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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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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정신과의사 Tomy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정신과의사 Tomy>의 책은 두 번째 만나보았다. 전작은 <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입니다.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은 그 두 번째 시리즈로 일본에서 상당한 베스트셀러(40만부 이상)라고 알고 있습니다. 전작에서는 조금 게이를 희화화한 토미 선생님의 캐릭터 때문에 몰입에서 자꾸 빠져나올 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표지에서도, 중간에 등장하는 컷 만화에서도 선생님의 마스코트가 많이 점잖아 지셨습니다.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살다보면 날씨처럼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으니 그냥 흘려 보내는 것도 방법이라는 말이 좋았습니다. 오늘도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인터넷상에서도 정치와 종교는 건드리지 않는 불문율로 알고 있는데, 그 두 가지를 다 건드리는 사람이 인생에 등장해버렸습니다. 남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사람한테 크게 실망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내 의사를 정확히 밝혀도 인간관계가 박살나는 것을 보는 기분은 참혹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매일 봐야하는 사람과의 껄끄러움이라면 말해 무엇 할까요.
표지에서 검푸른 파도 위에 작고 연약해 보이는 돛단배가 한척 보입니다. 망망대해에 인생이라는 파도 안에서 돛단배는 순풍도 만나고, 역풍도 만나고, 오늘처럼 태풍도 만나고, 표류도 하고, 좋은 정박지를 만나서 쉬어가기도 하는 것 아닐까요. 오늘의 저는 태풍을 만나서 잠시 돛을 말리고, 기운도 얻고, 뜨끈한 스프도 한 사발 마시면서 영혼을 채워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전보다 조금 은은해진 내지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제일 마음에 와닿아서 등대번호도 외워버린 97번째 잠언입니다. <희망과 기대>. 개인적으로 <삶의 희망을 갖자>최근 좌우명이 된 터라 더 깊게 와닿았고 오늘의 사건과도 맞물려서 읽고 또 읽었네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희망과 기대는 다르답니다. 희망은 소망을 품는 것이고, 기대는 자신의 이상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남들에게 기대합니다. 그리고 실망하죠. 왜 남이 자기 기대에 미치게 행동하길 바라는 걸까요. 나도 바꾸지 못하는 본인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남에게 강요가 교묘하게 들어가 있는 기대는 하지 맙시다. 이걸 어떻게 구분하냐면, 희망은 상대방의 성장을 소망하는 것으로 들었을 때 상대방의 분노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기대는 이렇게 되었으면 한다는 강요가 녹아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요. 이렇게 분노가 이는 날에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또 마음을 치료해주는 잠언을 읽고 또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기로 해요. 다시 한 번 약속합시다. 남들에게는 대신 채울려는 마음을 먹지 않기로.
또 한가지 생각나는 파트. 현재와 미래를 중심에 놓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과거를 생각해보자는 것. 좀 더 건설적으로 생각하고, 지나간 후회는 조금 덜하라는 의미롤 생각했어요.
비슷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에 그보다 조금 덜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라는 것. 그리고 아주아주 할일 없을때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해도 되지만, 어지간 하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만 생각해도 모자란 삶을 살라는 것. 싫은 사람 생각까지 더 해서 뭣하겠습니까.
마지막은 맛난 밥 먹고, 잘 자면 뭐든지 괜찮아질 거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도 함께 있어요. 본업이 본업이신지라 이래도 잘 안된다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봐도 좋다고 하고요.
힘들었던 하루가 정신과의사 토미 덕에 정화되어 꿀잠자고, 또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