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식물과 열애 중 : 베란다 정원으로의 초대 : 강경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0년차 베란다 가드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공감했다. 왜냐 나도 식물은 잘 못 기르지만 엄청나게 열정만은 가득한 가드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2주 전에 사온 토분들과 상토와 황금배합한 커피박을 말리느라 거실 한 켠은 공사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실은 흙은 진즉 건조되었는데, 그냥 흙을 보는 게 좋아서 내버려두고 있다. 가드너님도 한때는 이천까지 왕복하던 때가 있었다고 하시는데, 나도 몇 달 앓이를 하다가 몸이 괜찮아 지자마자 토분쇼핑에 나섰던 과몰입러다. 이유는 유약토분보다 테라코타 토분이 물마름이 좋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플렌테리어의 완성은 화분이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그런데 반려화분만 사오고 아직 식재를 못해준 녀석들도 있다. 그리고 계속 생겨난다. 가드닝 용품을 찾아보는 습관과 찜해둔 스토어에서 화분 티켓팅을 해야 할 때면 엄두도 안나지만 관전은 해본다. 이렇게 가드닝이 좋은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흙과 초록이 함께하는 삶은 가드너들에게 힐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할테다.

책을 통해 베란다에서 300여종의 식물을 키우며 식물과 인생에 관한 에피소드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나는 읽으며 내가 초록별에 보냈던 수많은 식물들에 대한 반성과 한편으로는 우리 집에 입양해올 만한 녀석들이 뭐가 있을까 군침을 흘리며 읽었다. 내가 보내버린 양반들로는 더피 고사리, 마오리 소포라와 비슷한 코로키아 실버, 알로카시아, 네펜데스, 레드스타 피토니아 등이 있다. 흙이 없어도 키울 수 있는 틸란드시아까지. 얼마 전 다녀온 화분가게에서는 어떻게 하면 틸란드시아를 죽일 수 있는지 궁금해 하셨다. 변명하자면 일주일에 한번 물에 담그는 걸 까먹고 일터와 집을 반복하면 어느덧 초록별로 가있더라. 지금 나도 키우고 있는 식물로는 떡갈잎고무나무, 수채화고무나무, 아이스크로톤 사촌쯤인 점박이 크로톤과 맘크로톤이 있다. 눈독들인 식물로는 3년째 고민 중인 올리브나무(수형 예쁜 외목대로)와 다시 벌레잡이에 도전해보고 싶은 네펜데스, 뾰족한 잎이 매력적인 드라세나 종류다. 관엽식물이라면 잎이 좀 독특한 버전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지고 있다. 매력적으로 알록달록 하다든지, 점이 있다든지. 떡갈잎고무나무처럼 작은 잎이 새로나면 거북이 등딱지처럼 앙증맞고 딴딴해 보이는지 식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 제각각이다. 책을 읽으며 10년차 가드너의 후반 팁에서 여름 겨울과 봄가을 정도 나눠서 관수 시기 정도는 자세히 표시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나 같은 물시중에만 열심이고 그 간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며칠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잘 지키는 편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관심이 과할 때는 프로 과습러. 일이 조금만 바빠지면 잎이 말리는 것도 체크 못할 정도로 신경을 못쓰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그나마 생각나서 아보카도 나무들에게 흠뻑 물시중을 들었다.

책의 장점이라면 만나게 된 식연과의 독특한 에피소드들이 있다. 특히 시어머니께 대물림 받게 되어버린 아이비의 사연에서 떠난 사람과 남아있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식물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람을 생각하며 계속 돌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시어머니에게 데려가 달라고 텔레파시를 보냈던 그 아이비는 어떤 식으로 가드너의 마음에 와 닿은 걸까.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공감하며 읽을 것이고, 전문적으로 식재 방법이나 정보를 얻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렇지만 아파트에서 이정도로 식물을 키울수도 있구나 하는 광범위한 사진들을 보면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한다. 물론 나는 이미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단골화원에 가고 싶은 마음으로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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