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전

개님전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0
박상률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겉표지에 나오는 글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가 적혀있길래 이런 글들이 씌여져 있을까 생각하며 한참을 웃었다. 저자인 박상률님은 고향이 전라도 진도라 그런가 진돗개에 대한 이야기가 참 구수하게 씌여져 있다.

고향이 진도라 하면 어딜가나 개안부만 묻는다는 말에 더욱더 웃음이 나왔다. 맞아 사람들은 그 지역의 특색만 이야기를 하니 참 웃습다. 그 지역에 산다고 모든것을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묻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는 황씨집 황구가족이 주체가 된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개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

읽다보면 판소리 대목을 듣고 있는듯 착각을 하게도 된다. 그래서 더욱더 고향 향기가 많이 난다. 그러면서도 같이 흥을 맞추어 어느새 책은 뒷 후반부를 내치닫는다.

술술 넘어가면서 읽다보면 어쩜 개가 바라본 세상이 더 진실일지 모른단 생각에 잠긴다. 정말 개에 표현된 못된 말들이 많은데 세상은 그러한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아니 놈들이 너무도 많다.

개와 사람이 대화함에 개는 사람말을 알아듣는데 사람은 개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말에 필이 꽂혔다. 주인이 이름을 부르면 아무리 반복학습일망정 개는 알아듣는다. 어느 절에서는 개가 주지스님만 보면 절을 하고 목탁소리에 맞추어 염불도 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그리고 멀리 떠났던 진도개가 주인집을 찾아온 이야기. 주인이 술에 취해서 불에 타죽을뻔한 상황에 자신의 몸을 적셔서 불을 끄고 주인을 살린 이야기.

개놈도 아니고 개님인 진돗개 황구네는 그야말로 개님이 맞을 것이다.

다른 곳에서 들음직한 스토리가 여기 저기 담겨져 있지만 그래도 옛이야기를 한번더 듣는 기분이라 어색하지 않았다. 나이먹은 황구는 뒷동네 사는 흑진돗개와 어찌하여 누렁이와 노랑이를 낳게 된다.

귀여워 하던 황씨가 죽자 진돗개 세마리가 부담이였던 나머지 가족.

황구만 남겨두고 누렁이와 노랑이를 팔고 만다. 모든 상황이 동물들도 어미와 자식과의 관계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다. 세상사는 인생사를 다룬 이야기.

아~ 이 책으로 인해 진돗개가 쥐를 잡았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렇게 쥐를 잡으면서도 쥐약 먹은 쥐가 있으니 절대 먹으면 안된다고 타이르는 황구. 그들에게도 법칙은 있었다.

전라도 사투리로 전개된 모든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무언가 반성의 기회를 가지게 만드는 기분이였다. 사람보다 나은 진돗개 이야기. 모두들 이 책을 읽고 한번쯤 생각해 보라 권하고 싶다.

자신이 오늘 하루도 밥값을 했나 하는 것이다.

밥값하는 개님을 우리 모두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