번 탐사가 달의 여신의 이름을 땄기 때문에 여성이면서 유색인종인 우주인이 제일 먼저 달에 다시 첫발을 내딛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지금 18명의 우주인 후보의 이력과 개인적인 스펙 등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나이대가 높고. 미국계 한국인인 조니 킴도 있어서 응원하고 싶다. 실려 있는 사진들을 보면 강함보다는 온화한 느낌들이 가득하신 분들인데, 전투 참여도나 비행 시간 등을 보면 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특히나 파일럿 중에서도 유능한 사람들이 테스트 파일럿을 한다는데, 그 출신자들도 많고, 의학박사거나 지질학자거나 하는 다양한 스펙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특이하게 미식축구를 했던 사람도 있고.

항상 지구를 관찰할 수 있는 달의 앞면에서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 등의 위험을 미리 알아채는 기능. 과도해진 빛과 대기로 인해 관측이 어려운 관측력 향상. 지구궤도를 이미 너무 많이 돌고있는 위성들에 대한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음. 초고온와 저온을 넘나드는 환경에서의 우주실험과 우주산업의 테스트 등 달에 대한 중요성은 지금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달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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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쩐의 전쟁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선인의 돈을 향한 고군분투기
이한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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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쩐의 전쟁 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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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위 미국을 보고 <소송의 나라>라고 한다. 만약 맥도날드에서 뜨거운 커피에 내 실수로 화상을 입었어도 주의 문구가 없었으면 이에 해당하는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하기도 한다. 그만큼 미국 하면 소송의 이미지가 강한데, <조선사 쩐의 전쟁>을 읽으며 조선에 이렇게나 <>관련 소송이 많았다고? 하는 믿기지 않는 현실과 기록이 등장했다. 원고와 피고도 다양해서 엄연히 신분제가 존재하는데도 노비가 양반에게 송사(소송)을 당당하게 진행하기도 한다.외지주라 해서 벼슬은 못한 양반들이 변호사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반상의 구분이 엄연한데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내가 실은 노비 신분이요 하고 갑자기 신분 변신을 꾀하기도 하더라. 많은 돈 관련 전쟁들을 총 6파트로 묶었다. 1장은 유교의 고요한 나라에서 지극히 돈 때문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초석이다.

2장은 형제간의 유산 다툼, 3장은 친척 간의 유산 다툼, 4장은 친척 간의 유산 다툼, 5장은 노비를 두고 벌어진 싸움, 6장은 부당한 세금과의 전쟁이다.

개인적으로 작가도 구)허모지리(겸 김모지리) )허계지의 행보에 따라 조선 초기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만약에>하고 궁금해하더라. 후반부의 주인공 허모지리씨의 일화를 얘기해보겠다. 사람이름이 모지리라고 하니 정말 부르기 민망한데, 예전에는 이름을 험하게 지으면 잘 산다고 그리 지었다 하니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렇지만 본인도 모지리라고 불리는건 원치 않아서 개명하였다는 것. 암튼 허모지리(이후, 허계지)는 허안석과 노비 충개 사이의 자식이다. 그런데 어머니인 충개는 사실 남편이 따로 있었다. 같은 허안석 가문의 노비인 김승재였다. 주인양반의 생물학적 자식이면서 별도로 노비 아버지가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러다 허안석이 죽고나서 허모지리는 본인이 허안석이 자식이니 제사를 받들겠다며 친자소송을 겸한 유산다툼이 시작된다. 결론적으로는 당시 임금인 문종의 수사 어명에 이어 결론적으로는 허안석의 자식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허계지는 허안석의 재산을 기반으로 본인의 의지로 권력층과의 유착을 일삼으며 세금 대납(=방납)에 손을 댄다. 이후 예종때 다시한번 신분문제가 불거지며 유배가 확정된다. 그렇지만 사람 기질이 어디 가던가 또 청탁하려다가 딱 걸리고 만다. 그렇지만 참 대단한 사람인 게 유배령 받기 전에 도피하면서도 사면요청과 유배를 간다손 쳐도 가능하면 울산이나, 영월 지역으로 보내 달라는 청탁을 또 한 것이다.

이 외에도 사료가 실려있는 한글편지를 읽으며 정말 배꼽 잡고 웃었다. 때는 숙종때 저명한 학자 송규림이 보낸 독촉장이다. 송시열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유명한 학자라고 한다. 노비가 소작료(=도지)를 내지 않으니 그에대한 독촉장을 작성한 것이다. 노비가 친히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써준 배운사람 칭찬한다. 내용은 네놈이 나에게 바쳐야 할 소작료를 내지 않으니 내가 몹시 분노하였고, 분한 마음이 쌓인지 오래되었으며, 큰일을 낼 것이니 그리알라고 끝맺는다. 마지막까지 정말 뒤끝있다.

비슷한 에피소드로 정약용도 자신의 노비의 집에 하룻밤 머물게 되면서 시를 지어낸 장면이다. 때는 정약용이 유배 받아 한양을 떠나면서 헤어진지 오래된 노비 최씨의 집에 머물게 되어서다. 자기는 권력자였다가 지금은 빈털터리로 쫓겨나는데, 너는 나보다 잘사는구나 하는 내용이다. 본인의 권력의 롤러코스터에 대한 심정과 그래도 평탄하게 잘 지내며 세간도 많이 마련한 노비의 처지를 재치 있게 비교한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노비 신분이라도 외거노비의 경우 자신의 수완에 따라 사유재산을 소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조선시대는 노비라는 신분은 사람이 아니다. 주인의 재산이다. 그래서 노비에 대한 소송이 상당하게 많이 일어난다. 조선 초에는 노비 관련한 소송을 걸면 걍 공평하게 반씩 나누기로 하는 희안한 해결책이 만능인 적도 있어서 엄청나게 소송이 증가했다고 한다. 노비란 농업기반 국가에서 노동력으로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전세(토지에서 농사지어 얻은 소출의 일부 납부), 공납(지역 특산물 바치기: 현물원칙), (몸으로 때우기 군역 및 요역) 조선의 세금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노비를 부려서 일을 시켜야 하는 양반들도 가문의 재산이자 노동력인 그들을 부리는 게 만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통 양반집 아내가 결혼할 때는 친정에서 부리던 노비를 데리고 시집을 온다. 그러다가 그 같이 온 노비들이 다 늙어서 죽거나 도망가거나 하고 나면 데면데면한 시가의 노비들을 부려야 한다. 책에서는 그런 신세를 한탄하며 잘 모르는 아랫것을 부려야 하는 걱정을 하는 편지도 등장한다. 노비의 경우 부모의 제사를 지낸다는 명분 하에 상속해달라고 하는 소송도 많더라. 그런데 이런 것은 또 유교의 나라라 억지춘향이라도 인정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마지막으로 전후 사정은 알 수 없지만 35냥에 혼인관계를 정리해주는 현대의 <이혼>을 수결을해준 최덕현씨가 안타까웠다. 사료 이름도 <최덕현 이혼합의서>. 상대는 남의 아내를 큰 돈을 사주고 데려올 만큼 소위 재력과 권세가 대단했던 것 같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이혼이라는 게 성사되기가 극도로 어려운 조선에서 그런 문서를 작성했던 걸까.

13세의 어린아이를 시켜 격쟁을 하게하고, 70이 넘어도 소송을 걸고, 자본주의의 형식으로 이권이 있는 경우 되찾기 위해 엄청 조선 사람들은 쩐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더라. 앞으로도 이런 역사의 다양한 면모를 찾아서 눈을 뜨게 만드는 새로운 타입의 역사서가 더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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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표현 - 사람과 돈이 따르는 센스 있는
아소 사이카 지음, 이은혜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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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돈이 따르는 센스 있는 3초 표현 아소 사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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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성악과 피아노를 공부했지만 니혼대학 문이학부에 편입 후 졸업했다. 작가로서 다소 특이한 이력이라면 전문 대학의 보컬 강사와 긴자의 고급 클럽에서 직원으로도 일했다고 적어놓은 점이다. 짐작컨대 화술에 대한 많은 관찰의 시작은 화류계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사람과의 대화에서 바로바로 업무성과와 분위기가 드러나는 일이 그것이 아닌가. 지금은 커뮤티케이션 관련 코치로 활동하며 3초 길이의 짧은 표현으로 분위기와 인상, 인간관계, 업무성과, 사람의 기분을 바꿔주는 변화의 일을 하고 있다.

책은 다양한 3초 표현의 89가지의 실례를 보여주며 다양하게 활용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사용해봤던 스킬에 대한 기록장을 남겨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검토해보라고 말한다. 확실히 전보다 나아졌는지에 대한 본인의 데이터베이스가 될 것 같다.

누구나 사람들은 솔직한 사람을 원한다. 그렇지만 그 솔직함의 바운더리는 어디까지일까. 바로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지 않는 선이 있을 것이다. 그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 생각을 먼저 말하되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남에게 맞추기만 하면서 내 생각을 부정하는 삶은 나 자신에게 좋을 리 없다. 그리고 상대방이 언젠가는 알아 줄 거란 생각을 버리라는 말이 무척 기개있게 들렸다. 다들 관심법을 하지 않으니 말을 해야 속을 안다지만, 이 정도는 알아줬으면 하고 기대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더 친밀한 사이일수록 내가 배려하는 만큼 배려 받고 싶다고 느끼듯이. 상대가 내속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탓하지 말고, 내가 먼저 알기 쉬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분이 상했으면 그 부분을 어필하고, 좋으면 좋음을 어필하고 호박씨 까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로 느꼈다. 결론적으로 말 한마디로 인생을 바꾸는 방법이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정확하게 인식해서 실천하는 과정>이며 이를 반복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 책이 엄청나게 솔직하다고 느낀 부분이 자신만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좋은 친구 되기 파트였다. 좋은 사람은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대부분은 좋은 사람의 포지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좋은 사람은 함께 있으면 편안해지는 마음이 선한 사람과 지금 나에게 딱히 필요하진 않지만 무해한 만만한 사람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뭔가 이 교집합이 착한 사람의 범주에서 왔다갔다하는 것 같지 않은가? 일반적으로는 상대와의 인간관계 지속을 위해 착한 사람 범주에 들고 싶지만, 내가 호구가 되기 싫은 건 사실이다. 마음이 선한 사람은 인성과, 가치관 사고방식과 같이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존중받는다. 그렇지만 만만한 사람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밝은 표정으로 내가 내세운 의견에 동조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어떤 좋은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때 후자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겠지.

책의 초반에 작가가 스웨덴에서 거주한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의 개인에 대한 인식 차이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보통 우리는 사람이 이만저만하면 알아 듣겠지 라는 문화적 베이스를 깔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스웨덴에서는 나는 말, 저 사람은 연필, 상사는 파스타 등으로 전혀 <>의 연관 관계 없는 각자의 사물로 인식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나와 타인의 다른 개념이 그래도 같은 종안에 있는 비슷하지만 다른 범주로 묶는다는 것이다. 나는 푸들, 저 친구는 골든 리트리버, 상사는 시바견 등으로 같은 <동물 이면서 개>의 공통된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80억명의 인간 중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나와 남은 완전히 다른 존재이니 사고방식이나 원하는 바도 당연히 다르다고 생각하면 커뮤니케이션이 더 원활할 것이다.

최근 업무에서 각각 분리해달라는 서류를 일부러 건건이 분리해줬는데, 자기가 말한 내용은 한 장에서 한 품목만 2개로 분리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서면으로 확인하고, 서로의 의중을 통화로도 이중으로 크로스 체크했는데도 돌아온 대답은 다시해줘 였다. 여기에서 내가 을사였기 때문에 결국 원하는 대로 다시 해 줄 수 밖에 없었지만,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었어야 매끄러웠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솔직하게 말씀하신 내용을 오해했나보다고 사과를 먼저 하면서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끌어 나갔더니 갑사에서도 자연스럽게 마무리 하자고 나오는 등의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내 솔직한 마음을 적당한 타이밍에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들어보고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일을 하면서는 특히 서로 배려하고 열린마음으로 듣는 것을 꼭 지키면 안좋은 상황도 잘 헤쳐나갈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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