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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에게 - 하루에 한 번은 당신 생각이 나길
임유나 지음 / 하모니북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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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번은 당신 생각이 나길 : 미인에게 - 임유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이 주인을 제대로 만났네요. 이 책은 미인, 당신을 위한 책이니까. 라고 말해주는 상냥한 책이었습니다. 미인이라는 말은 마음먹기에 달렸지만, 남들에게서 듣기는 쉬운 일이 아니므로 자기 자신을 보석처럼 봐주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비교당하면서 지냈더라도 나는 나이고,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이므로. 어찌보면 시집 같고, 어찌보면 에세이 같은 담담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나를 돌아다보며 나를 아끼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 조금 생겨서 좋네요.
『거울을 마주해본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역시나
전형적이 미인의 이목구비는 아니다
그런데 나름 괜찮은 얼굴인 것 같기도 하다.
엄마 말대로 매력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미인인가 보다.
무엇보다 나에게도 남들과 다른 예쁜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웃음이 난다.
미인에게 p.25』
그리고, 생각하게 된 내용 중 하나가 <잔향>에 관한것인데, 좋아하는 아이템이 향수와 관련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 하는 향을 뿌리고, 남들이 그 향기로 나를 기억해주는 것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그 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향수 자체를 역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향을 좋아하지만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있다. 나도 향기를 입는 것은 꽤나 아침 루틴으로 고민하는 일이어서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이 눈살을 찌푸릴 때도 내 향수 때문인가 생각해본 적도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가 또 이것을 뿌렸냐면서 흔하디 흔한 기성품 취급을 하는 것을 겪어본적도 있다. 열에 아홉 비슷한 나이대에서는 이런 향이 난다며. 아마 향수도 스테디셀러, 베스트셀러가 있다 보니 어디가나 맡을 수 있는 흔한 그런 느낌이었겠지 하고 생각해봐도, 그 향이 잘못한 건 별로 없는 거다. 그래서 이꼴저꼴 보기싫어서 향수를 딱 끊을때도 있었다. 특히, 회의가 있는 날이면 향수를 걸렀던 것 같고, 그러다가 최근에는 시국을 탓하면서 외출에는 거의 뿌리지 않고 지낸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향기를 향유하는 일을 멈췄느냐 하면 그것은 아닌데, 온전히 나만을 위해 숙면을 취하려 누운 그 시점에 향수를 뿌리곤 한다. 어떤 날은 낮과 같은 향으로, 어떤 날은 스트레스에 잠을 못이룰까 싶으면 라벤더로, 포근하게 잠들고 싶으면 파우더리향조로. 그렇게 또 이용하다보면, 내가 남에게 과도한 향으로 실례를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어떠랴 하면서 다시 전의 나처럼 말이지. 그렇게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나는 나이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생각을 했다. 남들에게 기억되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만의 향을 가진 사람이 되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저자의 부모님이 만난 특별한 일화를 이야기 해주는데 무척 로맨틱하게 느껴졌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남녀 주인공이 블라인드 식당에서 오감을 사용해서 밥을 먹으며 (실상은 합석하며) 마음에 들게 되는 내용이 나오는데
뭔가 정전으로 인해 촛불을 켜며 처음 만난 두 남녀의 결실이라고 생각하니
누구한테건 자랑하고 싶을 만한 부모님의 러브스토리였다. 다들 그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마법같은 일이지만, 더 스폐셜한 사람도 있는 법.
책의 많은 내용은 작가가 경험했던 일을 반추하며, 조금더 성장하는 자신, 그때와 다른 마음을 가졌지만 미안하지 않다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인생은 다 그때의 그시절의 내가 최선을 선택한 결과이다. 나를 사랑하고, 내과거도, 사랑할줄 아는 그런 미인이 되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