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에서 <두시탈출 컬투쇼>가 나오면 웃음부터 나오던 때가 있었다. 그 방송의 이재익 PD가 쓴 소설이라 하니 더욱 관심이 가져졌다. 그렇게 웃기고 생기있는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쓴 소설은 과연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 책속엔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단편 소설은 짧은 내용속에 생각이 담겨있게 만들어 장편보단 그 여운이 더 길게 남는다. 사랑의 신비함과 공포를 벌갈아 엮어놓은 짜임이 읽는내내 흥미로움을 주었다. 한편 한편 읽을때마다 내 몸엔 닭살이 돋아난다. 이상 야리한 생각 때문이 아니라 반전의 효과가 소름을 돋게 했다. 그저 전설로만 전해졌을 내용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정말 카시오페아 공주였을까? 하는 의문만 남기고 떠난 여인. 전설속에서나 존재했을 무서운 이야기인 섬집아기 문예지인 월간 <문학사상>을 통해 발표했던 20세기 말의 사랑이야기 레몬. 강력범죄들을 다룬 좋은 사람 잔잔하면서도 슬픈이야기인 중독자의 키스 사람의 머리속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이 들게만든 소설이다. 라디오 PD의 아이디어 짜기도 힘들텐데... 어느새 이런 소설까지 그것도 다섯번째라니 더욱 놀랍다. PD가 아닌 작가를 했어야되지 않나 의심도 든다. 이런 놀라운 상상력 덕분에 컬투쇼가 성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여느 방송관 달리 너무 막 해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요즘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 되가는 덕분인지 그러한 방송을 즐기고 있다. 이 다섯가지의 단편소설중 순위를 매겨보자면 섬집아기, 카시오페아 공주이다. 이제까지 읽은 내용들에 비해 읽고 난뒤의 여운이 정말 강했다. 그사람 일꺼야....그 사람 때문에 그랬슬 꺼야.... 책속에 빠져들며 내마음은 소리치고 있었다. 의심만 들었던 내용과 맞아 떨어질때도 생각치 못한 이야기가 나올때도 가슴 한쪽에 찡함을 느꼈다. 사랑의 묘한 감정을 새롭게 표현해준 이재익 PD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컬투쇼만큼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픈 사람들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여기 어딘가에 카시오페아에서 온 외계인들이 있지 않을까? 엉뚱한 이야기들로만 가득찬 사람을 우리는 외계인이라 칭한다. 하지만 오늘 만큼은 카시오페아 왕자라도 만나고픈 하루이다. 이제는 정말 가을인가 보다. 이책 한권으로 이 쓸쓸한 가을을 맘꺽 만끽해 보라 감히 권한다.