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유
박기원 글, 김은하 그림 / PageOne(페이지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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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죽은 죽기싫어 먹지만 술은 술술 넘어가서 마신다는 말.

월요일은 원래 마시는날, 화요일은 화나서 마시는날, 수요일은 술술 넘어가서 마시는날, 목요일은 목구멍에 넣기위해 마시는날, 금요일은 그냥 마시는날, 토요일은 토하도록 먹는날, 일요일은 일찌감치부터 마시는날이란 문구가 생각난다.

어느 호프집에서 본 이 문구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또 한번 넘어가도록 웃음이 나왔다.

술하면 우리집에선 대환영을 받는 물건이다. 그렇다고 고가인것이 선물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여기 저자가 즐겨 마신다는 흑맥주도 아니다. 그저 처음**으로 시작하는 소주와 카*맥주가 우리집에선 인기있는 술이다.

술을 마시는데는 저마다 이유가 다를 것이다. 그 사유를 듣고자 책을 펼쳐보았다.

우선 저자가 나이도 비슷한 것이 태어난 고향까지 반가운 이름이라 더욱 친근감이 느껴진다.

혹시 자라면서 몇번은 마주치지 않았을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섬뜩 내가 아는 인물이면 어쩌지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말장난 같은 말을 잘도 술에 비유해서 해석해 놓았다.

책을 읽으면서 웃음이 지어지는 것은 술을 먹으면서 겪어온 경험이 어쩜 이리 같은 경우가 많을까 싶은 마음에서이다.

카툰형식으로 그려진 그림이나 글체가 저자인 김은아와 박기원의 실생활을 그대로 그려놓은듯 하다.

술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음주사유를 모르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ㅎㅎㅎ

저마다 슬플때, 기쁠때, 외로울때, 즐길때 마시는 술.

술종류가 다르듯...분위기가 다르듯...컵에 따른 맥주 거품이 다르듯 우리는 그 시간을 때우는데 보낸다.

술자리에서 말 놓고 지낸 사이도 다음날이면 모든 것을 잊은채 다시 존댓말을 써야하는 그 상황.

책속에 주변의 모든 인물들이 나오는데 저마다 숨기고 싶은 비밀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술을 먹을때까지는 좋은데 술이 나를 지배했을때의 추억은 다들 그리 생각하고픈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겉표지에 술을 권하듯 누군가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술을 생각나게 만드는  책(book)임에는 틀림없다.

이제 연말이 다가온다. 송년회가 있어 술로 마무리될쯤 신년회로 다시 술이 시작하는 해가 될것이다.

적당한 술은 약이 되고 맥주는 담석제거에 엄청난 효과가 있을꺼라고 믿고 싶은 사람으로써 음주사유로 한바탕 웃음지으며 이 한해 고단했던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라 권하고싶다. 

오늘밤 신랑의 손에 달랑거리며 들려올 검은봉지가 기다려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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