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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법 - 정신과 문을 여는 게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나해인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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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알려주는 정신과 사용법 - 나해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 같은 것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우울증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감기 같은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치료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가 해당 질환들에 대해 치료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해 정신과에 대한 오해, 질환 소개, 병원 선택 팁, 기타 질문의 순서로 책을 엮었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질문은 타인이 내 정신과 진료 기록을 알 수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개인 진료기록이 유출될까봐 정신과에 방문하고 싶지 않다와 더 나아가 비급여로 진료 받고 싶다까지 넓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진료기록 열람은 <본인>만 가능하다고 하니 그런 염려는 거두어도 될 것 같다. 보험가입 시에 조회가 된다더라 하는 소문에 대해 소개하겠다. 2016년 1월 1일 이후 가입하는 실손 보험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정신과 질환이 보장된다고 한다. 다만 갱신될 때 보험사따라 혜택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 공군 파일럿의 경우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는 직종이기 때문에 정신과 기록을 조회한다고 한다.
정신과에서는 우울, 불안, 번아웃, 강박, 수면문제, 중독, 트라우마, 성인 ADHD에 대해 진료한다고 한다. 몇 년째 시달리고 있는 수면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은 상태다. 수면패턴이 전혀 바뀌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가끔 과수면이 올 때가 있지만 잠깐이고, 입면까지가 어려운 것이 나의 경우다. 각 증상들에 대한 소개와 셀프 체크리스트가 있어서 병원을 가야할지 두려운 사람들은 항목을 보면서 생각해보면 좋겠다. 물론 만능은 아니기에 전문의 선생님도 맹신하지 말라고 하셨고, 해당 증상에 대한 확실한 답변은 전문의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정신과를 가보기로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했다면 종합병원일지, 개인병원일지, 정신건강복지센터일지, 상담센터가 좋을지 고민 될 것이다. 종합병원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어서 서로 약물에 충돌을 줄 수도 있는 병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일단 접근성이 낮고, 대기시간도 길다. 정신과 의원을 고르는 팁이라면 멀어서 가기 싫다는 핑계가 생기지 않도록 집에서 가까운 곳을 고르면 된다. 아는 사람을 만날까봐 무섭다면 마스크도 선글라스도 있으니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담 시간에 의사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지 말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들은 환자가 거짓말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지 않으신단다. 환자의 세계를 고스란히 이해하려고 고민하신다고 한다. 때로는 위로처럼 내담자와의 대화에서 개인적인 부분이 드러난다면 이를 내담자가 확대해석 할 수도 있고, 하나의 벽이 세워질 수도 있다. 선생님은 들어주시고, 내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면 좋겠다. 사람마다 아무리 의료서비스를 주고받는다고 해도 결이 안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아픈 사람에게 무례하거나 불편감을 느끼게 하는 의사와의 만남은 내담자가 가지 않아야 하는 것이 옳다.
마지막으로 약에 관한 이야기인데, 자신이 약 처방을 받아 놓고 그 약에 대해 너무 많이 혼자 찾아보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약들의 경우 우울증이어도 조현병에 쓰는 약물과의 시너지가 좋으면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나는 우울증으로 방문했는데 정신분열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강박을 가질 필요 없이 주치의와 꼭 상담하라는 이야기다. 혹시라도 약의 부작용이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에도 주치의와 상담해야 본인에게 맞는 적정 약물 농도를 같이 찾을 수 있다. 혹시라도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 약은 어떻게 먹어야지 고민된다면 이 역시도 자세하게 물어보자. 제일 안정적인 시간대를 알려주실 것이다. 상태가 호전되어도 유지기 치료는 1년 이상 하라는 이유가 안정적인 정서적 회복이라는 말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 정신건강은 내가 지켜야 하듯이 본인이 아프다는 느낌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