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도감
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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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도감 - 묘엔 스구루 , 사사키 히나 , 마나코 지에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23년 일본에서 전시한 <너무 좋은 사람전> 전시회의 원화를 정리한 책이다. 3만장의 티켓이 팔린 전시라고 한다. 기획자들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녀가리라고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24년에는 국내에도 전시했었다 한다.

나는 좋은 사람일까? 이 책에 의하면 한 75% 정도는 좋은 사람에 해당 되는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안심되었다. 그렇게까지 얄미운 사람은 아니구나 하고.

최근에는 <프로 불편러>라는 말이 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면 그에 대해 언짢은 감정을 가지며 이에 대해 적극 어필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 도감>을 보면서 나도 이 정도의 좋은 사람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따뜻한 마음이 든다. 내가 제일 공감했던 부분은 나에게 필요한 74번 음표수를 돌려 따주는 사람이다. 실제로 질환 때문에 손이 안 좋다. 그런데 정말 겉보기에는 기골이 장대해서 약한척한다고 생각할까봐 부탁을 잘 하지 못한다. 정말 친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사정을 잘 알기에 부탁하고는 하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어차피 먹을 거니까 따서 건네준다는 부연설명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렇든 아니든 내가 못하는 일을 해주니 무척 좋은 사람이다. 이외에도 삼각김밥을 종류별로 사와서 남들이 고르고 나서 먹는 사람 등이 있다. 나의 선호도보다 남들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편의점 갈 때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봐주는 사람도 무척 배려심 있게 느껴진다.

회사에서는 내가 매월 귀찮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달력을 넘겨주는 사람이다. 이건 내가 꽤 좋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 달의 시작을 이 행위로서 기점을 잡는 기분이 든달까. 또한 전 회사나 지금 회사나 출력을 하는 주된 사람으로서 아무도 하지 않는 A4 복사지를 끼워넣어 주는 사람도 나다.

내가 되어봐야겠다는 좋은 사람 부분도 언급하고 싶다. 아무도 수그려서 짐을 넣고 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로커 아래층을 이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이 간 일행이 있다면 일부러라도 양보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또 의외로 간과했던 타이핑 치고 있는데 누군가가 말시키면 꼭 타이핑을 멈춰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되었다. 일하고 있는 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위해서.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렵지 않다. 남들을 위해 문을 잡아주거나, 귀찮은 주문을 대신 해주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 둥글게 둥글게 좋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에 한스푼 보태고 싶은 인류애가 생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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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지음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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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나의 집 한동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6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다 각자 인물이 등장하지만 꽤나 고민을 가지고 있다. , 제목처럼 <불 꺼진 나의 집>은 본인의 문제가 뭔지 모르니까 빼야만 할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아내와 무미 건조하게 결혼했다. 아마 남들이 느끼는 감정이라는 것을 읽을 줄 모르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얀 거짓말을 했던 승진을 했던 날 밤, 그 날도 평소처럼 굴었다면 아내가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었을까 아닐까 고민되었다. 그 날도 역시나 남의 기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했다면 더 큰 비극이 나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애도를 받은 만남에서 불륜이 되어야만 했을 이유도 나는 딱히 찾지 못하겠다. 너무 건조한가.

처음 이야기인 <인간모독>은 교권과 학교폭력이 묘하게 비틀린 이야기였다. 학생일 땐 학생이라 맞았다. 이제 선생이 되었는데 아이와 학부모에게 조아리고 교육청 민원에 교장한테도 질타를 받고 있다. 내가 한 일은 교실 내에서 일어난 폭력을 막으려던 것인데, 왜 그녀는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제일 공감한 단편은 <냄새>이다. 박훈이라는 친구를 둔 나(영민)은 새출발하고 싶다는 훈과 같이 살게 된다. 내가 흔쾌히 그러자고 한 이유는 줄어드는 부담의 월세와 관리비 때문이었다. 친구와의 교류보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선택한 편이다. 영민은 혼자지만, 훈은 부인과 아이()까지 있다. 그렇지만 가족의 곁이 아닌 영민의 곁에서 사람 구실을 하고 싶다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일용직을 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술을 제어하지 못한 훈은 장마를 핑계삼아 술을 줄곧 마셔댄다. 이 대목에서 정말 비슷한 이유로 영민처럼 숙주가 되어본 적이 있다. 그나마 영민은 친구니까 깊게 관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영혼까지 기생할만큼 터를 내어줬다. 그런데 아마 실제로 그렇게 사람이 핑계와 거짓말을 섞어가며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처음에는 술이 문제인 것 같다가, 돈이 문제가 되고, 거기에 필연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짓말로 관계까지 산산조각난다. 아무리 좋은 말로 타일러도 내 인생도 내가 어쩌지 못하는데, 남까지 바꾼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원래 알았지만 몇 번 씩 속아줬지만 어쩔 수 없는 느낌이랄까.

영민은 결국 훈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거기에 그의 가족과는 연락까지 안 되어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친구의 장례비까지 떠안게 된다. 훈이 삶을 마감한 곳에서 나는 냄새를 통해 그 친구와의 악연을 되새김하는 느낌이었다. 전화에 있는 단 두 개의 연락처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결국 마련한 빈소에서 영민의 계산이 따끔하다. 친구의 죽음 앞에서도 영민은 돈 생각 뿐이다. 영민의 냄새는 돈 냄새처럼 쿰쿰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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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호크니
사이먼 엘리엇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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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호크니 - 사이먼 엘리엇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호크니의 그림을 처음 보게 된 것은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이 전시되어 있을 때 였다. 놀이공원은 가지 않고 현대미술관과 근처의 정취를 좋아했다. 아마 태어나서 본 그림 중에 제일 큰 그림이었던 것 같다. 사이즈 상기를 위해서 찾아보니 높이 4.5미터 * 너비 12미터 라고한다. 큰 나무들과 나뭇가지와 집이 있는 그림이었다. 나뭇가지가 상당히 자세히 표현되어 있었고, 나무가 많지만 잎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황량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책에서 생존작가로서 2018년도에 7,030 파운드에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이 판매된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의 작가가 된 것이다.

해당 그래픽 노블은 호크니를 예술가의 거장이지만 한 사람으로서 담은 면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 호크니는 영국 요크셔주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 결국 뛰어난 소질로 인해 왕립 예술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이후 어떻게 뉴욕으로 가게 되었는지와 연인들을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이어진다. 뉴욕에서 또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이때부터 수영장과 선명한 색과 밝은 패턴이 많아지게 된다. 중요한 작품인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에서 풀장 위에 서 있던 사람이 피터 슐레진저다. 이 그림 이외에도 <닉의 수영장에서 나오는 피터>의 모델도 피터다. 이 그림은 잔잔한 수영장 물결과 물속에 잠겨있는 다리를 제외한 얼굴부터 뒷모습의 나신이 전부 담겨있다. 이 작품 속의 피터와는 사랑을 시작했고, 나이든 모습의 옷을 입은 피터와는 이별이 가까웠다. 책 속에서 피터와의 만남이 묘사된 내용과 두 그림 사이의 간극을 생각하면 기분이 묘하다.

이 외에도 유명한 그림을 생각하자면 역시 수영장이 떠오를 것 같다. 호크니의 출세작인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 때문이다. 오른쪽에 외목대로 키큰 야자수 두 그루가 있다. 후경에는 단순한 집이, 전경은 다이빙대와 누가 금방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는지 큰 물보라가 이는 그림이다. 아크릴로 물이 흩어지는 찰나를 표현하는 데 공을 들인 작품이다. 물줄기를 제외하고는 다 정적으로 느껴지는데, 물의 묘사가 역동적이어서 그런지 매우 시원하고, 나도 풀장에 뛰어들고 싶게 만드는 명작이다. 최근에 갔던 전시회에서는 수영장 안에 들어와 있을 수 있도록 형상화하기도 했더라. 그만큼 영국에서 자란 소년이 보기에 집집마다 있던 수영장은 새로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본인이 게이로 커밍아웃 하고, 게이의 삶도 그려낸 작가라 해당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호크니의 친구들 중 많은 수가 에이즈로 사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은 <삶을 사랑하자>는 이야기와 정정한 호크니로 마무리한다. 그가 커밍아웃한 유명 화가가 되었기 때문에 또 세상은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마냥 솔직할 수 많은 없었을 그 시절부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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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법 - 정신과 문을 여는 게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나해인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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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법 - 나해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같은 것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울증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감기 같은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치료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가 해당 질환들에 대해 치료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정신과에 대한 오해, 질환 소개, 병원 선택 팁, 기타 질문의 순서로 책을 엮었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질문은 타인이 내 정신과 진료 기록을 알 수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개인 진료기록이 유출될까봐 정신과에 방문하고 싶지 않다와 더 나아가 비급여로 진료 받고 싶다까지 넓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진료기록 열람은 <본인>만 가능하다고 하니 그런 염려는 거두어도 될 것 같다. 보험가입 시에 조회가 된다더라 하는 소문에 대해 소개하겠다. 201611일 이후 가입하는 실손 보험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정신과 질환이 보장된다고 한다. 다만 갱신될 때 보험사따라 혜택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 공군 파일럿의 경우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직종이기 때문에 정신과 기록을 조회한다고 한다.

정신과에서는 우울, 불안, 번아웃, 강박, 수면문제, 중독, 트라우마, 성인 ADHD에 대해 진료한다고 한다. 몇 년째 시달리고 있는 수면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은 상태다. 수면패턴이 전혀 바뀌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가끔 과수면이 올 때가 있지만 잠깐이고, 입면까지가 어려운 것이 나의 경우다. 각 증상들에 대한 소개와 셀프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병원을 가야할지 두려운 사람들은 항목을 보면서 생각해보면 좋겠다. 물론 만능은 아니기에 전문의 선생님도 맹신하지 말라고 하셨고, 해당 증상에 대한 확실한 답변은 전문의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정신과를 가보기로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했다면 종합병원일지, 개인병원일지, 정신건강복지센터일지, 상담센터가 좋을지 고민 될 것이다. 종합병원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어서 서로 약물에 충돌을 줄 수도 있는 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일단 접근성이 낮고, 대기시간도 길다. 정신과 의원을 고르는 팁이라면 멀어서 가기 싫다는 핑계가 생기지 않도록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고르면 된다.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무섭다면 마스크도 선글라스도 있으니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담 시간에 의사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지 말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들은 환자가 거짓말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으신단다. 환자의 세계를 고스란히 이해하려고 고민하신다고 한다. 때로는 위로처럼 내담자와의 대화에서 개인적인 부분이 드러난다면 이를 내담자가 확대해석 할 수도 있고, 하나의 벽이 세워질 수도 있다. 선생님은 들어주시고, 내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면 좋겠다. 사람마다 아무리 의료서비스를 주고받는다고 해도 결이 안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아픈 사람에게 무례하거나 불편감을 느끼게 하는 의사와의 만남은 내담자가 가지 않아야 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약에 관한 이야기인데, 자신이 약 처방을 받아 놓고 그 약에 대해 너무 많이 혼자 찾아보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약들의 경우 우울증이어도 조현병에 쓰는 약물과의 시너지가 좋으면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나는 우울증으로 방문했는데 정신분열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 없이 주치의와 꼭 상담하라는 이야기다. 혹시라도 약의 부작용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에도 주치의와 상담해야 본인에게 맞는 적정 약물 농도를 같이 찾을 수 있다. 혹시라도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 약은 어떻게 먹어야지 고민된다면 이 역시도 자세하게 물어보자. 제일 안정적인 시간대를 알려주실 것이다. 상태가 호전되어도 유지기 치료는 1년 이상 하라는 이유가 안정적인 정서적 회복이라는 말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정신건강은 내가 지켜야 하듯이 본인이 아프다는 느낌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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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디저트 내가 좋아하는 것들 15
정채영 지음 / 스토리닷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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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디저트 정채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도 디저트를 참 좋아한다. 내가 적정 체중을 유지하지 못하고 들쑥날쑥한 가장 큰 이유도 디저트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밥도 먹고 디저트도 먹는다는 점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꼽자면 특정 업체의 고구마 케이크, 크로와상, 버터바 등이 있다. 계속 그 가게 사장님께 고구마케이크 언제 만드시냐고 연락드리고 있다. 꼭 그 집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는 디저트를 먹다 보면 최애를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은 버터바의 시대가 저물어서 다시 하고 있는 곳이 없어서 조금 서글프다. 이제는 대 구움과자의 시대가 펼쳐져 있는데 딱히 휘낭시에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좋아하는 디저트의 결을 살펴보니 버터의 풍미가 많이 있어야 하는 녹진한 것들이라는 점을 알았다.

책의 처음은 고전적인 디저트인 <단팥빵>으로 시작한다. 책의 묘사을 읽으며 이건 누가 봐도 쟝블랑제리 단팥빵이 생각나는 느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곳의 단팥빵 이야기더라. 확실히 거긴 통팥보다는 단팥이다. 더 달달하고 얇은 빵피가 무너질 만큼 단팥이 잔뜩 들은 게 국내 최고라고 할만하다. 나 역시 이성당보다 쟝블랑제리의 단팥빵을 제일로 치니까. 책을 읽다보니 계속해서 디저트가 땡기는 부작용이 있었다. 낙성대까지 사러가기는 멀고 해서 택배를 알아보니 아직도 2,400원이더라. 지금은 지점까지 많이 냈지만 역시 낙성대 본점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물론 생크림 단팥빵도 좋아하고, 크림치즈 번도 괜찮으니 꼭 드셔보시라 하고 싶다. 이 첫 꼭지를 제외하고 추천리스트가 들어있는 디저트 목록은 없었다. 계속 내가 먹어보지 못한 곳의 새로운 추천이 들어있을까 기대했는데.

작가와 내가 다른 점이란 디저트를 좋아하면서도 만드는 사람이냐 아니냐에 대한 점이다. 나는 베이킹이란 무릇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버터와 계란을 실온화 한다던지, 오븐의 예열을 기다리고 마들렌의 배꼽이 튀어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같은 의미는 잘 모른다. 그냥 이제는 얼추 사진만 보고도 맛이 내취향이겠다 등을 가리는 능력은 발달했지만 말이다. 아마 직접 만들어서 줄만큼의 애정이 없었다든지, 오븐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정도가 아닐까. 그래도 왜 내 냉동실엔 앵커 크림치즈가 2키로나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나라현으로 여행의 시간을 쪼개서 저자가 쓴 디저트 책을 만나러 가기 위한 여정도 좋았다. 여행의 좋은 시간을 부스러기라고 생각한다. 참 따뜻한 말이다.

애플파이에 대해서도 나도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사과는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애플파이는 좋아한다. 달큰하게 뭉그러진 사과필링은 좋아하는 여지없는 단맛파. 최근에는 예산에 사과빵이 그렇게 또 괜찮다고 해서 예산 여행을 사과빵 때문에 기획하고 있다.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전국 곳곳의 맛나다는 빵집이 있으면 기록해놨다가 방문하는 나도 참 디저트를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사람이다. 사람들과 같이 갈 때도 있고, 여행의 일부가 될 때도 있는 디저트의 추억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곳의 디저트들을 접하게 되겠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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