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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평점 :
정채봉님의 글은 아이를 초등학교 입학시키고 나서야 교과연계도서를 읽다가 처음 만났다. 글 한편마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분이랄까? 그 다음부터는 찾아서라도 정채봉님의 글을 읽는다. 이번에 만난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이란 책도 여전히 내 마음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채봉님이 병으로 입원했던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죽음을 앞두었을때 비로소 내 자신을 돌아본다는 사실도 알았다. 어찌보면 이번책은 탈무드를 생각나게 만들기도 했다. 님의 시뿐 아니라 다른 민화를 옮겨 놓은 글들이 지혜와 깨달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뒷모습이란 글에서 아침에 시청하게된 프로그램이 생각이 났다. 긴머리에 짧은 치마를 입은 뒤태를 보고 8명의 사람중 4명은 여자, 나머지 4명은 남자였다. 이중 여자를 고르는 퀴즈였는데 누가봐도 뒤태만 봐서는 확실하게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러할진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뒷모습을 알고 가는 이가 몇이나 될까? 화장실에서의 문구가 생각난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내가 지나온 자리 한번쯤 뒤돌아 보고 그자리에 다시 설 다른 이들을 위해 한번쯤 생각한다면 정말 아름다운 뒷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는 누구인가'란 글을 읽고 나 자신에게도 물어보았다. 아들에게도 물어 보았다. 그러나 대답은 다른이들의 누구 누구가 먼저 나왔다. 정작 나는 누구란 말인가? 제목처럼 내가 잊고 있던 단 한사람이 아닐까?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도 생각해 보았다. 아들을 위해서, 딸을 위해서, 남편을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살고 있는 삶이 내 자신을 위해 욕심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는 없습니다"란 뒷장의 문구가 아름다움이란 글을 더 한층 더해준다.
조금 내려 놓음으로서 나 자신보다 남을 위한 배려를 먼저 생각하며 살기로 마음 먹어본다. 그렇다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은가? 어느 순간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죽음부터 생각하게 되면 오히려 더 내 자신을 사랑하고 시간을 더욱더 아끼며 살게 된다는데...
주변에서 갑자기란 표현이 어울릴만큼 주름을 제거하는 미용에 신경을 쓰고있다. 어느 정도 더 시간이 흐른뒤 거울에 비친 내 주름이 정채봉님의 말처럼 오히려 거울을 더 광채나게 해준다면 웃음으로 답하지 않을까? 잘 살아 왔노라고...
정채봉님의 선집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을 읽고 자신을 찾는 계기가 되었슴 한다. 정채봉님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시각이 생기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