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서소 지음, 조은별 그림 / SISO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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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덟살 5달의 휴식이 갑자기 생겼다 : 회사원 서소씨의 일일 - 서소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회사내에서 언급할 수 없는 어떤 사건에 휘말려 정직을 당하게된 서소씨. 정직에 연차를 붙여 5달간의 뜻하지 않은 휴식시간이 생겼다. 준비하던 로스쿨도 마다하고, 책을 맘껏 읽고 글을 쓰려고 다짐해서 나오게 된 책이다. 책표지는 귀여운 푸들 꿀단지가 그려져 있고, 작가의 사진은 너무나도 작가의 천편일률적인 지적임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듯이 잠에 취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좋게 말하면 독특하달까. 쉬는 동안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실 카페를 물색하고, 펫 프렌들리한 망원동에서 동네 주민을 친구로 삼게 되는 이야기는 정감이 있었다. 원치 않았는데 자꾸 생기는 인적 네트워크. 그 중심에 강아지가 있다. 반려견 대박이를 떠나보낸 카페 B의 자매 사장님들, 이혼을 두 번한 다른 손님들. 작가도 이혼과 기타 이유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요새 정신과를 다니는 건 흠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속에도 언급되었든 사지가 부러진 사람에게 극기를 강요하며 걷기를 종용하는건 폭력이라고 생각된다. 건강상태나 전립선비대증을 염려한다든지(없는 전립선 마사지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읽는내내 로맨스 스캠이 아닐까 고민되었던 서소씨의 직전 연애 이야기는 그나마 스캠 당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주변에 실제로 스캠을 당한사람과, 결혼까지 하게된 사람이 공존한 터라, 이번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지 마음을 졸이면서 읽었다. 메인 이야기와 달리 에피소드라고 소제목을 붙인 이야기들은 나름의 연속성이 있으면서도, 서사하는 방식이 조금 달라서 읽는동안 두가지 재미를 주었다. 망원동(서울거주) 살며, 싱글이고, 비엠을 모는 정도라면 30대에 나름 성공한 삶으로 봐도 될거 같은데, 서소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 무척이나 냉소적인거 같다. 꼭 자기보다 아래를 보며 시혜하는 기분으로 살아야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시기에는 나를 사랑하며 돌보는 기분을 의식적으로라도 가지는게 좋지않겠나. 아마 지금쯤은 서소씨는 다시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일상으로 돌아왔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도 작년 퇴사시에 엄청난 번아웃이 왔었어서 쉬는동안 그런 기분을 떨쳐내려고 많이 애썼던 생각이 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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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장사의 진짜 부자들 - 성공하는 작은 식당 소자본 배달시장의 모든 것
장배남TV.손승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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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4.8(100+) : 배달장사의 진짜 부자들 : 장배남TV, 손승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3m 4.8(100+) 이라는 알아보지 못할 소제목을 적었는데, 이게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본다. 일단 배달전문 요식업을 하려고 마음먹었으면 3개월안에 리뷰평점이 4.8점이상, 그리고 리뷰수는 100개 이상을 달성하도록 마음먹고 장사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먼저 배달을 하기 위한 곳이라 크게 상권과 상관없는 지역을 얻으려고 한다면 다시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매장의 입지에 따라 깃발을 꽂는 위치 지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노출과 빠른 시간 안의 배달을 성공시키려면 입지도 전략적으로 취해야 함을 알았다. 그리고, 매장안의 동선을 정할때도 1~2미터의 차이에도 작업자의 노동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라이더들이 찾기 쉽고 위생적으로도 깔끔해 보이도록 크게 무리가 없는 선이라면 1층에 매장을 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하나 2층은 차선책이며, 오토바이 주차가 편리하되 인근 상가의 민원이 생기지 않는 구조의 자리가 좋다. 게다가 요새는 라이더들의 입소문으로도 장사의 길이 열리기도 한다니 의외였다. 처음 시작하되 메뉴를 정하지 못했다면, 객단가가 적당히 높으면서도 마진률이 높은 떡볶이 등을 추천메뉴로 하고 있다. 일식이나 조리시간이 긴 메뉴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빠른 조리방법과 맛과 더불어 배달시스템을 숙지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사업의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뜻하게 사장님 댓글을 다는법, 컴플레인의 종류별로 댓글을 다는 유형등 초보 배달사장님들이 알고있으면 좋을 실질적인 팁들이 많이 들어있다. 코로나가 초래한 배달붐이 앞으로 더 흥할거라고 보는데, 소자본 배달시장에 참여하려면 기존 요식업과는 다른 방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침이 빼곡이 들어있어서 좋았다. 배달 전문으로 장사를 하려면, 초반 3개월에 많은 리뷰가 달릴 수 있도록 서비스와 포지셔닝(썸네일과 가게의 이미지부여) 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초두효과라고, 장사가 잘되는 집일수록 노출빈도도 높아지고, 더불어 매출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배달장사의 책이 거의 없는 지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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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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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폴란드와 소년들 : 어둠속에서 헤엄치기 - 토마시 에드로프스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퀴어소설이라고 이 소설을 물어본다면 맞다고 말하겠다. 한 소년이 한 소년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렇지만, 단순한 퀴어소설이냐고 묻는다면 폴란드의 전후 시대상과 체제와 그 시절 사람들의 고민이 너무 잘 드러나있어서 <단순히> 퀴어소설 이라고는 하지 못하겠다. 책장을 열어서는 폴란드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사람들은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배급 줄을 선다. 독일령이었다가 폴란드가 된 마을도 있고, 폴란드였는데 러시아가 된 마을도 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이리 저리 흩어졌다. 주인공인 루드비크는 9살 때 유대인 소년을 좋아했지만, 그 친구가 이스라엘로 떠나버린 경험이 있다. 남자아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기가 그때쯤이다. 이후 대학 막학기때 강제로 노역해야 하는 노동봉사에서 야누시를 만난다. 좋아하게 되고, 같이 자는 사이가 된다. (혹시라도 퀴어소설에 거부감을 갖으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은근히 표현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둔다) 같이 호숫가에서 수영을 하고 둘만의 밀회의 시간을 갖는다. 아마 책 표지에서처럼 호수의 푸른물에서 둘만의 보금자리가 형성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서로 사랑하게된 야누시와 루드비크는 여러 가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견이 안맞기도 한다. 체제 안에서 성공하고 싶은 야누시, 남들에게 이성애자로 보이기로 결심한다. 그 안에 결혼도 포함 되어있는 것. 루드비크는 할머니가 들려준 서방세계의 라디오처럼 동성애자인 나를 폴란드에 두는 것보다는 떠나고 싶어하는 쪽이다. 주인공이 여권을 얻을 무렵 다방면으로 감시하는 체제의 정보력에 놀랐다. 이후 많은 관계의 전환점이 되는 주말파티(양귀비 줄기로 끓인 마녀스프)에서 그 방탕함의 스케일에 또 놀랐지만. 중반까지는 잔잔하면서 큰 사건 없이 흐르다가 마지막에 감정의 폭발들이 많이 그려져서 종반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루드비크의 고뇌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도, 결국은 여권을 얻기위해 굴종해야 했을 그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폴란드에 근대에 대해 잘 몰랐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그 부분에 무척 공감하며 읽었다. 퀴어소설과 근대 유럽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마지막 반전이라면, 작가님의 남편 얘기에 마지막 깜짝선물 !

 

나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 어디 다른 도시에서 무사태평하고도 고상한 인생을 영위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p.217

 

나는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에 왔고 나의 고독은 내버려두고 오겠다고 작심했으니까. 미국은 그런 면에서 좋다. 내버려두고 오겠다는 말이 사실이 아닐지언정, 영영 과거를 온전히 떨쳐낼 수 없을지언정 여기서는 아무도 그것을 일깨워 주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훨씬 쉬워진다. 스스로를 속이기가 쉬워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라면 그게 무슨 느낌인지 잘 알테다.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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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미술관 -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미술과 함께 사는 이야기
김소은 지음 / 더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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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부터 아트테크까지 큐레이터가 알려주는 : 우리집 미술관 - 김소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20대부터 30대까지 꽤나 많은 국내 전시회를 다녔다.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고, 그리고 싶은 욕구는 없지만, 그림을 보러 다니는 것은 참 좋아했다. 꼭 아트샵에 가고, 해외를 가도 가고 싶은 전시 위주로 동선을 계획했던 적이 많다. 실제로 미술은 전공하지 않았지만 큐레이터가 된 작가의 경험담과 솔직하게 큐레이터로 살아가기까지의 스토리가 절반정도 녹아있었다. 늘 고상한 미술관에서 정장을 입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은 아마 관장님일 거라는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도 덧붙이더라. 큐레이터들은 작품 전시와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기획단계 그림을 배송하고, 배치하는 단계 등 실질적인 학예업무 전반을 주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시 쪽에 특화된 큐레이터도 있고, 나중에 갤러리 등으로 나와서 아트딜러(그림판매)쪽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큐레이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내용은 미술을 향유하는 것과 내가 소유하는 것까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어있다. 그동안은 책에서처럼 미술품(일반적인게 회화작품이니 그림이라고 하자)을 구입하는 것은 일부 상류층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신진작가의 그림이나 판화의 조금 먼 넘버들은 도전해볼 만한 생각이 들었다. 그림을 구입하기 위한 적금을 들고, 작가는 처음 구입하는 그림으로는 한달 월급 정도의 예산에서 실행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구입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원하는 작품의 카테고리가 분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감상집을 작성해보면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좋하하는 장르를 규정하고, 안목을 기르면 아트테크까지도 할 수 있으니 곁에두는 미술과 투자를 겸할 수 있어서 요새 mz세대들에게도 많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구입에서는 아트옥션이나 아트페어를 통해 둘러보면 갤러리나 딜러를 통하는 개인적인 방법 말고도 좀 캐주얼하니 조금 쉽게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아트페어라는 것을 알긴 했는데, 막상 구입하지 않을 것인데 가도 되는지 생각했었는데,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으니 앞으로는 아트페어도 관람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 중에 샤갈의 그림을 개인소장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얼마나 부럽던지. 당대 좋은 화가의 그림을 안목있게 구입하고, 대대손손 물려주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가격이 올라서도 그렇고, 거장이라서도 그렇고) 좋은 추억거리와 함께 그림을 들이고 함께한다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깨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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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꽃말
김윤지 지음 / 이노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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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과 꽃과 에세이 : 각자의 꽃말 - 김윤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을 받자마자 예쁜 사진과 글이 담긴 플라스틱 책갈피가 왔다. 지금까지는 김금희 작가의 신작 예판으로 받은 같은 재질의 책갈피를 사용했었는데, 최애가 바뀌어 버렸다. 하나는 영화 필름 같은, 하나는 표지의 꽃 마지막 하나는 바다의 사진인다. 특히 윤슬의 물결과 빛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책갈피가 가장 마음에 든다. 문구는 바다 위의 별, 아름다운 윤슬이다. 오늘은 강풍을 동반한 비가 세차게 와서 그런지, 이야기 중 출근길에 우산을 얻어 쓰게 된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자비가 없는 출근길에 우산도 없이 나온 작가에게 우산을 같이 쓰자고 권해주신 분. 우산을 대신 든다고 하니 그러면 빌려주신 분 쪽으로 기울이게 된다며 완곡히 거절하신 분. 그리고, 감사하다고 하니 다른 분께 다시 이 고마움을 베풀면 된다고 하신 선한 마음을 가지신 분. 아마 출근길에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고 느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최근에는 개인 스페이스나, 방역 관련해서 적정 거리를 지키는게 필요한 시기라 모르는 사람에게 베푸는 이런 작은 친절도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이 외에도 작가가 촬영한 꽃의 사진과 짧은 에세이로 이루어진 글이라 편하게 읽었다. 그런데, 뭔가 기저에 슬픔이 베어 있는지 읽는 동안 조금씩 슬픔이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향수병이나 작가가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진솔한 고민이 읽혀서 그런 것 같다. 이외에도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그의 인생을 샀다고 표현할 정도로 도와주는 사람인 걸 보면, 작가는 사람에 대한 온정이 넘치는 사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와닿았던 구절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그러니 오늘도 간곡히 모든 소중한 타인들에게 부탁한다.

부디 당신이 아닌 사람들의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의 마음은 알겠으나

당신이 내가 아닌 이상 나를 알 수 없어요.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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